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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병두목사 | 루체른의 사자상 2019-07-12 07:45:5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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스위스 도시의 건물 외벽에는 시계가 걸려있는 곳이 많습니다. 교회 종탑 뿐 아니라 시내 중요 건물 외벽에서도 자주 눈에 띄입니다. 베른 시내의 국회 의사당과 대성당 중간 쯤에 위치한 시계탑의 시계는 시간을 알릴 때마다 인형들이 숫자 판 앞으로 나와 춤을 추는 모습이 깜찍스러워 많은 관광객들의 눈을 사로잡습니다. 대형 벽시계뿐 아니라, 가정 용 뻐꾸기 시계도 스위스에서 많이 생산됩니다. 우리에게 잘 알려진 로렉스 손목시계 외에도 필립파텍스와 같은 고가의 시계도 스위스에서 생산되는 유명 시계입니다. 하지만 스위스에 몇 년을 살면서도 스위스 국민들이 만든 고급 시계를 차고있는 사람을 별로 본적이 없습니다. 대부분 국민들은 값이 싼 전자 시계를 애용합니다. 스위스에서 만든 좋은 손목시계를 차고 있는 본국 사람을 보기 힘든 이유가 무엇인지 어느 날 친구에게 물었습니다. 그는 조용히 웃으면서 대답해 주었습니다. “아, 그 비싼 시계는 관광객들이나 외국인들을 위해서 만드는 것 뿐이야. 우리는 이 전자 시계이면 만족하지...” 스위스 사람들은 큰 회사에서 대량으로 시계를 만들지 않습니다. 오랫동안 숙련을 쌓은 시계공들이 일일이 작은 부품들을 수공으로 조립하는 가내 수공업 형태가 많습니다. 알프스 계곡 곳곳에는 시계공장 외에도 방직 기계 몇 대를 놓고 고급 천을 짜는 회사들도 있습니다.


국토가 좁은 탓도 있겠지만 역사를 거슬러 올라가 보면 스위스 국민의 조상들은 험악한 알프스 계곡에서 긴 겨울 동안 눈 속에 갇혀서 견뎌야 했습니다. 프랑스와 독일 등지에서 종교 박해를 피해 알프스 계곡으로 숨어든 개혁교회 신자들은 손으로 만드는 정밀 기계라든가, 부피가 적으면서도 값이 비싼 시계 등을 만들어 생계를 유지했습니다. 그들이 만들어 내는 이 작고 정확한 정밀 기계 속에는 스위스 개혁 신자들의 혼과 얼이 담겨있는 제품이기도 합니다. 그들은 시계처럼 정확한 삶을 살아야 생존할 수 있었습니다. 알프스 계곡 산골짜기에 살았던 주민들의 친구는 눈과 바위, 그리고 거칠게 부는 바람이었습니다. 말라빠진 한 조각의 빵도 그들에게는 생명처럼 귀하였습니다. 철없는 아이들이 구운지 며칠이 지난 빵이 너무 딱딱하여 먹을 수 없다고 투정을 부리면 어머니는 이렇게 타이르곤 하였습니다. “얘, 정말 먹을 수 없는 딱딱한 빵은 네 손에 들려 있는 그 단단한 빵이 아니라 아무 것도 먹을 것이 없는 빈손이란다...감사한 마음으로 먹거라.” 스위스인들의 조상들은 참 가난하게 살았습니다. 가족의 먹거리를 구하기 위하여 남자들은 넓은 평원이 있는 프랑스나 이태리, 또는 독일 등지로 나갔습니다. 전쟁을 대신해 주는 용병으로도 팔려나갔습니다. 스위스 산골의 농부들은 참 용감하였습니다. 그리고 신의를 지켰습니다. 자신들에게 맡겨진 일을 위하여 목숨을 버리는 일도 서슴치 않았습니다. 이 용감하고 신의를 잘 지키는 스위스 용병들은 매우 인기가 좋아서 각 국에서 선호하였습니다. 지금도 로마 바티칸을 지키는 중세 군인 복장을 한 파수병들은 반드시 스위스 인들을 세우는 이유이기도 합니다.
루체른에는 유명한 사자상이 있습니다.


덴마크의 베텔 토발슨씨가 디자인하고 남부 독일 조각가 루카스 아혼씨가 1820년에 루체른 시내의 작은 호수를 배경으로 있는 사암 절벽에 가로 10미터, 세로 6미터 크기로 조각한 걸작품입니다.


마지막 숨을 거두며 죽어가는 이 사자상은 마지막까지 왕가를 지키다가 장렬하게 목숨을 던진 스위스 용병의 모습을 그려낸 것입니다. 루이 16세가 통치하던 1792년에 프랑스 혁명이 일어났습니다. 왕가의 운명이 다 한 것을 알고 왕가의 프랑스 친위병들이 다 도망을 가 버렸지만 786명의 스위스 용병들은 자신들의 운명이 경각에 달렸음을 알면서도 끝까지 왕가를 지키다가 모두 전사한 것을 기려서 만든 조각상입니다.


마지막 목숨을 거두면서도 장엄함과 위엄을 간직하고 눈을 감은 용병들의 기상을 기려서 사자상 위에 라틴어로 이렇게 기록하고 있습니다.


“스위스인들의 충성심과 용감함을 기리며”(HELVETIORUM FIDEI AC VIRTUTI).

남편과 아버지를 외국의 용병으로 보낸 스위스의 가족들은 목숨을 바꾸어 보내온 돈을 꼬깃 꼬깃 벽장 깊이 넣어두고 긴 겨울 동안의 먹거리를 해결하였습니다. 남편을 대신하여 자녀 양육을 떠 맡은 아내들은 알프스 계곡의 찬 겨울 바람과 맞서며 자갈과 바윗돌을 가려내고 좁은 계곡에 과수도 심고 곡식도 뿌리며 억측같은 생활력을 키워나갔습니다. 스위스 주부들의 손에 궂은살이 돌처럼 단단하게 생긴 이유가 바로 이 때문입니다. 스위스인들이 지갑에 지폐를 보관할 때 우리와 다른 점이 있습니다. 우리는 보통 돈을 한번 정도 접어서 넣거나 아니면 지폐를 펴서 넣습니다. 그러나 스위스인들의 지갑 속의 돈은 잘 보이지 않습니다. 그 이유는 돈을 두 번을 접어서 4분의 크기로 만듭니다. 그 작게 만든 돈을 지갑 안 쪽에 꼬깃 꼬깃 접어 넣어서 돈이 눈에 잘 뜨이지 않게 보관합니다. 돈을 꺼낼 때는 지폐 한 장 한 장을 두 번씩 펴서 사용합니다. 가족을 부양하기 위하여 목숨을 담보로 용병으로 팔려 다니던 지난 날의 역사를 그들은 너무나 생생하게 기억하고 있는 듯 합니다. 그러나 그들은 결코 인색하지 않습니다. 이디오피아가 기아로 허덕일 때 스위스 국민들은 엄청난 돈을 모금하였습니다. 단 사흘 만에 목표액이 모금되었고 텔레비전에서는 더 이상 돈을 보내지 말라는 공지사항을 며칠동안 계속 띄웠습니다. 오늘날 스위스는 국민소득이 세계 1위입니다. 그러나 그들은 값싼 전자 시계를 자랑스럽게 차고 다닙니다. 세상에서 가장 부요하게 살면서도 가난이 어떤 것인지를 가장 잘 아는 나라가 바로 이 나라이기도 합니다.

 

 


전병두 목사
유진중앙교회
(오레곤 주 유진/스프링필드 소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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