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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은 은백색 예수의 이야기 2018-06-29 21:36:3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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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리스도는 유월절 하루 전 십자가의 어린양이 되신 후 부활하시여 오순절 날 성령강림 하셨던 축절을 묵상하던 중 10여년 전의 작은 은백색 예수가 머리에 떠오른다.


유치원 경영시절 원아 ‘은희’어머니가 손바닥만 한 받침대 위에 십자가의 작은 은백색 예수를 가지고 찾아 왔다. 여고시절 한 수녀님으로부터 선물로 받은 것이었는데 결혼 후 어느 날 불교를 믿으시던 어머니로부터 재수 없다며 방바닥에 내동댕이쳐저서 안타깝게도 종이로 둘둘싸서 신앙과 함께 책상 서랍 깊숙이 넣어두었던 것이라고 했다.


어느 날 예쁘게 자란 은희가 유치원에 다녀와서 엄마에게 오늘 아침 원장 선생님이 “온 가족이 예수님 믿고 교회에 나오세요”하시며 기도해 주셨다며 교회에 가자고 졸라서 다시 신양을 되찾게 되었고 할머니까지도 교회로 인도하게 되었다는 것이다.


아, 티 없이 밝고 따스한 어린이의 마음이 고스란히 담겨있다. 더욱이 깜깜한 깊은 책상서랍 속의 작은 은백색 예수도 광명을 되찾게 되었다며 눈시울 적시더니 “원장님께 선물로 드릴께요. 은희도 기뻐할 겁니다”한다. 나는 몇번을 사양했지만 소용없었다.


‘작은 은백색 예수’는 히아신스 한 그루와 함께 햇볕 좋은 창가에 놓여졌고 오가며 바라보느라면 그 십자가의 고통과 영광이 히아신스의 그윽한 향기에 실어 나의 가슴에 휘감아 오면서 자신의 일생을 나에게 귓속말로 속삭여 준다.


‘나는 이태리 아시시의 작은 공장에서 은백색 금속인 니켈로 만들어진 작은 예수입니다. 이 날이 저의 생일이지요.  백합꽃 향기로 유명한 아시시는 프랜치스코 성인이 태어난 아름다운 곳이기도 합니다. 나는 아시시에 있는 성물 상점의 진열대에 있었는데 어느 날 한국의 수녀님이 나를 사가시는 바람에 뜻 밖에도 한국의 서울에서 살게 되었지요.


수녀님의 책상은 햇볕이 잘 들고 창문을 열면 잣나무 숲이 있어 새들에 노래와 풀냄새 풍기는 솔바람이 코끝을 스쳤지요. 그래서 이태리의 아시시에서나 한국의 서울에서나 십자가에 매달려 있는 고통은 마친가지였지만 그런 고통쯤은 잊을 수가 었었습니다.


오늘도 히아신스의 향기와 함께 새로운 삶을 시작하게 된 나는 참으로 행복합니다. 비록 오른 손의 못이 빠져서 십자가에 메달려 있기에도 덜렁거리지만 그래도 견딜 만합니다.


유치원에 다니는 손녀 혜지와 은희가 가끔 원장실을 찾는데 “원장 할아버지 오늘도 작은 예수님 보세요?”하더니 “어머 다리에 박힌 못도 헐렁해요”한다. 그랬다.  십자가에 메달려 있기조차 힘든 모습이다. 몇 년 전 방바닥에 내동댕이쳐졌을 때 받은 상처 그대로다.


나는 작은 못과 망치를 준비하여 못이 빠진 오른 손과 다리에 못을 박아주려는데, 혜지가 근심어린 눈빛으로 “예수님 또 아프게 뭐 하러 못을 박아?” 곁에서 은희도 “그냥 두시지”하는 것이다.


나는 깜짝 놀랐다. 역시 어린이들에 반짝이는 예지가 놀랍다. 예수님을 사랑하는 따뜻하고 순수한 마음의 어린이들에게서 깊은 감동에 빠져들었다.그래, 오늘도 우리는 덜렁하게 못이 빠졋다는 구실로 얼마나 모질게 망치질을 했었던가. 강도만도 못한 우리의 손에 쥐어진 망치로...
참회의 묵상에 잠겨본다.

 

 

 

小巖 김동식원로장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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