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구체적이지 못한 기도 2018-08-17 10:22:0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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조만간 업자가 와서 마지막 남은 연구실 자재들을 다 가져가기로 했다. 한때는 나와 주주들에게 거금을 가져다 줄 것 같은 꿈을 주었던 장비들, 그래서 거금이 들어오면 그걸로 주님 기쁘게 해드리는 일을 많이 해보겠다고 꿈에 부풀게 했었고 그 과정 중 곳곳에서 주님의 손길을 느끼며 감사해 했었는데.... 그래서 회사 로고를 정할 때 주님에게 드리는 제단위에 회사 이름을 올렸었는데 그 계획은 이제 최종적으로 실패한 것이라는 점을 인정하고 회사 이름과 함께 접어야 할 것 같다.


그리고 내가 주님에게서 기다리고 있는 마지막 질문에 대한 답변- 10가지 중 9가지를 잘 해 주시다가 마지막 10단계에서 일을 틀어지게 하신 이유가 무엇이신지-을 기다리며 끝까지 버티던 일인데 이제 그 질문도 함께 거두려고 한다. 사무장시절 그 좋았던 그분과의 관계가 이젠 더 이상 아닌가 보다. 그렇게 절박하게 기도하고 질문해도 답변을 안 주시는걸 보면.


지금 동굴에 있기 시작한 이유는 (혼자서 원룸에 살게 된 이유) 모친이 치매에 걸려서 누가 어떻게 모실 것인지에 대한 가족간에 의견차이가 있어서였다. 처음에는 모친과 같이 살려고 했는데 밤새 잠 안자고 부시럭 거리며 뭔가를 찾는 모친 때문에 잠을 잘 수가 없어서 부근 원룸으로 도망 나와야했고, 그래도 시간 나는대로 자주 들러봐야 하니까 모친 집 부근에 있는 것이 여러모로 편리하다. 어제 1년마다 하는 치매 검사를 다시 했는데 상태가 더 나빠져서 급수가 올라갈 것 같단다. 급수가 올라가서 요양원에 입원하시게 되면 나는 동굴을 나가도 되는 때가 되는 것이다. 물론 본인은 죽어도 요양원에는 안 가신다고 막무가내시지만, 막내 이모가 요양사로 일 하는데 요즘엔 장기요양환자가 돌아가시면 가족들에게 문자를 보낼 때 ‘경축초상’이라고 보낸다니 믿거나 말거나.


야구 시합에도 3번의 기회가 있고, 인생에도 3번의 기회가 있다는데 시간상 어쩌면 마지막이 될 것 같은 내 인생의 3번째 기회, 즉 조만간 동굴을 나가는 나에게 어떤 기회가 기다리고 있겠는가?


나이 60대 중반이 되다보니 이제 예전의 즐겁고 좋아하던 일들이 그닥 별로의 것으로 되는 일들이 한둘이 아니다. 많은 돈? 그걸로 별로 할만한 일이, 그리고 10년 전에 하려고 했던 주님 기쁘게 하는 일? 이제 의욕도 없고 그럴만한 힘도 없고..... 회사를 크게 다시 만든다? 아이고 직원들하며 골치 아픈 일들이 한둘이 아닐텐데... 크고 비싼 새 차? 어디 긁힐까봐 신경쓰기 싫고 친구들도 다 끊어졌는데 어디가서 폼 잴 곳도 없고....


어느 대형교회 목사님이 기도는 아주 구체적으로 하라고 하셨는데, 그 구체적인 것이 잘 안 떠오르는 것이 현재의 기도가 되어버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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