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나도 기필코 멋지게 늙을 것이다 (1) 2018-09-14 18:38:2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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버지니아 비치 근처로 나가 5박을 하며 토요일까지 공사를 했다. 내심 금요일까지 해서 공사를 마치면 금요일 밤에는 밤샘 낚시를 할 수 있으리라 기대를 했는데 그리 되지는 않았다.


회사에서 하루 숙박비 지불 상한기준이 90불이어서 80여불 상당의 호텔에 묵었는데 워낙 여름 한철이 성수기인 바닷가 주변이어서 호텔은 가격에 비해 많이 허름했다. 그래도 아침식사가 제공이 되는 곳이라서 매일 아침을 그곳에서 해결했다.


거기서 매일 아침 눈살이 찌푸려지는 경험을 했다. 아침마다 은퇴한 이민교회의 한인목사로 보이는 노인이 식당에 앉아 통화를 하는데 어찌나 시끄러운지 빵이 입으로 들어가는지 코로 들어가는지 모를 정도였다. 쩌렁쩌렁한 목소리는 그 작은 식당을 가득 메우고도 남았다. 나중엔 벽에 비스듬히 기대앉은 그의 모습마저도 그냥 짜증이 났다.


게다가 가끔 고국의 정치 이야기를 나누는 모양이었는데 어찌나 이놈 저놈하는지 그 말을 알아듣는 이 놈은 민망해서 죽을뻔 했다. 나말고 다른 사람들은 못알아듣는 말이라서 다행이라는 생각이 들기는 했다. 목사도 곱게 늙지 못하는 것을 보면서 평생 막노동꾼으로 살아 온 나의 노년은 더하지 않을까 하는 생각에 많이 우울했다.


그런데 이번에 공사한 손님은 은퇴한 백인 목사의 집이었다. 나보다 그리 많지 않아 보이는 연배의 나이였지만 갑자기 중풍이 오는 바람에 조기 은퇴를 했다고 했다. 내가 직업이 목수라고 하지만 실제 목수라고 하기에는 많이 껄끄럽다.


이민 초기 1년 동안 다른 직업을 가진 이외에는 지난 33년 동안 오로지 부엌 개수 공사만을 해왔기 때문이다. 부엌캐비넷을 새로 만들거나 새로 바꿔주거나 고쳐주는 일만 33년째 해오고 있다. 평생을 부엌에서 보내는 여느 주부들보다 더 많은 시간을 부엌에서 보내는 부엌떼기의 삶을 살고 있다.


이 손님은 세상에 이리 좋은 사람도 있나 싶을 정도로 좋은 사람이었다. 그 부인도 천사가 아무리 좋다 하여도 이 사모만은 못하겠다 싶을 정도로 심성이 고왔다. 개를 열마리나 집안에서 길러 집안 가득 개 냄새가 진동하는 것을 빼고는 전혀 흠을 잡을 수 없는 귀한 가정이었다. <계속>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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