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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목 고 박준석 형제의 간증문 ② 영어로 인한 대인기피증 2020-03-13 11:24:5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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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금 돌이켜 생각해보면, 얼마나 기독교가 싫었으면 처음보는 교수님 앞에서 그런 말을 했을까 하는 생각도 듭니다. 헌데, 더욱 놀랐던 것은 교수님의 반응이었습니다. “근데, 준석이는 기독교를 왜 증오하니?” 이렇게 물어보시는 그 분의 표정에는 여유로움과 인자함이 묻어나왔습니다. 이것이 말로만 듣던 미국식 teaching방법인가라는 생각도 잠깐 들기도 했지만, 이내 저는 제가 기독교에 가지고 있던 제 생각들을 거침없이 쏟아냈습니다. 저의 얘기를 끝까지 다 들으신 교수님의 말씀을 정리하자면, 제가 가진 생각들이 틀림없는 사실이지만, 그것들이 전부가 아니며, 하나님께서는 저를 위한 계획을 이미 가지고 계시며, 마지막으로 제가 하나님을 영접할 것을 확신하신다는 것이었습니다. 저는 속으로 교수님께 말씀드렸습니다. ‘흠… 글쎄요…’
 
저는 참 고집이 셉니다. 그렇다고 막무가내는 아닙니다. 사람들 말은 경청합니다. 하지만, 그 사람들의 말을 따르지는 않습니다. 이미 저의 생각은 서있기 때문이죠. 제가 다른 사람들의 말을 듣는다는 것은 그 사람의 말이 제가 판단하기에 옳던가 아니면 저의 생각과 같던가 둘 중의 하나일겁니다. 물론, 교수님 말씀은 경청했습니다. 하지만, 듣지는 않았습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교수님을 통해 제가 느꼈던 것은 ‘이 분 내공이 보통은 아닌 걸’ 그리고 ‘기독교가 제가 생각했던 만큼 그렇게 나쁘지 않을 수도 있겠다’ 아마도 이 정도 였던 것 같습니다.
 
교수님과의 첫 만남을 이후로 첫 학기가 시작되면서 교수님을 뵐 기회는 거의 없었던 것 같습니다. 하지만, 학기가 종반으로 향할 무렵 교수님과 또 다시 운명처럼 재회하게 됩니다. 세상의 모든 짐은 혼자 짊어진 상태로 말입니다. 미국에서의 첫 학기는 정말 혹독했습니다. 영어란 것이 간단하게 생각하자면 그저 언어의 한 종류일 뿐이지만, 미국에서 영어를 언어로 사용한다는 것은 언어 그 이상이었습니다.
 
벙어리 삼 년, 귀머거리 삼 년, 며느리 냉가슴 앓듯, 들리지 않고 말할 수 없는 답답함이란 이루 말할 수가 없었습니다. Syllabus에서 제시된 과제를 제출하기에도 버거운데, 수업시간에 주어지는 과제는 왜 그리 많은지…
하지만, 문제는 과제의 양이 아니라, 언제 교수가 과제를 내주었는지 한 번도 알아듣지 못했다는 것이었습니다. 다음 수업시간에 미국 친구들은 어김없이 과제를 제출했지만, 저는 혼자 멀뚱히 바닥만 바라봐야만 했습니다. 저의 due date은 항상 그 다음 수업시간이었습니다. 이러기를 수 차례 반복하는 동안 결정적인 사건이 하나 터지게 됩니다.
 
그룹 프로젝트를 위해서 수업시간 동안 Group Discussion을 하고 그 날 오후 도서관에서 모두 만나기로 약속을 잡았습니다. 저는 낮잠을 자다 약속시간에 9분을 늦고야 말았습니다. 제가 도서관 로비에 도착했을 때는 이미 아무도 없었습니다. 도서관을 뒤져볼까 아니면 그냥 집으로 돌아갈까를 놓고서 한 참을 망설이다 저는 결국 혼자 집으로 향했습니다. 지금의 저라면, 도서관을 이 잡듯이라도 뒤지던가 그 친구들에게 전화를 했을테지만, 그 때 저의 상태는 중증 영어 장애로 학교에서 장애인 퍼밋을 받기 직전이었습니다. 또 그로 인한 자심감 상실 및 대인기피증(물론 미국인에 한해서 입니다만)은 점점 더 저를 위축시켰습니다.
 
다음날 수업시간은 발표로 진행되었습니다. 앞의 그룹들이 발표를 다 마치고 저의 조가 발표를 준비하는 동안, 저는 파워포인트 슬라이드 위에 적힌 저의 이름을 보았습니다. 조원들이 모두 앞으로 걸어나가는 동안 저는 오히려 뒤로 걸어갔습니다. 그리고 할머니 교수님께 말씀드렸습니다. 저는 조원으로서 기여한 바가 없으니 점수를 받을 자격이 없다라고 말입니다. 지금은 이렇게 말하지만, 그 짧은 영어로 또 직설적으로 내뱉은 저의 영어는 그 할머니 교수님을 자극하기에 딱이었던 것 같습니다. 돋보기 안경을 코 끝에 걸치고 그 너머로 저를 쳐다보던 그 차가운 눈빛을 아직도 기억합니다. 그리고 그날 오후 저는 혼자 거울을 보고 삭발을 감행했습니다. 제가 너무 바보같아서 견딜 수가 없었습니다. 무언가 자극이 필요했습니다. 또 결심합니다. 영어가 될 때까지는 시리얼만 먹겠다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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