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나의 갈 길 다가도록 9 | 6·25 전쟁 ③ 2019-05-10 09:20:1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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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 넓은 도로에는 피난 가는 사람들로 가득 차 있었다. 약 한 시간 반쯤 달려 내려오니 도시를 벗어나게 되었고 길 좌우에는 사람의 키보다 더 큰 옥수수밭과 수수밭이 줄지어 있었다. 때는 가을이라 잘 여문 수수이삭은 짙은 자주 빛으로 더욱 가을향기를 풍기고 있었다.


그리고 왼편 이 큰 도로에서 약500m 떨어진 곳에는 높지않은 야산이 있었다. 그런데 이 큰 도로로 달려오던 모든 사람들이 그 야산으로 올라가면 산다고 하며 저마다 올라가는 것이였다. 하기는 한정 없이 내려갈 수도 없었을 것이다. 당시 평양시민들 사이에 떠도는 소문이 있었는데, 미군들은 사람의 생명을 중히 여기기 때문에 시민들에게는 절대 폭격하지 않는다라는 것이였다. 그래서 사람들은 그 야산으로 올라가는 것이였다.
이 소문을 들은 어머니도 “얘 미리암아, 저리 올라가면 산다는구나. 우리도 빨리 저리로 올라가자.”라고 하셨다. 그런데 이때 비행기 소리가 나서 하늘을 쳐다보았다. 바로 우리 오른편 저 뒤쪽에서 비행기가 날아오는데 바로 그 야산을 향해 날아오는 것이었다. 순간 빨리 이곳을 피해야겠다고 생각했다.  그래서 어머니께 “아니야, 엄마! 빨리 이 수수밭으로 들어 가야해.”하며 세살배기 동생을 업은 어머니의 팔을 잡아당기면서 두 남동생을 데리고 그 야산과는 반대쪽에 있는 수수밭 속으로 뛰어 들어갔다. 비행기로부터 멀리 피하기 위해서였다. 그리고 수수밭 속에서도 앞을 향해 의정부 쪽으로 뛰기 시작했다. 하지만 수수밭 속에서 뛰는 사람들은 우리 식구들뿐이었다.


“엄마, 빨리 뛰어야 해! 이곳을 빨리 벗어 나야해!”하며 뛰었다. 조금 뛰어가다가 하늘을 쳐다보고 너무도 놀라 온 몸이 굳어버리는 것 같았다. 비행기가 바로 그 야산에다 대고 폭격을 가하는 것이 아닌가! 까만 폭탄들이 마구 떨어지는 것이 보였다. 내가 예상했던 대로 그 야산이 목표였던 것이다. 참 기가 막힐 일이다. 이큰 도로 좌우 옆, 저 먼산 속에 있는 인민군들이 평민으로 가장하고 그 야산에 모여 있는 것으로 착각을 한 것이 틀림없었다. 결국 그 야산에 올라갔던 모든 사람들이 다 죽은 것이다.


이 얼마나 안타깝고 기가 막힐 일인가? 힘이 빠지고 온 몸이 부들부들 떨렸다. 그러나 우리는 계속 내려갔다. 후에 생각해보니 이때에도 “너희 중에 누구든지 지혜가 부족하거든 모든 사람에게 후히 주시고 꾸짖지 아니하시는 하나님께 구하라 그리하면 주시리라”(약 1:5) 고 하신 하나님의 말씀대로 위기의 순간에 하나님께서 나에게 지혜를 주셨던 것이다.


의정부 쪽으로 약 사십리를 가면 동촌이라는 곳이 있는데, 여기에 우리 고모할머니의 가족들이 농사를 짓고 계셨다. 우리는 계속 여기까지 달려갔다. 고모할머니께서 우리를 반가이 맞아주셨다. 그리고 사랑방을 내어주시면서 거기에서 피난살이를 하도록 해주셨다. 어머니는 우리를 거기에 두고 곧 아버지와 오빠들의 생사를 알기 위해 다시 집으로 올라가셨다. 어머니 말씀이 이 날은 폭격이 너무 심해서 시체들이 길에 수두룩했다고 한다. 그런데 여기서 비참한 광경을 보았다고 한다. 한 젊은 어머니가 죽었는데 가슴에 안긴 아기는 살아서 울고 있었다는 것이다. 이런 비극이 얼마나 가슴 아픈 일인지 모른다. 어머니는 발이 땅에 닿는 둥, 마는둥 집으로 달려가셨다. 동네에 들어서자 온통 집집마다 통곡의 소리였다. 식구들이 그 야산에 올라가 죽은 것이었다. 어머니는 허겁지겁 집에 도달하게 됐다. 우리 아버지와 두 오빠들도 우리들이 분명히 그 야산으로 올라가 모두 죽은 줄 알고 울고 있었다는 것이다. 어머니를 보자 어떻게 살아왔느냐고 놀라면서 어머니를 부둥켜 안고 모두 울었다고 한다.


이제는 거기서 더 견딜 수가 없어서 그날 밤으로 어머니, 아버지와 두 오빠는 모두 동촌으로 내려오셨다. 다행히 보안서원들의 눈을 피해 무사히 고모할머니 댁으로 돌아오셨다. 그래서 우리 온 식구들은 유엔군들이 들어올 때까지 거기에 숨어 피난살이를 하게 됐다.  <계속>

 


강미리암사모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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