날씨가 추워 진다고 한다. 한번 추워지면 긴긴 6개월의 동면의 세계로 들어간다. 다행히 오늘은 눈이 아닌 비가 억수 같이 쏟아지고 있다. 내일 아침 일어나면 얼어서 빙판이 될찌 하얀 눈으로 덮일찌 밤을 세어 봐야 알겠다.

유난히도 올해는 숙연한 순간들이 많았다. 긴 한 숨을 쉬면서 손 끝을 떨치면서 잠언의 무상의 세계로 빠져든다.

이미 제자와의 이별을 애통해 한 적이 있었다. 그런 고통은 아직도 진행 중이다. 묘비를 단장하고 마무리 하는 것까지는 마쳤으나 사별한 사모의 생활 대책은 계속 진행 중이다. 이것 또한 하나님의 인도하심이 있으리라 믿는다.

그런 와중에 이 나라에 한인 교회를 설립하시고 물심 양면으로 이 백성들을 사랑하시던 목사님이 소천하셨다. 장례 예배에 먼 길을 마다하고 달려가 가는 길을 배송했다. 어찌 숙연한 순간들이 아니랴.

그 시간들도 잠깐인 것 같다. 남동생의 아내 제수씨의 모친이 별세 하셨다는 소식을 들었다. 그 사부인은 정말 충실한 신앙을 가진 분이셨다. 고신측 신앙 기준 이상으로 철저한 삶을 살다가 하나님의 부르심을 받으신 것이다.

순서가 없는 숙연한 순간들이 순식간에 지나간다. 그런데 갑자기 너무나 기가막힌 소식이 날아들었다.

며칠전 나는 그 친구가 생각이 나서 찾았다. 캐나다에서 모범적인 목회를 하는 정말 귀한 친구다. 친구와 대학 생활때 가장 절친한 친구였다. 그 후 나는 미국으로 유학을 떠나고 그 친구는 후에 캐나다로 들어갔다. 언젠가 한국으로 돌아와 멋진 목회를 꿈꿨다.

며칠전 30년 만에 소회를 나누고 서로의 선교 사역의 현장 소식을 주고 받았다. 친구가 이곳에 오면 저는 천산 산맥을 보여 주겠다고 했고, 제가 캐나다를 방문하면 록키 산맥을 보여 주겠다고 했다. 물론 몇 장의 사진을 보내 주었다. 30년 이라는 세월이 순식간에 흘러간 것이다. 그렇다 우리의 참된 사명은 무엇인가하며 서로 위로하며 감사의 말을 주고 받았다.

그런데 갑자기 소천! 하나님의 부르심의 소식을 들었다. 아니, 무슨 이런 일이…, 50대 중반인데, 아주 훌륭한 목회자인데…, 큰 꿈의 소유자이자 실천자였다. 한국에 있는 선교 대회에 캐나다 대표로 참석하고 동생의 집에 저녁에 들어가 식사후 피곤하다고 일찍 잠자리에 들었는데 그 후로 다시 돌아오지 않는 요단강을 건너간 것이다.

며칠 사이에 30년 만의 재회 후 마지막 글을 남겼다. “할렐루야 하나님을 찬양합니다”라고 나에게 남겨준 카톡의 글이다.
숙연한 순간들, 가슴이 멎을 것 같다. 손에 잡히는 것이 별로 없다. 그래도 눈에 보이는 순간 순간, 숙연한 시간들을 생각하며 다시 쟁기를 잡아본다.

그 뿐이 아니다. 이곳에서 하나님의 일에 충실하신 선생님의 아들이 미국에서 공부하면서 첫 비행 연습에서 착륙을 하다 동료 학생 한 명과 교수가 불시착으로 운명을 달리했고, 미국 신문과 방송에도 크게 그 사고소식이 전해지는 참사가 일어났다. 그 자녀는 고등학교 시절 이 곳에서 자랐고 나와도 가까웠으며 대학진학에 미국행을 선택하는데 조언을 아끼지 않았던 학생이었다.

아! 어찌하랴, 찢어지는 가슴에 짖눌려 한 달 이상 몸살로 힘이 들었다.

저희 부부도 이 나라에서 여러차례 죽음의 고비를 넘기고 다시 다시 일어섰지만 무거운 짐을 진 한 해가 저물어가며 숙연한 순간 순간들을 되뇌어 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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