크리스마스를 앞둔 도심의 한 공원에 사탄 숭배 트리가 등장해 논란이 일고 있다. 종교적 다양성을 존중해야 한다는 입장도 있지만 공원 크리스마스 트리로는 부적절하다는 의견이 맞서고 있다.


기독교 인터넷 매체 TVNEXT의 최근 보도에 따르면 사탄교 추종자들이 추수감사절 이튿날인 지난달 23일 캘리포니아 주 새너제이의 도심 플라자 드 체사르샤베 공원에 높이 2미터가 넘는 사탄 숭배 트리를 세웠다.


공원측은 크리스마스 시즌이 되면 매년 '공원 속 크리스마스'라는 이름으로 500여 그루의 나무에 장식을 하는 이벤트를 열고 있다.
사탄교 추종자들은 거꾸로 매달린 십자가나 5각형 별, 검은색 염소 머리 등 직접 제작한 각종 사탄 관련 장식물들을 140여개나 트리에 매달았다. 공원측 이벤트 담당자는 “트리 장식을 봤지만 별 문제될 건 없다”면서 철거 대상이 아니라고 밝혔다.


논란은 사탄 숭배 트리의 장식물이 모조리 사라지면서 더 커졌다.


머큐리뉴스는 “지난해에 이어 올해도 사탄 숭배 트리 장식물이 지난 주말 사이 모두 사라졌다”고 최근 보도했다. 새너제이 지역 사탄교 추종자들은 “사탄교를 증오하는 사람들의 소행으로 보인다”면서 “우리 장식물이 필요하다면 이메일로 요청해 달라. 언제든 공짜로 보내주겠다”고 말했다.


실제로 공원 크리스마스 트리 중에서 장식물이 모조리 사라진 것은 사탄 숭배 트리 밖에 없다.


일부에선 사탄 숭배 트리 장식물을 훔쳐간 사람들을 기독교인으로 규정하고 종교적 편견 때문에 다른 사람들을 차별한다고 비판하고 있다. 반면 종교적 다양성을 존중하자는 취지는 이해하지만 그렇다고 남녀노소가 오가는 공원에서 거꾸로 된 십자가 염소 머리 장식물을 보는 건 그리 즐거운 일이 아니라는 입장도 있다.


LA 타임스에 따르면 미국 내 사탄교 추종자들은 10만 명에 이른다. 이들은 특히 트럼프 대통령 당선 이후 세력을 확산하고 있다. 정치적으로 급진적인 의견을 표출하려는 사람들이 사탄교로 몰렸다는 것이다. 사탄교의 일종인 '사탄의 신전(Satanic Temple)'측은 트럼프 대통령 당선 직후 만 3일 만에 수천 명의 신도가 늘었다고 밝혔다.

저작권자 © 크리스찬타임스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