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19년 1월 6일 서거한 라민 사네 교수. 감비아의 왕족으로 태어난 그는 이슬람교인으로 자랐지만 후에 기독교로 개종했다.

예일대학교 신학대학원에서 선교학과 세계 기독교를 가르치는 라민 사네 교수가 1월 6일 뇌졸증으로 갑자가 사망했다. 향년 76세.


사네는 20권이 넘는 책을 저술하고 편집했으며, 40년 이상 학자로 네 대륙에서 활동하면서 2백 편 이상의 논문을 발표했다. 그는 오늘날 학계에서 좀처럼 만나기 어려운 특별한 학자였다. 신학과 역사라는 이론적인 작업뿐만 아니라 신자들의 일상적인 삶에도 관심을 기울인 엄격한 대학자였다.


감비아의 왕족으로 태어난 사네는 이슬람교인으로 자랐지만 나중에 기독교로 개종했다. 버밍햄대학교에서 석사학위를, 런던대학교에서 박사학위를 받은 사네는 가나대학교와 애버딘대학교, 하버드대학교 신학대학원에서 가르쳤으며, 1989년 이후 예일의 신학대학원에서 가르쳐왔다. 그는 앤드루 월스와 함께 세계기독교학회를 설립했으며, 예일 신학대학원의 해외목회연구소의 이사였다.


2018년 9월 가나대학교에서는 아프리카의 종교와 사회에 대한 학문적 연구를 촉진하기 위한 목적으로 라민 사네 연구소를 세웠다.


사네는 세계 기독교 분야의 개척자로 손꼽힌다. 아프리카 기독교와 아프리카의 이슬람교에 관한 그의 저술은 신학자들과 종교학자들 모두에게 중요하다. 그가 쓴 수많은 책과 논문 중에서 이 분야에 특히 중요한 영향을 미치고 있는 것은 <메시지의 번역: 선교가 문화에 미친 영향>과 <기독교는 누구의 종교인가? 서양을 넘어선 복음>이다.


<메시지의 번역>에서 사네는 선교적 종교인 기독교가 들어가는 곳마다 그곳의 문화를 제거한다는 주장을 뒤집는다. 오히려 기독교는 설립자(예수)의 언어 없이 번역되기 때문에 선교적 종교로서 독특하며 예수의 언어(아람어)를 버림으로써 모든 종교를 입게 되었다고 사네는 주장한다. 사네에 따르면 기독교는 토착 언어와 문화의 파괴자가 아니라 보존자다. <기독교는 누구의 종교인가?>에서 사네는 서양의 관점이 아니라 “전에는 기독교적이지 않았던 사회와 복음을 길들이는 관료적 전통이 없었던 사회에서 일어난 기독교 운동”의 관점에서 기독교에 관한 물음에 답한다.


약 15년 몇몇 학자들이 세계 기독교의 역사에 관한 프로젝트를 준비하고 있었다. 당시 학계에서는 세계 기독교들(World Christianities), 전지구적 기독교(Global Christianity), 비서양 세계/다수 세계의 기독교(Christianity in the non-Western/majority world) 등 어떤 용어를 사용할 것인가를 놓고 학문적 논쟁을 벌이고 있었다.


사네는 이런 용어가 적합하지 않다고 주장했다. 서양 밖의 기독교인들도 “기독교”라는 용어를 사용할 동등한 권리를 갖고 있다는 점을 그는 강조했다.


세계 기독교를 강조하는 그의 목소리 덕분에 서양의 관념과 신학에만 초점을 맞추지 않는 학문적 연구가 시작되었다. 세계 전역의 문화에 기독교가 미친 역사적, 현재적 영향력에 관해 사유하는 새로운 방식이 생겨나게 된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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