북한의 비밀경찰이자 정보기관인 국가보위성 일부 성원이 공작을 위해 성경을 공부하고 교회에 다니기도 하는 것으로 전해졌다. 성경 지식을 바탕으로 중국에 나와 있는 선교사나 한국인들과 접촉해 탈북 동향이나 한국의 정보들을 파악하고 있다는 것이다.

함경북도 소식통은 7일 데일리NK에 “보위부(현 보위성) 성원들이 성경을 배우는데 전체적으로 완벽하게 성경공부를 하는 것은 아니고 중국에 나와 한국인이나 중국인이 세운 교회에 침투하기 위한 것”이라며 “성경을 알고 선교사들을 만나면 속이기 쉽고 빠르게 (교회에) 침투할 수 있기 때문”이라고 전했다.

이어 소식통은 “보위원들은 교회에 침투한 후에 선교사들이 보호하는 탈북자의 동향이나 인원, 브로커 등 탈북 생태계를 파악하고 한편으로는 탈북자를 북송시키기 위해 공작을 벌인다”고 부연했다. 탈북민들이 중국 내 선교사 등의 도움으로 한국 또는 제3국행을 준비할 때 보위원이 이를 파악하고 중국 공안(公安) 측에 정보를 넘겨주고 있는 것으로 추정된다.

아울러 보위원들은 돈벌이 사업이나 국내 정보 취득을 위한 목적에서도 성경을 공부해 외국에 있는 한국인들에게 접촉하고 있는 것으로 전해졌다. 한국인들이 주로 모이는 교회에서 성경을 통해 자연스럽게 접근해 함께 소위 '돈 되는' 사업을 구상하거나 정보를 캐내고 있다는 것이다.

실제 중국 소식통은 “(랴오닝(遙寧)성) 단둥(丹東)에 있는 보위부 성원이나 일부 무역일꾼은 대부분 국가로부터 임무를 받고 오는데, 그중 하나는 한국인과의 교류를 통해 돈이 되는 사업을 벌인다거나 한국에 대한 정보를 습득하는 것”이라며 “이 때 필요한 것이 종교이기 때문에 보위부 성원들은 일정하게 성경공부를 하고 어느 정도 기독교의 생리에 대해 파악이 되면 본격적으로 공작에 들어간다”고 말했다.

일단 교회에 나와 본인의 기독교 상식을 바탕으로 공작을 벌일 대상자와 성경 이야기를 나누면서 신뢰를 쌓은 뒤, 이들을 통해 추후 한국인 사업가를 만나는 자리를 만들어 달라고 요청하거나 국내 정보를 캐낸다는 게 소식통의 설명이다.

해외에 파견된 보위성원들이 한국에 대한 정보를 얻거나 외화벌이 사업의 기반을 다지기에 가장 좋은 곳이 중국 내 한국인 사업가들이 많이 다니는 교회이기 때문에 의도적으로 성경을 공부하고 교회에 나가고 있다는 얘기다.

특히 사업에 관한 이야기는 교회를 통해 한국인 사업가와 어느 정도 친밀감과 신뢰도를 쌓은 뒤에 본격적으로 시작하는데, 예컨대 한국인이 중국인 바지사장을 내세워 공장을 설립하고 자본을 투자하면 보위원들은 해당 공장에 저임금 노동 인력을 대는 식의 사업 구상을 제시한다고 한다.

소식통은 “실제 보위부 계통의 무역일꾼들은 버젓이 중국에 있는 교회에 나가면서 한국인이나 중국인들과 교우 관계를 형성하고 있다”며 “또 북한 식당의 경우에는 보위부 소속 지배인이 모자란 물품이나 복무원들에게 줄 음식과 선물을 교회나 교인들에게서 조달하는 때도 있다”고 말했다.

최근 몇 년간 보위원의 이 같은 움직임은 더욱 활발해지고 있으며, 이는 곧 탈북 단속 강화와 대북제재에 따른 외화유입 감소에 대응하기 위한 것으로 보인다는 게 소식통의 견해다.

공작을 목적으로 한 보위원의 성경 학습과 교회 출석 사례는 과거에도 있었다. 실제 한 북한 주민은 본보에 “2000년대 중반에 친구가 평양에 있는 친척집에 갔는데 보위원인 사촌이 일요일이 되니 말끔히 옷을 차려입고 '주일 때문에 봉수교회에 나가니 잠깐 집에 있으라'하고 나가서 몇 시간 뒤에 돌아왔다고 한다”고 전했다.

북한은 당국 차원에서 일부 보위원과 항일 빨치산 출신, 충성분자 중 몇몇을 지목해 봉수교회를 다니게 하는데, 보위원은 1~2년 정도 다니며 찬송가 20~30곡 정도는 불러야 하고 성경공부도 하면서 어느 정도 성경을 이해해야 한다는 게 당시 친구가 전한 사촌의 설명이었다고 한다.

이와 관련해 자유아시아방송(RFA)는 과거 탈북자 출신 목회자를 인용해 봉수교회는 방북하는 한국의 교회단체들과 재외동포들을 포섭해 외화를 벌어들이는 노동당 대남사업부 산하 기관이라고 보도한 바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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