참 못살던, 시절 배가 아프고 먹을 것도 없을 때, 배 속에서 자라는 회충들이 그나마 조금 먹은 음식들을 먹어 치울 때, 학교에서, 동사무소에서 나눠 주던 회충약 한 알이 어찌 그리 고마운지요. 해마다 조금씩 환자들과 친밀한 이들에게 공급되는 구충제 보급을 올해는 한국의 후원자로부터 대량의 공급을 받아 많은 분들에게 구충제를 공급하게 되었다.


농사를 짓고 사는 한 소수 민족이 안과 치료를 받으러 왔다. 흙과 함께 사는 민족이니 당연히 뱃속에는 수 많은 회충들이 있다. 그래서 이 민족들은 뱃속을 청소하기 위해 말 젖을 한 달 동안 먹으며 뱃속을 청소한다. 그것도 경제적, 시간적 여유가 있어야 한다. 그것도 아니면 약국에서 파는 약을 사 먹기도 한다. 하지만 효과는 별로 없다.


잘아시다시피 촌충과 요충은 박멸이 그리 쉽지가 않다. 그것이 핏속을 타고 들어가 혈관을 타고 뇌로 침투하면 치명적인 일이 발생 한다. 이런 경우의 환자들이 어린이들에게 자주 일어난다. 안타까운 일이다.


지금까지는 매우 조심스럽게 공급하였다. 이런 환자만 다루는 룸이 제가 위치한 오피스 이층에 있어서 영업에 방해를 주지 않기 위해서였다. 물론 전체 직원들에게 무료 공급을 위해 시도 했지만 여러 사정으로 거절 당하였다. 그런 세월을 여러해 보낸 후 가장 안전하고도 효과적인 구충제 사역을 찬찬히 준비 했다.


구충제 사역에 대한 일반적인 인식 부족, 영업하는 분들에 대한 피해 최소화, 현지 교회 사역자들의 불신, 선교사님들의 일반적인 사역을 통한 피해 사례 등 다양한 접근 방식의 노하우를 터득해야만 했다.


조금씩 조금씩 알아가는 과정 속에 선교사의 신뢰라는 처방전이 가장 유효 하다는 것도 알게 되었다. 물론 안과 클리닉 이라는 빅 텐트는 하나님께서 주신 가장 큰 선물이었다.


이제 기획을 하고 이 백성을 도울 준비가 되었다. 하지만 구충제 공급이 문제였다. 기도 부탁과 함께 일차적으로 공급할 장소와 일정을 잡아 멋진 계획이 세워졌다. 순조로운 듯 하였으나 공급 후원이 막막 했다. 미국의 후원자가 나섰다. 하지만 가격이 너무 비싸다. 한 알에 1불 50센트 라고 한다. 약 500개 정도 사 줄 수 있다고 한다. 그래서 일단 잠정 중단 하시라고 했다.


그런 중에 한국에서 연락이 왔다. 기도 요청한 5000개를 후원할 수 있다고 하였다. 할렐루야!


급히 전달해 줄 분을 찾기 시작했다. 만만치 않았다. 한국에서 이곳으로 바로 들어오는 것이 쉽지 않았다. 구충제 사역 날짜가 이미 잡히고 지역 주민들과 협의가 끝난 상황이라 시간이 촉박하였다 하지만 하나님께서는 늘 기도하게 하시고 감사로 일하게 하신다.
그래서 그 구충제는 미국으로 우편 배달되었다. 아시다시피 여러 제약이 있었고 조건들이 따랐다. 배달된 구충제는 부피와 무게를 줄이고 이곳까지 말씀 사역자가 직접 들고 오셨다. 그런 중에 구충제가 든 가방이 도착하지 않았다. 한 가방은 이틀 뒤 도착하고 한 가방은 5일 뒤 도착했다. 도착 순서대로 구충제 사역이 시작 되었다.


하지만 원래 계획 했던 장소와 일정은 연기 되었다. 왜냐하면 선거가 있는 날이 바로 사역 일정일이라 검문 검색이 심해 자동 연기 되었다. 결과적으로 믿음의 형제들에게 먼저 공급되는 특별한 은총의 기회가 주어졌다. 하나님께서는 순서도 정하신다. 더불어 놀랄만한 은혜는 가족 식구별로 모두 한 알씩 동시에 구충제를 복용해야 하기 때문에 대표로 오신 분들이 가족 식구별로 배분 받은 숫자가 2천 명이 넘는다는 사실이다. 이는 무엇을 말하는가. 아직도 배분받지 못한 숫자를 합치면 더 많은 숫자가 잠재적인 숫자까지 더한다면 놀라운 일이다.


놀라운 일이다. 하나님이 하시는 일에 인간의 숫자 놀이는 안 될이다. 오직 하나님께 감사와 영광을 돌린다. 공급해주신 후원자님께도 깊은 감사를 드린다. 이 나라까지 직접 배달해 주신 분께도 감사드린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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