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국 뉴욕 브루클린 병원 주변의 냉동트럭

미국 뉴욕주의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확산세가 갈수록 심각해지고 있다.

코로나19 확진자가 10만명을 넘은 것은 물론 사망자도 하루 사이에 500명 이상 급증했다.

앤드루 쿠오모 뉴욕주지사는 3일(현지시간) 기자회견에서 주내 코로나19 확진자가 전날의 9만2천381명에서 10만2천836명으로 증가했다고 밝혔다.

전날보다 무려 1만455명(11.3%)이 급증하며 10만명 선을 넘은 것이다.

뉴욕주의 사망자는 전날 2천373명에서 562명이 늘어난 2천935명을 기록했다.

이는 하루 기준 최대 증가 폭이다. 뉴욕타임스(NYT)는 하루 사이에 증가한 562명의 사망자는 지난달 27일까지의 누적 사망자(519명)보다 더 많다고 전했다.

쿠오모 주지사는 뉴욕주의 사망자 규모는 2001년 9·11 테러 당시의 희생자 숫자와 거의 같은 규모라고 밝혔다.

뉴욕시의 확진자는 전날보다 5천350명이 증가한 5만7천159명으로 집계됐다. 뉴욕시의 사망자는 1천562명이다. 뉴욕시가 확진자나 사망자 규모에서 뉴욕주 전체의 절반 이상을 차지하고 있다.

쿠오모 주지사는 인공호흡기를 비롯해 필요한 장비를 수량만큼 확보하지 못하고 있다면서 "뉴욕은 위기에 빠져있다"고 밝혔다.

쿠오모 주지사는 주내 병원들과 민간기업 등으로부터 당장 필요하지 않은 인공호흡기와 마스크 등 필요한 장비를 징발해 필요한 곳에 분배하도록 하는 행정명령에 서명할 것이라고 강조했다.

쿠오모 주지사는 "사람의 목숨을 구하기 위해 잉여 인공호흡기를 차용하는 것과 관련, 나를 고소하고 싶으면 고소를 하도록 하라"고 말했다.

연방정부에 더 많은 인공호흡기 등의 지원을 촉구하는 한편 "나는 사람들이 죽어가도록 하지 않을 것이다. 나는 인공호흡기가 없어 사람들이 죽어가는 상황에 빠지지 않을 것"이라고 말했다.

그는 전날 인공호흡기와 관련, 현재 2천200개를 비축해놨다면서 하루에 350명의 새로운 환자가 인공호흡기를 필요로 하는 추세로 볼 때 "단지 6일분의 인공호흡기가 남았다"고 밝힌 바 있다.

빌 더블라지오 뉴욕시장도 이날 CNN방송에 출연해 환자 급증으로 인한 인공호흡기 부족을 우려하면서 "일요일(5일)이 '디데이'(D-Day)"라고 밝혔다. 코로나19 사태가 인공호흡기 부족으로 중대국면을 맞이할 수 있다는 의미로 풀이된다.

더블라지오 시장은 "내가 국가 지도자들에게 얘기해온 것은 '전시 체제'로 들어가야 한다는 것이었다"면서 "우리는 점점 더 많은 생명을 앗아가는 보이지 않는 적에 대항한 전쟁을 치르고 있고, 이것은 단지 시작일 뿐이다. 다음 주는 더 험난해질 것"이라고 강조했다.

더블라지오 시장은 MSNBC 방송에 출연해서도 인공호흡기 문제와 관련, 트럼프 행정부를 겨냥해 워싱턴DC에서는 준비에 수주가 남은 것으로 생각하고 있는 것 같다면서 "더는 수주가 아니다. 지금 수일밖에 남지 않았다"고 지적했다.

그는 다음 주까지 새로 3천개의 인공호흡기를 확보해야 한다면서 간호사 1천명과 의사 150명, 300명의 호흡기 전문치료사의 지원을 요청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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