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19년 겨울 허종욱 장로와 허연진 권사 부부

오랫동안 저희 신문사에 글을 주셨는데 본지와의 인연은 어떻게 시작되셨나요?
우선 25년의 역사를 자랑하는 크리스찬타임스지가 미주한인 기독교인 사이에서 크게 사랑을 받고 있는 문서선교 매체가 된 사실에 대해 축하드립니다. 그동안 하나님께서 이 신문을 통해 큰 영광을 받으셨으며 많은 독자들이 영적인 기쁨을 누린 은혜에 대해 또한 축하를 드립니다. 이 신문이 오늘에 이르기까지 수고를 아끼지 않으신 이윤태 발행인과 모든 제작진들에게 심심한 경의를 표합니다. 또한 이 신문을 후원하고 사랑해오신 교회와 단체, 독자들에게도 감사를 표합니다. 무엇보다도 신문은 제작진과 독자들만으로 이루어지는 것은 아니어서 많은 필진들이 함께 해 주어야하는데 그동안 기라성 같은 필진들이 이 신문과 함께 해 오면서 지면을 더욱 빛내고 있음 또한 감사한 일입니다.
나와 함께 메릴랜드 엘리콧 시티에 있는 벧엘교회에서 신앙생활을 같이해오던 이윤태 장로님이 새로운 사업을 경영하기위해 애틀랜타로 떠난 지 3년 되던 해, 어느날 기독교신문사를 시작해보겠다는 소식을 전해왔습니다. 한국에서 신문기자 생활을 10여년간 해본 경험이 있는 나로서는 이 장로님이 시작하는 사역이 그리 쉽지 않을 것이라고 생각했습니다. 그러나 문서선교를 통해 복음을 전파하겠다는 이 장로님의 의지는 아주 굳건했으며 그동안 많은 역경도 있으셨을텐데 하나님께서는 이 장로님을 들어 써주셔서 이 신문의 오늘을 있게한 것 같습니다.
신문이 창간된 1995년 10월, 이윤태 발행인의 초청으로 신문사를 방문한 적이 있습니다. 당시 JC여행사를 함께 운영하시던 이 장로님은 50대 중반이셨는데 세월이 참 빨리도 흘러 어느덧 80이 되셨네요.
나는 매주 '동에서 부는 바람, 서에서 부는 바람'이란 제목의 칼럼을 써오고 있습니다. 이 신문이 창간될 때부터 지금까지 이 칼럼을 써오도록 배려해주신 이 장로님과 한상금 편집인에게 특별한 감사를 드립니다. 그리고 제 글을 읽고 격려를 아끼지 않은 독자들에게 또한 감사를 드립니다. 지난 4월 11일자로 제 칼럼이 605호가 되었으니 감개가 무량합니다. 칼럼의 글들을 모아 3권의 책자를 출판했습니다. 첫번째가 '동에서 부는 바람, 서에서 부는 바람', 두번째가 '안경을 바꾸어 쓰면 더 잘 보인다', 그리고 '치즈와 김치가 만났을 때'입니다. 저는 아직도 크리스찬타임스 주최 출판기념예배를 잊지 못합니다. 이 장로님, 한 편집장님, 그리고 신문사 전체 임원들이 합심하여 아틀란타한인교회(당시 김정호 담임목사)에서 진행된 기념예배는 참 감사하고 잊지 못할 기억중 하나입니다.

신앙생활의 시작은 언제부터 하셨나요?
하나님의 뜻은 대부분의 경우 지나봐야 안다고 봅니다. 다른 사람들은 몰라도 나의 경우는 분명히 그렇습니다. 한국에서 신문기자 생활을 하면서 신앙을 지키기는 쉽지 않았습니다. 대학 졸업 전까지 희미하나마 간직했던 믿음생활도 언론계에 몸담고부터는 멀리 떠나가고 말았습니다. 그러다가 1960년대 후반 나이가 30이 넘어 미국으로 유학을 오게되었습니다. 첫 정착지인 필라델피아에서 겪은 바쁜 공부와 직장 생활은 신앙생활을 게을리하게하는 좋은 핑곗거리가 되었습니다. 그러나 하나님께서는 믿음이 좋은 반려자 허연진 권사를 붙여주셔서 교회생활을 시작하게 해주시고 희미하나마 신앙을 되찾게 되었습니다. 당시 이 지역의 최초 한인교회인 필라한인교회(당시 오기항 담임목사)에서 좋은 신앙인들을 많이 만나게 되었습니다.
1970년 봄, 학교를 펜실바니아 대학에서 피츠버그 대학으로 옮기면서 제 신앙에도 큰 변화가 왔습니다. 한 집을 빌려 외국 유학생들에게 성경공부를 가르치고 계셨던 감리교회(Allegheny Methodist Church)를 담임하고 계신 스톤 브레이커(Stonebraker) 목사님을 만나게 된 것입니다. 나는 이 집에서 한국 학생 4명과 다른 나라 유학생 등 10여 명과 함께 살면서 매주 수요일 저녁에 성경공부를 했습니다. 1970년 가을 제 아내가 필라델피아 직장을 떠나 피츠버그에서 같이 살게 되었으며 감리교회에서 예배를 드렸습니다. 나는 이 교회의 성경공부나 목사님 설교보다는 목사님 내외와 성도들이 삶으로 보여준 신앙생활에 큰 영향을 받았습니다. 그들의 신앙생활은 소박하고 단순했습니다. 나는 이 교회에서 신앙은 복잡하게 따지는 것이 아니라는 것을 체험했습니다. 주일예배 전 30분간 진행된 성도들의 간증은 내 마음을 뭉클하게 했습니다.
나는 피츠버그 대학원에서 학위를 마치고 볼티모어 지역에 직장을 얻어 1971년 겨울에 이사를 했습니다. 볼티모어연합교회(당시 필유일 담임목사)에서 교회를 섬기다가 1979년 김상복 목사님이 초대목사로 시무하신 벧엘교회를 섬기면서 큰 영적인 깨우침을 받았습니다. 김 목사님이 인도하신 수요성경공부를 통해서 용서, 구원, 부활의 확신을 가지게 되었습니다. 벧엘교회의 장로로 섬기면서 한 가지 깨달은 것은 신앙은 '이기는 것'이 아니라 '지는 것'이라는 것입니다.

꽤 오랫동안 한동대에서도 근무하신 것으로 압니다. 한동대에서의 교수생활을 간략히 말씀해주세요.
2000년 봄, 미국대학에서 조기 은퇴하고 한국 포항에 있는 한동대학교에서 11년 동안 교수생활을 했습니다. 그 곳에서 학생들과 함께 예배, 성경공부, 봉사 활동을 하면서 나도 모르는 사이에 영적인 변화를 체험하게 되었습니다. 학생들과 함께 뒹굴면서 나는 신앙적으로 학생들을 가르치기보다는 배운 것이 더 많았다는 결론을 냈습니다. 이 모든 것을 되돌아보면 하나님께서 그 분의 뜻 가운데서 저를 인도해오신 것을 깨닫게 됩니다.

이번에 '벧엘교회 40년 회고'를 출판하셨는데, 책 소개를 부탁드립니다.
'벧엘교회 40년 회고 : 알려지지 않은 우리의 이야기'가 한국 쿰란출판사에 의해 지난 4월 둘째주에 출판됐습니다. 이 책은 메릴랜드 주 워싱턴 근교에 위치한 미주 한인교회벧엘교회의 40년 역사의 초기 멤버로서 실제 체험을 통해 교회 문화적인 관점에서 분석한 것입니다. 벧엘교회는 1979년에 설립된 개혁 복음주의 독립장로교회로 김상복 목사님이 초대 담임목사이셨습니다. 담임목사와 교회 구성원들이 중심이 되어 이루어진 벧엘교회 문화를 시대에 따라 5단계로 나누어 분석하면서 현재 벧엘교회 문화의 형성 과정을 신앙적으로, 사회학적으로 설명하고 있습니다. 교회 공동체의 문화는 담임목사의 목회 방향, 철학, 신학노선, 성격, 성장 배경 등이 구성원의 신앙 연령, 교회 봉사, 이민 역사, 학력, 사회 경험 등 특징과 연합하여 이루어진다는 실례를 보여주고 있습니다. 한 평신도 교인이 교회 창립 때부터 40년간 교회 역사와 살아오면서 교회문화를 체험, 목격, 분석한 사례는 한인교회 역사상 처음인 것으로 생각됩니다. 이 책은 벧엘교회를 예수님께서 친히 세우시고 지난 40년 동안 숱한 역경가운데서도 어떻게 회복의 길로 인도해오셨는지를 잘 보여주고 있습니다. 한국과 미주와 더불어 해외 한인교회 목회자, 선교사, 신학자들과 교인들이 큰 관심을 가질 것이라고 확신합니다.

허종욱 장로의 서적 '벧엘교회 40년 회고 : 알려지지 않은 우리들의 이야기'

앞으로 장로님의 비전은 무엇인가요?
하나님께서 주신 남은 삶 속에서 예수님을 더 가까이하며 더 자세히 알기를 원합니다. 여기서 '안다'고 하는 의미는 '동정관계'처럼 피상적 상식적인 '안다'가 아니고 예수님과의 체험적인 깊은 관계를 통한 '공감관계'를 말합니다.
(알려지지 않은 우리들의 이야기 / 쿰란출판사 / 총 340 페이지 Tel : 443-676-5656 / Email : johnhugh0205@gmail.com)
<대담·정리 김태은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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