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천 팔복교회 성도들이 지난 3월 22일 예배를 앞두고 참석자 명단 작성, 라텍스 장갑 전달 등 코로나19
감염예방을 위한 준비를 하고 있다. 팔복교회 제공
'예배를 포기할 순 없다. 하지만 교회는 이웃을 위해 그 어떤 곳보다 안전한 공간이어야 한다.'
한국교회가 온라인예배와 제한된 오프라인예배를 병행하는 동안 이어왔던 이 같은 핵심 원칙이 작은 기적을 낳았다. 서울 이태원 클럽에서 발생한 신종 코로나바이러스감염증(코로나19) 집단감염의 3차 감염이 우려됐던 인천 팔복교회(이덕형 목사)와 온사랑교회(이광식 목사)가 검사결과 '전원 음성 판정'을 받았다.
두 교회의 성도 780여명은 코로나19 감염 검사를 받아야 했다. 이태원 클럽 집단감염 확진자에 의해 2차 감염된 학생들이 지난 10일 전후 해당 교회에서 예배를 드린 것으로 확인됐기 때문이다. 하지만 우려했던 교회 내 집단감염 사태는 벌어지지 않았다.
성도들의 '음성 판정' 결과가 발표된 지난 15일 중앙재난안전대책본부 브리핑에서 김강립 중대본 1총괄조정관은 “다중이용시설인 교회에서 감염이 추가 확산되지 않은 것은 일주일에 2~3차례의 소독, 입장할 경우에 발열검사와 마스크 착용의 의무화, 지정 좌석제로 거리 두기 등 방역수칙을 잘 지켜주신 결과로 볼 수 있다”고 밝혔다. 이어 “접촉으로 인한 감염을 막기 위해 장갑 착용도 의무화하는 등 시설 특성에 맞게 자체적으로 방역조치를 고민하고 시행한 점을 높이 평가할 수 있다”고 덧붙였다.
'고강도 사회적 거리 두기'에서 '생활 속 거리 두기'로 방역 수준이 느슨해진 이후에도 감염 예방수칙을 잘
이행한다면 집단감염으로 인한 2차, 3차 감염을 효과적으로 차단할 수 있다는 것을 교회가 보여준 셈이다.
실제로 두 교회는 온라인예배 등 비대면 비접촉 행사 활성화, 교회 출입구에서 발열 및 호흡기 증상 확인, 전원 마스크 착용, 예배 전후 소독 및 환기 실시 등 예방수칙을 철저하게 지켰다. 여기에 더해 성도들에게 일회용 라텍스 장갑이나 비닐장갑을 착용하게 하고 예배당 좌석에 앉을 때는 앞뒤로 지그재그, 옆으로는 1~2m 이상 충분히 간격을 뒀다.

성도들이 간격을 띄우고 마스크를 쓴 채 주일예배를 드리는 모습. 팔복교회 제공

이덕형 목사는 17일 국민일보와 통화에서 “코로나19 확산과 함께 이단·사이비 집단이 사회적 지탄을 받으며 교회의 모이는 예배에 대한 대중의 시선도 부정적이었다”면서 “전원 음성 판정으로 교회를 향한 긍정적 여론 확산에 도움을 줄 수 있어 감사하고 힘이 난다”고 말했다.
교회가 방역의 모범을 보여줬다는 찬사와 함께 '코로나 안전지대'로서 평가를 지켜가기 위한 노력이 필요하다는 조언도 나온다. 박남춘 인천시장은 자신의 사회관계망서비스에 “교회의 전원 음성 판정은 철저한 방역수칙 준수가 코로나19 예방을 위한 최우선임을 보여주는 사례”라며 “높은 시민의식으로 집단감염을 막은 교회 관계자와 성도들에게 감사드린다”고 전했다.
이 목사는 “한국교회가 그동안 예방수칙을 잘 지켜온 것처럼 긴장의 끈을 놓지 않고 앞으로도 코로나19 방역의 좋은 롤모델이 됐으면 좋겠다”고 전했다. <국민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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