목사님께서 목회를 시작한 계기와 목회관에 대해서 말씀해 주시겠습니까?
다른 것은 몰라도 목사는 되지 말아야지 생각했습니다. 중학교 때부터 다닌 교회 목사님께서 어린 눈으로 보기에도 고생을 많이 하시는 것처럼 보였기 때문입니다. 그런데 청년의 때 교회 선배님이었던 신학교 교수님의 말씀으로 인해 선교에 대한 도전을 받으면서 조금씩 변화가 일어났습니다. 먼저 목회는 하지 않더라도 선교는 해야겠다는 생각이 들었고, 주일학교 교사를 하면서 신앙서적을 많이 읽기 시작했습니다. 돌이켜 보면 그때부터 하나님은 저를 두고 작업을 시작하신 듯합니다. 하지만 목회를 하지 않겠다는 결심이 워낙 강했기 때문에 흔들리지는 않았습니다. 그러나 주일학교 교사를 하면서 사역의 열매가 풍성해지자 주변에서 목회했으면 좋겠다는 이야기를 많이 하셨습니다. 그 이야기가 듣기 싫었고 그래서 하나님께 이렇게 기도했습니다. 난생 처음 보는 사람이 목회했으면 좋겠다는 말을 하면 하나님의 부르심으로 알겠다고 말이죠. 그런데 청년부 총무를 하면서 다른 교회와 미팅을 주선했는데 상대 교회 교역자께서 저를 보시더니 목회자이시냐고 해서 아니라고 했더니 “목회하면 좋겠네요.”라고 말씀하시는 것이었습니다. 미팅 주선하러 갔다가 멘붕이 왔고 신학교 가는 것에 대해 매우 신중하신 담임목사님께서 허락하셔야 소명으로 알겠다고 다시 하나님께 미루었죠. 그런데 담임목사님께서는 “기쁨이 온다.”시며 허락을 해 주셨고, 그 해 전교인 앞에서 소명 간증을 하고 신학교에 지원해 지금 것 목회를 하고 있습니다.


목회에 들어서면서 기도했던 기도제목이 있습니다. 그것은 영혼을 위해 눈물이 마르지 않는 예레미야 같은 목회자가 되게 해달라는 기도였지요. 그런데 하나님께서는 장남으로 자라면서 눈물을 흘리면 안된다는 교육으로 울지 않던 저를 울보 목사가 되게 하셨습니다. 그것이 저의 목회에 있어 가장 중요한 자세이고, 그 마음으로 복음이면 다 된다는 목회관을 갖고 목회를 하고 있습니다.

지구촌교회에서 사역하시다 신도시였던 광교에 개척을 하셨고 올해 역시 신도시인 동탄채플을 헌당하셨는데 이러한 일련의 과정 속에서 놀라운 주님의 인도와 간증을 해 주실 수 있나요?
지구촌교회에서의 13년은 저의 목회에 있어 잊을 수 없는 사역지였습니다. 늦깎이 신학생으로 입학하자마자 중고등부 전도사로 사역을 하다가 처음 옮긴 사역지가 바로 지구촌교회였습니다. 중고등부가 200명 정도도 되지 않았던 곳에서 1700명으로 성장하고, 교육목사로 사역하면서 6500명의 교육목장을 감당하는 등 하나님께서 놀라운 부흥을 주셨기 때문이기도 하지만 지구촌교회에서 이동원 목사님을 통해서, 또한 교육목장, 장년목장, 교육훈련부 등 다양한 사역 경험을 통해서 목회에 있어 정말 많은 것을 배운 곳이었기 때문입니다.


하지만 늘 개척교회에 대한 소망이 있었기에 이동원 목사님의 은퇴와 함께 주저 없이 광교지구촌교회를 개척했습니다. 그런데 많은 분들이 상가교회는 안된다고 말리시더군요. 실제로 당시 지구촌교회에서 4억이라는 큰 돈을 지원해 주셨고 개척멤버가 31명이었는데 상가를 전세로 임대하는 데만 9억이 필요했습니다. 4억을 보증금으로 넣고 월세로 550만원을 내야 임대를 할 수 있었고 인테리어 비용은 전무 했습니다. 그 때 왜 한국에서 사람들이 돈 없으면 개척 못한다는 이야기를 하는 지 실감했고 낙심해 있었습니다. 그런데 하나님께서 새벽에 이렇게 물으셨습니다. '김목사, 넌 여전히 나를 신뢰하지 않는구나! 넌 여전히 돈 없으면 안된다고 생각하고 있어, 내가 함께해도 할 수 없겠니' 그 음성을 듣고 새벽에 펑펑 울며 회개하고 계약을 했습니다. '하나님이 행하시던지, 2년 안에 보증금 까먹고 망하든지입니다.'라고 하나님께 말씀드리며 교회를 시작했지요. 그런데 첫날 161명이 예배했고 매 주 새신자가 몰려와 3개월만에 300명이 넘었습니다. 한 영혼, 한 영혼 예배당으로 사람들이 들어오는데 하나님이 이렇게 말씀하시는 듯 했습니다. '김목사, 나다. 내가 이 교회의 주인이다. 내가 교회를 시작하고 내가 교회를 이끌어 갈 것이다.' 예배당은 6개월 만에 사람들이 들어갈 수 없는 상황이었고 우리는 옆에 있는 건물을 비전센터로 추가로 대여하기 시작했습니다.


그러나 상가교회로서는 한계가 있었습니다. 그런데 근처에 교회가 이전하면서 구입할 수 있는 기회와 좋은 땅이 있어 교회를 건축할 수도 있게 되었습니다. 하지만 하나님은 모든 것을 막으셨고 3.3.3 비전을 주셨습니다. 3000명의 제자공동체 300개의 마을공동체 30개 교회 개척의 비전이었습니다. 우리는 그 비전을 위해 동탄을 개척했고, 동탄에 교회가 세워지면서 교회이름을 더 라이프 지구촌교회로 바꾸었습니다.

현재 더 라이프 지구촌교회 담임목사님으로써 기도하면서 준비하고 계시는 목회철학과 교회성장에 관한 바램이 있으시다면 말씀해 주세요.
우리는 건강한 교회는 자연적 교회성장을 이룬다는 목회철학을 가지고 성장이 아닌 교회의 건강성을 유지하기 위해 모든 목회적 역량을 집중하고 있습니다. 복음이 선포되고 믿는 자들이 생겨나고 살아있는 소그룹인 하나님의 가족으로써의 목장교회가 잘 세워지면 성장은 추구하지 않아도 따라온다고 믿는 것이죠.
교회 개척한 지 9년. 하나님은 건강한 교회가 성장한다는 것을 우리에게 보여주셨습니다. 그러기에 우리에게 중요한 것은 성장이 아니라 건강한 교회를 만들고 건강한 교회를 지속적으로 개척하는 것입니다. 그 비전은 하나님이 주신 3.3.3 비전에 담겨져 있습니다.
일단 우리교회에서 가장 중요한 것은 제자훈련입니다. 3000명의 교인이 아니라 제자공동체를 만드는 것이죠. 초기 한국교회에 제자훈련이 사람들이 머리만 크게 한다는 비판이 있었지만 예수님은 제자훈련을 통해 세계 복음화의 비전을 이루어지리라고 믿으셨기에 개척초기부터 철저한 교육훈련과 제자훈련을 강조해 왔습니다. 그리고 훈련의 초점을 지식에 그치는 것이 아니라 실천한 삶을 나누는 나눔에 두었습니다. 그 열매는 놀라웠습니다. 매주 목장마다 간증이 쏟아지고 사람이 바뀌고 가정이 바뀌고, 일터가 바뀌었습니다.


둘째, 300개의 마을공동체입니다. 목장교회들의 연합체인 마을공동체는 민족을 치유하고 세상을 변화시키기 위해 보다 전략적으로 협동사역을 통해 하나님 나라를 확장시키는 매우 중요한 개념입니다. 목장에서 제자로 변화된 에너지가 마을공동체를 통해 세상을 향해 역동적으로 나가거든요.


셋째, 30개 교회개척입니다. 마을공동체 사역을 통해 세상을 향했던 에너지는 또 하나의 건강한 교회를 탄생하게 하는 것입니다. 그리고 그 교회는 민족을 치유하고 세상을 변화시키는 사역을 계속해서 다른 도시를 향해 확장해 나가는 것입니다. 그 첫 번째 교회가 바로 더라이프지구촌교회 동탄채플입니다. 잠깐 말씀 드리면 동탄 채플은 개척한 지 1년 6개월만에 800명이 넘는 중형교회로 성장했습니다. 철저한 제자훈련을 통해 길러진 평신도 사역자들에 의해 빠르게 성장할 수 있었던 것이죠. 우리는 동탄채플 개척 1년 만에 전교인이 참여하는 사무총회에서 광교채플 분립을 논의했습니다. 그런데 성도님들은 두 성전이 저수지 교회가 되어 교회개척에 보다 역동적으로 접근할 수 있도록 하고, 두 채플은 30개 교회 개척을 마무리하는 시점에 분립한다고 결의해 지금은 더라이프지구촌교회 광교채플, 동탄채플로 존재하고 있습니다. 또한 30개 교회 개척을 더라이프지구촌교회에서 개척한 교회뿐 아니라 건강한 미자립교회 세우기를 통해 실현한다고 결의함으로 교단을 넘어서 사역을 진행하고 있습니다. 실제로 두 채플의 연합을 통해 건강한 개척교회를 지원하여 세워가고 있습니다. 다시 한번 건강한 교회는 자연적 교회성장을 이루어 간다고 말씀드리고 싶습니다.

목사님께서는 가족, 즉 가정사역에도 많은 관심을 가지고시고 계신데 이 시대 크리스챤으로써 가족의 의미란 무엇인지 말씀해 주세요.
아이들 사역을 하다보니 가정이 문제였습니다. 그래서 가정사역에 대한 책을 읽고 현장에서 상담을 하고 성경을 연구하면서 전공도 하지 않은 사람이 가정 사역자로 불려 다니고 있습니다만 부족함이 참 많아 전문적인 말씀은 드릴 수 없습니다.
다만 제가 제일 싫어하는 말 중에 하나가 가족 같은 교회라는 말이라는 것입니다. 의아해 하실 분이 계실 텐데요. 생각해 보세요. 제가 아내랑 있는 데 '꼭 부부 같으시네요.'하면 칭찬인가요? 아니죠. 교회는 하나님의 가족입니다. 가족 같은 교회가 아니라 가족이라는 것이죠. 그러기에 교회는 가족의 의미를 상실하고 해체가족시대를 살아가는 사람들에게 가족구조를 제공하고 하나님의 가족으로써 살아가는 지침을 줄 수 있어야 합니다.


모든 가정에게 하나님의 가족으로써 교회가 중요하지만 더 중요한 사람들이 있습니다. 바로 1인 가족으로 살아가는 1인가구입니다. 지난 2월 국민일보에 2047년 우리나라 1인 가구 비중이 무려 37.3%에 해당할 것이라고 합니다. 이미 일본은 2019년 1인 가족이 35%로 일본 가족형태의 가장 보편적인 형태가 되었습니다. 물론 1인 가족으로 살아가는 것이 좋은 점도 있겠지만 한국경제연구원은 1인 가구가 증가할수록 소득분배와 빈곤수준이 악화된다는 연구결과를 내놓았습니다. 또한 1인 가구는 경제적 어려움 외에도 여러 가지 위험과 외로움이라는 문제를 안고 있습니다.

이런 시대, 저는 교회의 역할이 매우 중요하다고 생각합니다. 교회는 1인 가구로 살아가는 사람들에게 하나님의 가족으로서 대체 가족의 역할을 할 수가 있을 뿐 아니라 가족으로 살아가는 것이 무엇인지 모른 채 살아가고 있는 다인 가구들에게도 진정한 가족이 무엇인지 보여줄 수 있기 때문입니다.

하지만 문제는 대체 가족으로서의 교회가 사람들에게 평안과 기쁨을 주기보다는 많은 상처와 아픔을 준다는 것입니다. 그래서 '처치리스', 일명 '가나안 교인'(안나가 교인)들이 늘어나고 있습니다. 신앙은 있지만 혼자 유튜브로 예배를 보면서 믿음의 세계에서도 1인 가족으로 살아가고 있는 것입니다. 이런 시점에서 우리는 본질적인 질문을 던질 수밖에 없습니다. '도대체 교회는 왜 존재하는가?'라는 질문이지요. 이에 대해 교회에 대한 깊은 연구를 한 조지 바나와 데이비드 키네먼은 “처치리스”에서 이렇게 말합니다.
“각 지역사회에서 교회 밖 사람들과 깊은 관계를 맺고 있는 지역교회나 교회 밖의 사람들이 끊임없이 말하는 사실이 하나 있다. 그들 사이에 통용되는 유일한 화폐는 '진정한 사랑의 관계'라는 것이다.”

무슨 말이냐하면, 교회가 존재해야 하는 가장 중요한 이유는 바로 사랑이라는 것이죠. 다시 말해서 서로 사랑하지 않는 교회는 교회로서의 존재가치를 잃어버린 것이라는 것입니다. 하지만 안타깝게도 오늘날 교회는 사랑의 관계를 잃어버렸습니다. 그리고 그런 교회를 바라보는 교회 밖에 사람들은 '교회가 왜 이 땅에 존재해야 하는가?'라는 질문을 던지며 교회 안으로 들어오지 못하고 있을 뿐 아니라 하나님의 가족인 교회를 경험하지 못하고 있습니다. 그런 사람들에게 하나님의 가족으로써의 가족구조를 제공함으로 사람들에게 교회가 바로 가족이라는 것을 느끼게 해주어야 합니다. 가정 사역에 있어서 그것처럼 중요한 것은 없다고 생각합니다. 다시 말씀드리지만 교회는 가족입니다.

끝으로 미국에 사시는 재미교포 크리스찬들에게 해주고 싶은 말씀과 좋아하는 성경구절이 무엇인지 말씀해 주세요.
미국에서 유학을 하면서 이민사회의 삶을 곁에서 볼 수 있었습니다. 하지만 어찌 잠시 유학한 학생이었던 제가 그 깊은 삶과 신앙을 다 이해할 수 있겠습니까? 다만 제가 느낄 수 있었던 것은 흩어진 이민 사회의 기도가 마치 느헤미야의 기도와 같게 느껴졌습니다. 멀리서 나라와 민족을 위해 느헤미야처럼 기도하시며 살아가시는 재미교포 크리스찬분들이 계시기에 한국교회는 소망이 있고, 한국교회의 회복과 열매가 다시 미국사회를 치유하는 하나님의 능력이 되리라고 믿습니다. 그러기에 저도 한국에서 목회하고 있지만 재미 교포 분들을 위해 같은 심정으로 기도하고 있습니다. 지면으로, 영상으로 뵙지만 우리를 그리스도 안에서 한 가족으로 하나 되게 하신 하나님의 계획을 함께 믿음으로 바라보며 응원합니다. 목자이신 주님으로 인해 오늘도 만족한 인생, 그래서 무엇을 더 얻기를 구하는 인생이 아니라 나누며 사시는 아름다운 삶을 축복하고 기도하며 제가 제일 좋아하는 구절을 나누어 드립니다.
여호와는 나의 목자시니 내가 부족함이 없으리로다(시 23:1)
<더 라이프 지구촌교회 http://www.thelifechurch.kr>
대담 노승빈 (크리스찬타임스 한국후원회 회장, 백석대 교수)·정리 이정우 (크리스찬타임스 한국후원회 지도목사, 분당 노인복지 관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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