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국에서 코로나19로 숨진 사망자 수가 27일 10만명을 넘어섰다. 미국 존스홉킨스대학은 28일 현재 미국의 코로나19 사망자 수가 10만276명으로 집계됐다고 밝혔다. 미국의 확진자 수는 169만8581명이다. 미국의 코로나19 사망자와 확진자는 전 세계에서 압도적으로 많다.
워싱턴포스트(WP)는 코로나19 사망자들은 대부분 노년층이거나 저소득층, 흑인·히스패닉계라고 보도했다. 그러면서 코로나19에 걸린 탓에 격리된 채 숨진 이들의 아픈 사연을 전했다.
미국의 코로나19 사망자 수는 미국이 한국전쟁 이래로 치른 모든 전투에서 사망한 미군 숫자들을 합친 것을 뛰어넘는다고 뉴욕타임스(NYT)는 보도했다.


WP는 미국 뉴저지주의 도시 에디슨의 주민 모두가 숨진 것과 마찬가지라고 설명했다. 한 중소도시의 인구가 코로나19로 사라진 것이다. WP는 또 코로나19로 숨진 사람들의 숫자가 같은 기간 살인 피해자의 20배이고 뇌졸중으로 사망한 사람의 두 배에 달한다고 전했다. 미국인의 14%는 코로나19로 숨진 사람들을 알고 있다고 답했다. 특히 WP는 불평등한 죽음에 주목했다. 사망자들 중에는 유명하고 권력 있는 사람이 거의 없었다.
숨진 사람들 중에는 압도적으로 50대 이상의 장년층·노년층이 압도적으로 많았다. 코로나19는 양로원과 노년층을 위한 지원시설에 치명적인 위협을 가했다.
WP는 또 가난하고, 흑인·히스패닉 계층이 많이 숨졌다고 보도했다. 젊은 층의 희생자들 중에는 다른 사람들이 코로나19를 피해 자가격리를 하고 있을 때 일을 할 수 밖에 없었던 청년들이 많았다.

코로나19는 돈 없는 사람들과 이민자들이 밀집해 사는 뉴욕에서 창궐했다. 코로나19는 또 일반 공장·정육 공장 노동자들, 교도소 근무자와 수감자들, 운송 노동자들 등 서로 접촉해 일을 해야 하는 사람들을 집중 공격했다.
코로나19로 인한 죽음도 쓸쓸했다. 대부분의 사망자들은 부모와 형제, 연인과 친구들을 떠나 외롭게 숨을 멈췄다. 사랑하는 이들의 포옹과 기도를 받을 수 없었다. 사망자들은 추억을 컴퓨터 스크린으로 되새기거나 창문 너머 사람들을 향해 유리창을 비볐다.
코로나19는 미국의 대재난이다. 그러나 2001년 9·11 테러 당시와는 다른 모습이라고 WP는 지적했다. 국가적 추모식도 아직 열리지 않았다. 도널드 트럼프 대통령이 폐허 위에 서서 슬픔을 전하는 연설도 하지 않았다.

WP는 이를 두 가지로 분석했다. 하나는 바이러스라는 보이지 않는 적과의 싸움이기 때문이라고 지적했다. 테러리스트들과 달리 국가적 에너지와 분노, 좌절을 뿜어낼 상대가 없었다는 것이다. 두 번째 이유는 트럼프 대통령이다. 트럼프 대통령은 초기 대응 과정에서 코로나19 위협을 경시하는 실수를 저질렀다. 그리고 그는 코로나19 대처 책임을 주(州) 정부와 주지사들에게 돌리기도 했다.
WP는 미국 코로나19 사망자가 10만명을 넘은 데에는 코로나19 대처 과정의 무질서가 영향을 미쳤다고 비판했다. WP는 이어 많은 보건 당국자들은 공식 집계된 10만명보다 실제 사망자는 더 많을 것으로 보고 있다고 덧붙였다.<국민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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