후안 과이도 국회의장. 사진: 유튜브 채널 VICE News 캡처


베네수엘라의 27개 야당이 2일(현지시간) 성명을 내고 12월 6일 니콜라스 마두로 정권이 치르려는 사기 선거에 참여하지 않기로 만장일치로 결정했다고 연합뉴스가 3일 보도했다.

미국 등 50여 개국이 베네수엘라 '임시 대통령'으로 인정하는 후안 과이도 국회의장이 이끄는 민중의지당 등을 포함한 주요 야당들은 “독재 정권의 전략에 협조할 수 없다”며 “베네수엘라는 자유롭고 민주적이며 투명한 선거를 치러야 한다”고 강조했다.

야권 주도의 국회는 베네수엘라 국가 기관 중 유일하게 마두로 대통령이 장악하지 못한 기관으로 마두로 정권은 오는 12월 새 국회의원 선거를 앞두고 국회 장악을 위한 노골적인 시도를 이어가고 있다.

마두로 대통령은 국회를 무시한 채 대법원을 동원해 선거 관리 당국을 구성하고 주요 야당의 지도부를 해체한 채 친(親) 마두로 성향으로 분류되는 인사들을 대신 앉혔다.

이대로 선거가 진행돼 여당이 국회 다수 지위를 차지하면, 과이도의 국회의장 지위도 위태로워지고, 과이도를 구심점으로 하던 야권의 반정부 투쟁은 더욱 흔들릴 수 있기 때문에 야당들은 베네수엘라 국민과 국제사회를 향해 마두로 퇴진을 위한 단합을 호소하기도 했다.

과이도 의장은 이날 트위터에 “우리는 베네수엘라의 운명을 결정하기 위해 함께 싸우겠다”며 “다 함께 정권을 무찌를 것”이라고 말했다.

크리스천 퍼스펙티브

베네수엘라의 정치적 혼란은 경제가 몰락하면서 본격적으로 전개됐다. 베네수엘라에 사회주의 시스템을 도입한 우고 차베스 전 대통령이 사망하고 2013년 니콜라스 마두로가 대통령직을 승계한 이후, 2014년 미국발 셰일 가스 혁명으로 세계 유가가 폭락하자 석유 수출에 의존하던 베네수엘라의 경제는 심각하게 타격을 받았다. 그러나 마두로 정권은 근본적인 체질 개선보다는 포퓰리즘 정책으로 일관하면서 경제위기를 심화시켰다. 결국 2015년 국회의원 총선거에서 집권여당인 통일사회당이 몰락하고, 마두로의 퇴진을 요구하는 야권연합이 70% 이상의 의석을 차지했다. 그러나 니콜라스 마두로는 퇴진을 거부하고 경제개혁 조치를 취하고, 부정부패를 심화시켜 베네수엘라의 경제를 완전히 파탄내버렸다. 베네수엘라의 초인플레이션은 걷잡을 수 없이 커졌고, 베네수엘라 국민들은 굶어 죽거나 주변 국가에 난민으로 대거 탈출했다.

결국 2017년 11월 16일, 베네수엘라 정부는 공식적으로 디폴트(채무불이행)를 선언했다. 경제위기를 더 이상 니콜라스 마두로 정부에서 해결할 수 없다고 한 것이다. 야권의 비판에 직면하자 마두로 정권은 선거로 선출된 의회 의원들의 면책 특권을 박탈하고 제헌의회를 소집했다. 야권연합은 2017년 지방선거를 보이콧하였고, 집권 여당은 투표율 27%의 지방선거에서 승리했다. 이런 상황에서 2018년 대선이 다가오자 니콜라스 마두로는 선거 날짜를 앞당기고는 지방선거에 보이콧한 정당과 정치인들은 대선에 출마할 수 없다는 포고령을 내리는 식으로 유력 야당 인사들의 대선 참가를 금지한 상태에서 지지율 68%를 얻어서 6년 임기의 대통령에 재선된다. 그러나 야권에서 온갖 부정선거 정황들을 폭로하며 해당 대선을 불법 대선으로 인정할 수 없다고 결정했고, 서방 국가들은 대선 결과를 인정하지 않으면서 다시 선거를 하라고 압박했다.

이후, 2019년 예산안을 통과시켜야 하는 2018년 11월에 야당 의석이 70%인 베네수엘라 국회에서는 니콜라스 마두로 정부의 예산안을 승인할 수 없다며 버텼다. 니콜라스 마두로는 이에 국회를 거치지 않고 자체적으로 2019년도 예산안을 공포한 뒤 우고 차베스와 마두로가 직접 임명한 사람들이 종신 재임하는 제헌의회에서 승인을 받아냈다.

결국 국회는 폭발했다. 2019년 1월 10일 니콜라스 마두로가 2기 취임을 선언하자, 베네수엘라 국회는 2/3 의석을 넘는 야당의 일치된 요구로 2019년 1월 12일 마두로의 대통령 취임은 불법이며 마두로 정부의 내각에 대해 전부 불신임한다는 결의를 하게 된다. 이후 1월 23일에는 국회의장 후안 과이도가 스스로를 임시 대통령으로 하는 과도 정부를 선포했다.

지금까지 이어져오는 마두로의 불법적인 독재정치로 고집을 부리는 동안 2800만 명(2018년)의 베네수엘라 국민들은 먹고 살기 위해 몸을 팔거나, 난민으로 떠돌다 코로나 사태로 인해 일자리를 잃어 또 다른 어려움에 직면해있다. 한 나라의 수장인 대통령은 국민의 안녕과 행복을 위해 섬기는 자여야 한다. 그러한 지도자를 베네수엘라에 세워주셔서 혼란스런 정치상황과 무너진 경제, 코로나 사태로 인한 혼돈 속에서 나라를 일으킬 수 있게 해달라고 기도하자. [복음기도신문=크리스찬타임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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