슬로베니아 포스토이나 동굴

신비의 땅 속 여행, 신세계를 경험합니다. 카르스트 지형의 가장 대표적인 슬로베니아 포스토이나 동굴(Postojna Jama)은 자연이 빚어낸 기묘한 풍광입니다. 지하 궁전으로 지상의 국립공원을 지하에 옮겨 놓은 것 같습니다. 크리스마스 때는 동굴 안 광장에서는 오케스트라 음악회도 열린다고 합니다.

땅속의 석회암이 빗물이나 지하수에 녹아 형성된 동굴을 두고하는 '카르스트(karst)' 지형(Topograph), 대규모 석회암 지형이라는 말도 바로 포스토이나를 포함한 크라스(Kras) 지역에서 탄생한 단어랍니다. 독일어로 크라스 지역을 발음한 것으로, 이 지역은 석회암 지형 연구가 세계 최초이었고 석회암이 널리 분포해 있어 크고 작은 수많은 동굴이 이 곳에 있습니다.

인구 1만여 명의 이 마을에는 연간 40~50만 명의 관광객들이 이 동굴을 보기 위하여 찾아옵니다. 24,120미터의 카르스트 동굴 중 5km만 개방되어 일반인들도 들어갈 수 있다하여 필자도 이곳을 찾았니다.

티켓을 구매하면 투어 시각이 지정됩니다. 그 시간이 되면 입구 앞에 여러나라 사람들이 많이 모여 있습니다. 영어 투어를 선택했다면 영어 팻말 앞에 줄을 서고 각나라 언어별로 입장합니다. 걸어서 들어가는 것이 아니라 2명씩 나란이 열차에 탑승합니다. 좁은 터널을 지나면 200만 년 역사의 거대 동굴이 등장하면서 머리 위로는 낮게 깔린 종유석이 이어집니다. 신기한 놀이공원에 들어온 것도 같아요. 이곳 열차는 1872년부터 전기로 운행된다합니다. 땅 속으로 한참을 달려 열차가 멈추면 지구의 세밀한 비밀을 만나게 되는 감동과 감탄을 하게 됩니다.

세계에서 가장 길다(총길이 630km)는 켄터키 주의 맘모스 동굴 국립공원을 탐사한 적이 있습니다. 파크 레인저의 설명과 인도를 받으며 들어가 다음에는 기어다녀도 되는 편한 옷과 렌턴도 준비하려는 생각으로 수월한 투어를 택하였습니다. 그런데 이곳 포스토이나 동굴은 기차를 타고 들어가야 할정도로 크고 아름답습니다.

동굴 열차에서 내리면 여러나라 언어로 안내하는 현지 가이드가 기다리고 있습니다. 한국어 안내자는 없어 영어 가이드를 따라 갔습니다. 지하세계에 홀리어 좀더 좀더 둘러보노라면 가이드는 저만큼 멀리서 설명을 하고, 설명 듣고 메모하랴, 자세히 살피랴 눈길, 발길이 분주합니다. 탄산칼슘만으로 생성된 종유석(석순)은 하얀색이고 망간이 많으면 회색, 철분이 많으면 붉은색이 된다고합니다.

석회암 등 물에 녹는 재질의 암석으로 이루어진 지형에 강이 흐르다가 지반 침식 등 어떠한 사유로 인해 강이 지하에서 흐르게 되면 땅 속에서 암석이 녹으면서 동굴이 생깁니다. 암석이 물에 잘 녹지는 않아 아주 오랜시간 조금씩 조금씩 용해되면서 길이 생기어 동굴이 만들어집니다.

습하여 이슬이 맺히고 천장에서 물이 떨어지기도 하고 동굴 벽을 타고 물이 흐르다 물 속에 용해된 성분이 조금씩 굳어서 마치 고드름처럼 아래로 맺히면 종유석이 됩니다. 바닥에 떨어진 물에도 용해된 성분이 굳어서 바닥에서도 고드름처럼 위로 솟아오르면 석순이 됩니다. 어느 순간 종유석과 석순이 만나서 붙어 기둥이 되면 참한 석주가 되지요.

천장에서부터 자라서 내려오는 종유석(stalactite )과 바닥에서부터 자라 올라가는 석순(stalagmite)이 착오없이 만나 기둥 석주를 세움은 경이롭습니다. 종유석이 빚어낸 신비로운 풍광에 감탄하다 보면 동굴 관람코스로 세계에서 제일 길다는 것이 실감나지 않습니다.

동굴의 발견 시기는 정확하지는 않으나 문헌상으로는 17세기 야네즈 바이카르드 발바소르(Janez Vajkard Valvasor)가 최초로 이 동굴에 대해 기술했다고 합니다. 이 곳을 처음 발견한 탐험가들은 '지옥의 문'이라 여겼다고합니다. 1818년에 주민 루카 체치(Luka Cec)가 오스트리아 최초의 황제인 프란시스 1세(Francis Ⅰ)의 방문에 대비하여 구간을 준비하던 중에 우연히 발견하였답니다. 1819년에 이 동굴은 대중에게 공개되면서 체치는 이 동굴 최초의 동굴 관광 안내자가 되었답니다.<계속>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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