조 바이든 대통령은 취임식 연설에서 시편과 성 아우구스티누스를 인용하며 국가적 일치를 촉구했다. 그는 현재의 정치적 위기를 인정하면서도 이제는 공동의 가치를 중심으로 미국인들을 연합시키기를 바란다고 역설했다.

 


바이든은 “나는 미국인을 한데 모으고, 국민과 나라를 연합시키는 일에 내 모든 영혼을 쏟을 것이다. 나는 모든 미국인에게 이 일에 동참해달라고 호소한다.”라고 말했다. 그는 “요즘과 같은 때에 일치에 관해 이야기하는 것이 어리석은 몽상처럼 들릴 수 있다. 우리를 분열시키는 세력이 심각하고도 실질적이다.”라고 인정하면서도 “역사와 신앙, 이성이 일치의 길을 보여준다.”라고 말했다.


바이든은 기회, 안전, 자유, 존엄, 존중, 존경, 진리와 같은 미국인의 공동 가치를 열거하면서 “내 교회의 성인”인 성 아우구스티누스의 가르침을 인용했다. “국민이란 그들이 사랑하는 공통된 대상에 의해 규정된 다수의 사람들이다.”
이는 초대 교회의 위대한 교부 성 아우구스티누스가 「하나님의 도성」에서 제시한 가르침이다. 아우구스티누스는 한 사회를 하나로 묶어내는 것은 법이 아니라 사랑이라고 설명했다. 아우구스티누스는 “영혼은 그것이 사랑하는 대상의 성격을 띠게 된다. 한 민족이 참된 모습을 보고자 한다면 그들이 무엇을 사랑하는지를 살펴보아야 한다.”라고 말했다.


아우구스티누스는 덕스러운 사회를 만들어가기 위해서는 공통된 사랑에 대한 호소만으로는 부족하며, 다른 어떤 것보다도 하나님의 사랑이 필요하다고 가르쳤다.
아우구스티누스의 가르침에 기초해 「습관이 영성이다」(You Are What You Love)라는 책을 쓴 캘빈대학교의 제임스 스미스는 바이든이 취임 연설에서 아우구스티누스를 인용한 것에 대해 환영했다.


또한 바이든은 이 연설에서 “저녁에는 울음이 깃들일지라도 아침에는 기쁨이 오리로다”라는 시편 30:5 말씀을 인용했다. 풀러신학교의 교수인 데이빗 테일러는 시편 30편에 죽음의 이미지가 반복적으로 등장하지만, 결국에는 시인이 공동체를 향해 하나님을 찬양하고 “주께서 나의 슬픔이 변하여 내게 춤이 되게 하시기”를 기다리라고 촉구한다고 지적한다.


취임식에서는 예수회 소속 신부인 리오 오다너번과 감리교 목사 실베스터 비먼이 기도를 맡았다.
조지타운대학교의 총장을 역임한 오다너번은 기도에서 “솔로몬이 '종에게 주사 주의 백성을 재판하여 선악을 분별하게 하옵소서'라고 기도하면서 구했던 지혜”(열왕기상 3:9)를 새 대통령에게 달라고 간구했다. 또한 “너희 중에 누구든지 지혜가 부족하거든 모든 사람에게 후히 주시고 꾸짖지 아니하시는 하나님께 구하라 그리하면 주시리라.”라는 야고보서 1:5 말씀을 인용했다.

축도를 맡은 비먼은 노예와 원주민, 이민자의 역사에 관해 언급하면서 미국을 향해 죄와 분열에 맞서 싸울 것을 촉구했다. “우리는 원수를 친구로 만들 것입니다. 주님의 백성은 더 이상 서로를 향해 무기를 들지 않을 것입니다. 우리는 이웃을 두렵게 만들지 않고 평화롭게 지낼 것입니다. 우리는 주님 안에서 우리의 인간성을 발견합니다.”라고 기도했다.
<번역 박세혁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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