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도 바울의 순교지로 추정되는 오스티아 감옥

교회 역사가들은 주후 65년 전후로 사도 베드로가, 주후 67, 68년 경에 사도 바울이 순교하였을 것이라고 대체로 동의한다. 물론 로마 천주교는 두 사도가 거의 동시에 같은 장소에서 순교하였다고 주장하나 거기엔 무리가 따른다.

모든 일을 협력하여 선을 이루시는 것이 하나님의 뜻일진대, 두 사도의 순교적 희생은 당시 교회적으로는 상상할 수 없는 엄청난 손실이었지만 실상 두 사도의 순교로 말미암아 두 사도들을 인간적으로 의지했던 많은 교회들과 성도들이 사람 중심이 아닌 하나님 중심의 계기로 초대교회가 본격적으로 시작된 점을 간과해서는 아니된다.

사도 바울이 로마에서 순교하였다는 점에 대하여서는 이견이 없다. 사도행전과 로마서, 그리고 디모데전후서를 살피면 로마에서의 순교를 짐작할 수 있다. 또한 사도 바울의 순교에 대하여 동시대의 많은 교부들의 증언들이 있다.

좀 더 구체적으로 살피면 바울이 순교했다고 하는 말은 바울이 죽고 나서 A. D. 100년경에 쓰인 클레멘트의 편지에 처음으로 나온다. 클레멘트는 바울의 순교 당시의 상황에 대해서 자세히 설명하지 않고 그저 바울이 순교했다고만 기록했다.

4세기에 활동했던 교회사가 유세비우스는 그의 교회사책에서 로마에서 네로 황제 때에 사도 바울이 목 베임을 당하고 순교하였다는 구전을 그대로 인용하여 말하고 있다. 하지만 사도 베드로는 경우가 다르다. 사도 베드로 역시 로마에서 과연 순교했을까?

로마 천주교에서는 아주 민감하게 이 주제를 다룬다. 심지어 로마에서 거꾸로 십자가에 달려 순교 했다고 주장한다. 과연 그럴까? 저들의 주장과는 달리 로마에서 만약 순교하지 않았다면?

솔로몬 성전을 떠 바치던 두 놋기둥 야긴과 보아스를 기억할 것이다. 로마 천주교에서는 로마에서 순교했다고 주장하는 두 사도들을 마치 야긴과 보아스 같은 상징성을 지닌 자들로 여긴다. 그러므로 사실 사도 베드로가 로마에서 순교하지 않았다면 로마 천주교 입장은 아주 곤란해질 것이다. 그런데 시기적으로 볼 때 우리는 의구심을 지울 수가 없다.

신약을 자세히 연구해 보면 사도 바울은 순교 직전 대략 2년 정도 로마에 체류하였음을 유추해 볼 수 있다. 사도 바울이 로마에 머물 당시에 로마 천주교의 주장대로 베드로 역시 같은 시기에 로마에 체류하였다고 가정해 보자. 적어도 로마서 16장에서 사도바울은 로마교회의 지도자들을 향하여 아주 자세하게 안부를 전하는 모습을 본다.

하지만 사도 베드로를 향한 안부 내지 언급이 없다. 당시 사도 베드로가 로마에 체류하고 있었다면 적어도 한번 쯤은 사도 베드로의 이름이 언급되어야 자연스럽지 않을까? 아니 언급됨이 마땅하다. 하지만 성경 어디에도 베드로의 순교나 순교 장소에 대한 언급이 없다. <계속>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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