백신 접종을 기다리는 사람들. 사진: 유튜브 채널 FRANCE 24 English 캡처


세계에서 가장 많은 인간면역결핍바이러스(HIV) 감염자가 있는 남아프리카공화국이 HIV 때문에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과의 싸움에도 지장을 받고 있다고 블룸버그통신이 15일 보도했다.

더욱이 남아공의 HIV 양성자 820만 명 중 많은 이가 면역 기능이 저하돼 있으며, 약해진 면역 체계 속에 코로나19를 더 오래 보유할 수 있어서 돌연변이가 더 많이 출현할 수 있다고 과학자들이 경고했다.

실제로 한 36세 여성 HIV 감염자에 대한 연구에서 코로나19는 체내에 216일이나 머물고 돌연변이 재생산도 빠르게 진행됐다.

대부분의 HIV 감염자, 가난하고 소외돼 코로나 백신 접종에 차질

이 때문에 전세계가 빠른 변이 출현에 대처하느라 고투하는 가운데 남아공 HIV 감염자들에게 백신을 접종하는 것이 중대한 문제가 됐다. 대부분의 남아공 HIV 감염자들이 가난하고 소외돼 있으며 이들 다수가 오지에 살고 있기 때문에, 백신 접종 드라이브에서 뒤처져 있는 실정이다.

지금 남아공은 성인 4000만 명 이상을 접종할 정도로 백신이 넘쳐나지만, 접종이 절실한 사람들에게 백신을 공급하는 과제가 대두된다.

남아공 의료연구협의회 수장인 글렌다 그레이는 “HIV 양성자들이 백신 접종을 받도록 하려면, 속도와 적용 범위가 중요하다.”고 주장했다.

남아공 백신 접종은 백신 관련 정보와 인식이 현저히 낮기 때문에 도시와 농촌 간 격차가 심한 편이다. 2500만∼2600만 명이 거주하는 흑인 밀집지구 타운십도 사정은 오지와 별반 다르지 않다.

HIV로 인해 코로나 여파 커져… 새로운 변이 출현도 위험을 부를 것

남아공은 아프리카에서 가장 심하게 코로나19로 타격을 받은 국가다. 남아공의 코로나 누적 확진자 수는 286만 9201명(14일 현재)으로 집계됐으며, 팬데믹(전염병의 세계적 대유행) 기간 평상시 같으면 죽지 않았을 초과 사망자 수도 25만 명 이상으로 파악됐다. 이는 남아공 인구 240명 중 1명 꼴인 셈이다.

남아공은 HIV와 이로 인한 후천성면역결핍증(AIDS·에이즈)과 30년 이상을 싸워왔다. 남아공 통계청은 지난해 기준 남아공인의 13.7%가 HIV에 걸려 있는 것으로 추산했다. 세계 최대 항레트로바이러스 치료 프로그램 덕분에 사망자는 제한됐지만, 코로나19 치료에 어려움을 더했다.

남아공 새 변이가 주목할 만한 '관심 변이'에 해당하는지 결정하기 위해 세계보건기구(WHO)가 연구를 진행하는 가운데 새로운 변이 출현은 미접종자가 많을 경우 생기는 위험성을 보여준다. 남아공 완전 접종자는 약 740만 명으로 성인 인구의 18.5%에 그치고 있다.<복음기도신문=크리스찬타임스>

저작권자 © 크리스찬타임스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