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프가니스탄 북부의 시아파 이슬람 사원(모스크)에서 이슬람국가(ISIS)의 자살 폭탄 테러가 발생해 최소 50명이 숨졌다. 사진: 유튜브채널 WION 캡처


최근 아프가니스탄 재집권에 성공한 이슬람 무장조직 탈레반과 현지 수니파 극단주의 테러단체 이슬람국가(ISIS) 간의 충돌이 갈수록 격화되고 있다. 탈레반은 '아프간의 새 주인'으로 사회 질서 재구축과 안정이 시급한 상황인데 ISIS는 연일 테러를 일으키며 탈레반 체제를 뒤흔들고 있기 때문이다. 발등에 불이 떨어진 탈레반은 계속해서 ISIS에 대한 보복 공격에 나설 것으로 보이는 등 양측 무력 충돌이 가열될 전망이다.

연합뉴스에 따르면, ISIS의 아프간 분파 조직인 이슬람국가 호라산(ISIS-K)은 지난 8일, 100여 명의 사상자가 발생한 아프간 북부 쿤두즈 모스크(이슬람 사원) 자살 폭탄 테러와 관련해 배후를 자처했다.

외신과 현지 언론은은 적게는 43명에서 많게는 80명이 넘게 사망한 것으로 추산된다고 전했다. 지난 8월 26일 카불 하미드 카르자이 국제공항에서 약 180명의 목숨을 앗아간 자살 폭탄 공격도 ISIS-K가 감행했다.

탈레반과 ISIS-K는 같은 이슬람 수니파 무장조직이지만 그간 심하게 대립해 왔다. ISIS-K는 탈레반이 미국과 평화협상을 벌인 점 등을 지적하며 온건하다고 비난해왔다.

또한 지난 9월 3일 수도 카불 모스크에서 폭탄 공격을 벌이기도 했다. 당시 모스크에서는 자비훌라 무자히드 탈레반 대변인의 어머니에 대한 추도식이 열리고 있었다.

ISIS-K는 또 지난달 하순 동부 잘랄라바드에서도 연쇄 폭탄 공격을 일으켰고, “18∼19일 폭탄 공격으로 탈레반 대원 15명 이상이 죽었고 20명이 다쳤다”고 주장했다.

이런 테러가 발생할 때마다 탈레반은 대규모 소탕작전으로 맞서고 있다. 실제로 탈레반은 낭가르하르 주에서 ISIS-K를 공격해 조직원 80명을 체포했으며, ISIS-K의 전 지도자인 아부 오마르 호라사니도 카불의 교도소에서 사살한 것으로 알려졌다.

탈레반은 8일에 발생한 테러와 관련해서도 ISIS-K 은신처 등에 대한 보복 공격에 나설 것으로 전망된다. 이번 테러는 수니파인 탈레반이 적대시하는 소수 시아파 교도의 모스크에서 발생했지만, 국가를 경영해야 하는 탈레반으로서는 이제 소수파까지 모두 껴안아야 하기 때문다. 탈레반으로서는 아프간 내 테러 조직을 근절해야 국제사회의 인정과 원조도 보장받을 수 있는 상황이기도 하다.

다만 탈레반의 노력과 달리 ISIS-K 축출은 쉽지 않은 상황이라는 게 전문가들의 지배적인 의견이다. ISIS-K는 조직원 수가 2000명이 채 되지 않는 것으로 알려졌지만 신출귀몰한 게릴라 전법과 냉혹한 자폭 테러를 앞세워 탈레반을 괴롭히고 있다.<복음기도신문=크리스찬타임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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