세계 최대 장난감 제조 업체인 덴마크의 레고(LEGO)사가 더 이상 여아용·남아용 제품을 구분하지 않기로 해 논란이 되고 있다. 사진: lego.com 캡처


전 세계 어린이들의 동심을 사로잡고 있는 장난감 레고사가 자사 제품에서 남녀의 성별을 구분하지 않은채 제품을 생산하고 판매하기로 알려져 전통적인 성윤리를 중시하는 부모들의 장난감 선택에 비상이 걸렸다.

조립완구의 대표주자로 알려진 덴마크의 레고(LEGO)사가 여아용·남아용 제품을 구분하지 않을뿐 아니라 자사 온라인 홈페이지에서 성별로 장난감을 구분한 카테고리까지 삭제하기로 했다고 영국 가디언이 보도했다.

가디언에 따르면, 레고는 앞으로 출시하는 모든 제품에 성별을 구분 짓는 라벨을 부착하지 않기로 했다. 줄리아 골딘 레고 마케팅 책임자는 “이제 우리의 일은 전통적으로 그들을 위한 것이 아니라고 여겨졌던 장난감들을 가지고 놀고 싶어하는 소년·소녀들을 격려하는 것”이라고 말했다.

이번 결정은 레고가 미국, 중국, 일본, 영국, 러시아 등 세계 7국 출신 6세~14세 어린이와 그들의 부모 7000여 명을 대상으로 한 조사가 바탕이 됐다. 조사 결과 아이들은 성장 과정에서 성별 고정관념에 영향받는 것으로 나타났다.

여자아이 중 82%는 '여자가 축구를 하고 남자가 발레를 하는 것'에 문제가 없다고 답변했지만, 같은 응답을 한 남자아이는 71%에 불과했다. 전문가들은 “남자아이들이 '여자의 것'이라고 여겨지는 장난감을 가지고 놀면 놀림이나 괴롭힘을 당할까 두려워하는 심리가 반영된 결과일 수 있다”고 분석했다.

디즈니… 여아, 남아용 의상 대신 '어린이용', 마텔… 성 중립 바비 인형

문제는 레고뿐 아니라 글로벌 장난감·어린이용품 업체들 이런 성중립 이념에 제품을 이미 생산하고 있어, 완구제품 구입에서도 부모들의 신중한 선택이 요구된다.

디즈니는 2015년부터 상점에서 판매하는 아동용 의상을 여아용·남아용이 아닌 '어린이용'으로 분류하고 있다. 바비 인형 제조 회사로 유명한 마텔(Mattel)은 지난 2019년 머리 모양, 의상, 액세서리 등을 원하는 대로 조합해 다양한 성별을 표현할 수 있는 성 중립 바비 인형(Gender neutral Barbie) 시리즈를 출시했다.

미국 캘리포니아주는 이러한 여건과 함께 한술 더떠 대형 마트에서 성별 구분 없는 아동용품 판매 진열공간을 의무적으로 설치하도록 법안을 지난 9일 통과시켰다.

주정부는 기존의 여아용·남아용을 구분한 진열대를 없애야 하는 것은 아니지만, 성별 구분 없이 상품을 고르려는 소비자에게 선택권을 부여해야 한다는 입장이다. 이에 따라 직원 500명 이상의 대형마트가 아동용품 성 중립 진열 공간을 만들지 않을 경우 벌금 250달러(약 30만원)를 부담해야 한다.<복음기도신문=크리스찬타임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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