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소니아 소토마요르 미국 대법관(사진 왼쪽) 엘리너 케이건 미국 대법관(사진 오른쪽)
'대법관 모두 아이비리그 출신이다. 개신교도는 전무하고, 중부 지역 출신은 8명 중 1명 뿐이다.'
'과자를 찍어내듯' 비슷한 미국 대법관의 인적 구성이 미국의 다양성을 반영하지 못한다는 자성이 내부에서 제기됐다. 비판의 목소리를 낸 사람은 현재 8명의 대법관 중 버락 오바마 대통령이 2009년 임명한 소니아 소토마요르 대법관과 2010년 임명한 엘리너 케이건 대법관이다. 두 사람 모두 여성이고, 진보 성향이다.
미 일간 뉴욕타임스(NYT)의 5일(현지시간) 보도에 따르면 소토마요르 대법관은 지난 3일 콜로라도대학에서 한 강연에서 “우리는 중요한 요소로 평가되는 출신학교, 종교, 출신지 면에서 사람들이 원하는 만큼 다양하지 않다”고 말했다.
케이건 대법관은 지난달 31일 애리조나대학에서의 강연에서 동·서부 해안 지역 출신의 대법관이 많아 판결도 이 지역의 관점으로 경도될 가능성을 우려했다. 케이건 대법관은 “사람들이 어떤 기관에서 자신들과 같은 사람, 자신들의 경험을 공유하는 사람, 그리고 자신들이 설정한 가치를 나눌 수 있는 사람을 발견한다”면서 “그것은 자연스러운 일이고, 그래야 그들도 훨씬 편안하게 느낀다”고 말했다.
미 연방 대법원은 지난 2월 앤터닌 스캘리아 대법관의 사망 후 8인 체제다. 오바마 대통령이 스캘리아 전 대법관의 후임으로 메릭 갈런드 워싱턴DC 연방항소법원장을 지명했으나, 의회를 장악한 공화당이 인준을 거부하고 있다. 현재 8명 중 5명이 하버드대 로스쿨, 3명이 예일대 로스쿨 출신이다. 종교에서는 5명이 가톨릭, 3명은 유대교이다.
인디애나 출신의 존 로버츠 대법관을 제외한 7명이 뉴욕, 뉴저지, 조지아, 캘리포니아 등 동·서부해안 지방 출신이다. 특히 4명은 뉴욕 출신이다. 갈런드 후보자가 인준을 받더라도 크게 달라지지 않는다. 시카고 출신이긴 하지만 워싱턴DC에서 19년간 활동했고, 하버드대 로스쿨 출신에 유대인이기 때문이다.
소토마요르 대법관은 강연에서 현재의 '종신제 대법관' 제도 때문에 인적 구성이 크게 달라지기 어려운 구조라면서 “대법원은 절대로 우리나라를 반영하는 '멜팅 팟(용광로)'이 되지 못할 것”이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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