슈가로프에 위치한 새생명침례교회는 젊은이들이 많다. 대부분의 한국 교회는 여자 성도들이 섬김에 앞장 서는 경우가 많지만, 이 교회는 남자 성도들이 섬김에 솔선수범하는 것이 특징이다. 출애굽기 말씀을 중심으로 진행 중인 42일 특별새벽기도회는 장년 출석인원 270명 중 90명이 참석한다. 마음을 하나로 묶는 기도 운동에 꾸준히 참여하는 성도 비율이 제법 높다. 새생명교회 5대 목사로 부임한 유영익 목사를 이른 아침에 만났다.

“새생명교회에 대해 알게 된 것은 불과 다섯 달 전입니다. 문명길 목사님께서 4월 소천하시기 전 부흥회를 준비하셨는데, 이를 인도한 영안교회 박정근 목사님이 성도들로부터 청빙에 관한 조언을 부탁받고, 신뢰할만한 교계 지도자에게 요청할 것을 권유하셨다고 합니다. 그 당시 저는 매일 한 구절씩 성경을 암송해오고 있었는데, 5월 둘째 주에 '너희는 마음에 근심하지 말라 하나님을 믿으니 또 나를 믿으라(요한복음 14:1)'를 암송하다가 '내가 근심해야 할 일이 있나'하는 생각이 들었습니다.

제 생각과 하나님 생각은 달랐던 것 같아요. 지구촌교회를 수석 부목사로서 부족함 없이 감사하게 섬겨오던 저는 다음 날 목회 선배이자 멘토인 이동원 목사님으로부터 애틀랜타 새생명교회 담임 목회 권유를 받았습니다. 셋째 아이가 졸업반이었기 때문에 '내 시간표와는 다른데…' 하는 생각이 들었었지만, 새생명교회에서 한 대표자가 찾아오고, 교회를 방문하게 되면서, 우리 가족이 움직일 때마다 하나님께서 어떻게 역사하셨는지를 되돌아보게 되었습니다.”

1.5세로 자란 유 목사는 한국 땅을 다시 방문했을 때 '조국을 떠날 땐 그리스도인이 아니었지만, 하나님께서 원하시면 조국을 위해 삶의 십일조를 드리고 싶다'고 서원했다. 그리고 인도하심에 따라 한국에서 목회를 하게 되었다고 한다. 그가 생각한 십일조는 70년의 삶을 기준으로 7년이었는데, 4년 7개월 시무하던 날, 하나님께서는 미국으로 부르셨다. 47세에 한국에 왔으니 정확한 십일조였다.

“가족회의를 하기로 한 날 새벽, '내가 아버지를 사랑하고 있다는 것과, 아버지께서 내게 분부하신 대로 내가 한다는 것을, 세상에 알려야 하겠다. 일어나라. 여기에서 떠나자(요한복음 14:31)'는 말씀을 암송하게 되었습니다. 주님께서 질문을 던지시는 것 같았어요. 한국에서는 좋은 여건 속에서 목회를 하고 있었지만 행정목사였기 때문에 믿지 않는 사람을 만나는 것은 드물었지요. 애틀란타에 간다면 하나님만 붙들고 목회하는 계기가 되고, 복음 증거자로서 더 쓰임받을 수 있을 것 같은 생각이 들었습니다.”

유 목사는 16세에 이민 왔다. 그리고 친구의 초청으로 방문한 교회에서 안이숙 사모의 간증을 듣고 예수님을 믿게 됐다. 성경을 밤낮으로 들여다보던 대학교 2학년 때 그는 담임 목사의 권유를 계기로 무디신학교에 편입해 기독교 교육학을 전공했다. 그리고 달라스 신학대학원에서 교육학 석사, 신학 석사, 목회학 박사과정을 수료했다. 아내 이경민 사모와 세현, 지현, 재현, 미현 네 자녀는 온갖 어려움 속에서도 유 목사가 더 깊은 하나님의 사람이 되도록 도와주었다.


“요즘 많은 1.5세 목사들이 이민교회를 섬기고 있습니다. 미국에서 태어나지도, 장성하지도 않은, 어중간한 틴에이저의 나이에 미국에 오게 하신 것은 한국문화와 미국문화를 알게 하기 위함이 아니었을까요?”

10년간 어린이 부흥사로 활동했던 유 목사는 새생명교회의 어린이, 유스사역을 자랑했다. 데이빗 홍 목사와 소냐 홍 사모가 팀웍을 이뤄 좋은 영향력을 미치며 성장해온 주일학교는 청소년 80명, 어린이 80명 수준이다.

“제가 고등학생 때 서로 다른 교회를 다니던 남학생 다섯 명이 모여 아파트 지하에 나무토막 두 개를 엮어 십자가를 걸고, 부모님을 구원시켜달라고 기도하고 찬양하고 말씀을 나눴었지요. 모임이 25여명으로 성장했고, 용돈을 털어 전도지를 만들어 배포도 했습니다. 이 그룹에서 목사가 7명이 나왔지요. 청소년은 받기만 하는 세대가 아니라, 훈련을 받으며 소명의식을 갖고 헌신할 수 있는 시기입니다. 전도에 있어서도 적극성을 띌 수 있습니다. 증인으로서 쓰임받고, 학교에서 영향력을 끼치며 제자로서의 삶을 살 수 있어요. 최근에 셋째 아이가 기타를 치며 뭘 열심히 준비하더군요. 국기 게양대에 모여서 기독교 학생들이 모여 기도하는 모임을 자기가 제안했다는 거예요. 많이 모이진 않았다고 해요. 하지만 그 얘기를 들으며 흐뭇했어요. 아이들은 아이들 수준에서 영향력을 끼치는 그리스도인이 될 수 있습니다.”

유영익 목사는 교회가 교회만을 위해 존재하는 것이 아니라 이웃에 영향력을 끼치기를 소원한다. 교회 울타리 안에 머무르는 빛과 소금이 아니라 세상의 빛과 소금이 되어야 하는 것이다. 그래서 제대로 신앙생활 하는 모습이 가정에서 실천되고, 일터를 세워야 한다고 설교한다. '나도 교회에 가볼까 하는 자극을 줄 수 있는 그리스도인이 되라'고 강조하며, 요셉처럼 함께 하는 사람들에게 축복의 통로가 되는 삶을 축원한다.

“우리 교회가 문을 닫는다면 가장 아쉬워하는 사람이 우리 교인만이 아니라 이웃들이 되어야 합니다. 그렇지 않는다면 교회가 커뮤니티 안에 존재하는 이유가 무엇이겠습니까?”

아메리칸 드림을 꿈꾸며 가족을 이끌고 미국에 왔던 1세대의 한 아들이 수 십 년이 지난 오늘, 가족을이끌고 다시 미국을 찾았다. 그러나, 이 1.5세의 가슴에는 아메리칸 드림이 아닌 세계 복음화의 드림이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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