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교회 선교의 미래와 방향을 고민하는 방콕설악포럼 장면

한국교회 선교의 미래와 방향을 고민해왔던 방콕포럼이 지난해에 이어 설악포럼과 함께 개최됐다.(사진) 지난 4월 26~27일 포천 베어스타운에서 열린 올해 방콕-설악 포럼은 '미래교회와 선교사 모델'을 주제로 '풀뿌리 선교운동의 측면에서 본 세계선교 패러다임의 변화 및 비서구 선교동원'에 대해 논의하는 시간을 가졌다.
풀뿌리 선교운동 모델을 제안하고 총론 발제를 맡은 한국 OMF 손창남 선교사는 “많은 사람들이 사도행전에서 바울과 바나바의 선교를 주목하고 선교 역사에서도 족적을 남긴 굵직한 선교사들만 기억한다. 하지만 사도들과 전임 선교사 외에도 삶 속에서 복음을 전한 풀뿌리 선교사들이 있었다”며 평신도들의 선교에 주목했다.
손 선교사는 풀뿌리 선교운동의 성경적 근거를 사도행전 11장 19절에서 찾았다. 바나바와 바울의 선교(13~28장) 이전인 11장 본문은 '…환난으로 말미암아 흩어진 자들이 베니게와 구브로와 안디옥까지 이르러' 유대인과 헬라인에게 복음을 전했다고 서술하고 있다. 본문에서 말하는 '흩어진 자들'이 바로 풀뿌리 선교운동의 모델이라는 것이 손 선교사의 설명이다.
선교 역사에서도 풀뿌리 선교 모델을 찾을 수 있다. 신학자 브루스(F.F.Bruce)는 “영국에 기독교를 전파한 것은 평범한 사람들, 곧 고올(Gaul) 지방에서 온 상인들이었다”고 소개했다. 모라비안 교도들에게 영향을 받은 바젤 선교회의 사역 역시 풀뿌리 선교운동의 대표적인 형태라고 할 수 있다.
손창남 선교사는 “풀뿌리 선교운동이야말로 우리가 회복해야 할 선교 정신인 동시에 따라야 할 모델”이라면서 “허드슨 테일러는 '배를 타고 선교지에 간다고 갑자기 선교사가 되는 것은 아니다. 만약 본국에서 선교사가 아니라면 배를 타고 넘어 간다고한들 변화가 생기지 않는다'고 말했다. 이제 모든 성도들이 선교적으로 사는 삶이 준비돼야 한다”고 강조했다.
손 선교사는 “옛날에는 세계열강의 영향력 때문에 선교사를 내쫓는 것이 쉽지 않았다. 하지만 지금은 다르다. 선교사라는 신분으로는 입국하기 힘든 국가도 많으며, 그렇지 않더라도 선교사 자체를 환영하는 국가는 많지 않다”면서 “한국교회는 그동안 진행했던 선교사 중심의 선교운동에서 흩어진 사람들, 즉 풀뿌리 선교 운동으로 회복돼야 한다”고 제안했다.
포럼에서는 실제 삶의 현장에서 풀뿌리 선교운동을 실천하고 있는 양동철 씨가 참석해 사례를 발표하는 시간을 가졌다. 양동철 씨는 이슬람 국가인 인도네시아에서 한국계 은행 직원으로 근무하며 관계를 맺는 사람들에게 복음을 전하고 있다.
양 씨는 “전임 선교사로 인도네시아에 온 것이 아니었기 때문에 내 정체성에 대한 고민이 많았다. 또 이슬람 국가다보니 시행착오도 많이 겪었다”며 “하지만 사람들을 만나고 복음을 전하며 선교사가 아닌 많은 성도들도 동기를 부여받고 삶의 현장 가운데 얼마든지 선교적 삶을 살아낼 준비가 돼있다는 것을 경험했다”고 소개했다.
방콕-설악포럼 참석자들은 합의문을 발표하고 △현장에서 진행되는 풀뿌리 선교 사례들을 모아 네트워크를 만들고 이들을 지지하는 기구를 만들 것 △풀뿌리 선교 모델을 소책자, 매체 등을 통해 한국교회에 적극적으로 소개할 것 △비서구권 교회가 시행하는 풀뿌리 선교 모델을 찾아보고 협력할 것 등을 결의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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