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주님 당신께서는 햇빛과 바람과 물과 땅을 통해서 이 땅의 모든 생명들이 넉넉히 누릴 수 있을 만큼의 풍성한 에너지를 베풀어주셨습니다. 욕심을 버리고 베풀어주신 것들에 감사하며 에너지 정의의 길로 나아갈 때, 온 창조세계가 다 함께 평화를 누릴 수 있음을 다시금 깨우쳐 주셨습니다. 이제 우리들로 하여금 창조질서를 거스르는 기후변화의 땅을 갈아엎고, 화석연료와 핵을 벗어나 은총으로 사는 일에 앞장서는 생명의 일꾼들이 되게 해 주십시오”
지난 5월 31일 서울 전농교회(담임목사 이광섭)에서는 환경주일을 맞아 “기후변화의 시대, 에너지 정의에 앞장서겠다”는 기독교인들의 다짐이 기도로 울려 퍼졌다.
한국기독교교회협의회와 기독교환경운동연대, 한국교회환경연구소가 공동으로 주관한 이날 환경주일 연합예배는 황희자 목사(교회협 생명윤리위원회)의 사회로 시작돼 이광섭 목사의 말씀 선포와 김기석 신부(교회협 생명윤리위원장)의 축도, 교회협 이홍정 총무의 인사 등으로 진행됐으며, 2018년 녹색교회로 선정된 10개 교회에 대한 시상식이 이어졌다.
예배에 앞서 1부 행사로는 기후변화와 에너지 전환을 주제로 한 윤순진 교수(서울대 환경대학원)의 강연과 감리회 햇빛발전협동조합 등 에너지 전환 사례에 대한 이야기 마당이 펼쳐졌다. 또 사전마당으로 녹색교회 네트워크 창립총회도 이날 열렸다.
이광섭 목사는 이 자리에서 한국교회가 해결해야 할 문제로 남성우월의 가부장적 문화와 냉전 사고에 의한 반공이데올로기, 환경‧생태신앙으로의 회심 등 세 가지를 꼽은 뒤, 이중 가부장적 문화와 반공이데올로기는 최근 사회적으로 확산되는 미투운동과 북미간 정상회담으로 결정적 변화의 계기를 맞고 있지만, 생활의 불편을 감수해야 하는 환경 운동은 여전히 부담스러운 과제로 남아있다고 지적했다. 이 목사는 이어 “성령은 우리로 하여금 하나님의 창조섭리와 뜻을 알게 하시며 깨달은 대로 새로운 삶을 살게 하신다”고 강조하면서 “하나님의 창조세계를 돌보고 회복하는데 쓰임 받도록 기도하며 힘쓰자”고 당부했다.
인사에 나선 이홍정 교회협 총무는 "하나님의 창조세계를 온전하게 회복하는 생태 신앙으로의 회심은 자기 비움의 영성이 요구되는 것”이라고 말하고 경건과 절제, 나눔과 자발적 가난으로의 결단이 필요하다면서 환경주일을 맞아 그런 각성과 회심이 한국교회 모두에게 있기를 바란다고 권면했다.
한편 올해 녹색교회로는 △가재울녹색교회(담임목사 양재성) △여수 갈릴리교회(담임목사 김순현) △인자교회(담임목사 이동원) 이상 감리회 △도심리교회(담임목사 홍동완) △새날교회(담임목사 안하원) △성문밖교회(담임목사 김희룡) △세천교회(담임목사 이주용) △장동교회(담임목사 황찬규) 이상 예장 통합, △서울제일교회(담임목사 정원진)- 기장 △새사랑교회(담임목사 이수경)- 기성 등 모두 10개 교회가 선정됐다.
서울연회 서대문지방에 속한 가재울녹색교회는 매주 예배마다 창조신앙 고백순서를 갖는 것은 물론 재생용지 주보제작, 생명밥상 빈그릇 운동 실천, 천연세제 사용, 미니 생협 운영, 생태수련회 개최, 미니 태양광 발전소 설치 등의 활동으로 녹색교회에 선정됐다.
호남선교연회 여수광양지방에 속한 갈릴리교회는 수년째 “생명과 평화의 길을 걷는 녹색교회”를 표어로 삼아 전 교인을 대상으로 대지친화적인 삶, 생명긍정과 생명살림의 길을 교육하고 실천하도록 권면해 오고 있다. 이를 위한 구체적 활동으로는 교회텃밭 운영을 통한 생명밥상 차리기, 물·전기·연료 아껴 쓰기, 머그컵 사용의 습관화, EM효소 만들기, 초록가게 참여 등을 강조하고 있으며, 각 교인의 가정에 작은 규모라도 정원을 꾸미고 꽃과 나무를 심도록 유도하고 있다. 이 교회는 12년 전부터 150평 규모의 정원을 일구어 2016년 국립수목원이 펴낸 '가보고 싶은 정원 100'에 선정되기도 했다.
서울남연회 양천지방에 있는 인자교회는 교회내 환경선교위원회 운영과 친환경 먹거리 소비, 쓰레기 줄이기, 친환경 세제 사용하기 등을 교인들과 함께 실천하는 모습으로 녹색교회에 선정됐다. 이 교회 역시 태양광 발전소를 설치 운영하고 있으며, 농도생협 활동에도 적극 참여하고 있다.
저작권자 © 크리스찬타임스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