성결교단 산하 교회들이 모여 연합으로 개최한 '성결인의 밤'이 애틀랜타에서 열렸다. 이번 집회의 강사로 초청된 신촌 성결교회 이정익 원로목사를 만나 한 교회를 26년간 섬기며 느낀 목회와 신앙에 관한 이야기를 나누었다.


성결교단 연합집회는 미주에서 애틀랜타가 처음인가요?
애틀랜타를 방문하기 전 6월 22일(금)~24일(주) 뉴저지 250개의 교회가 연합하여 드려진 초교파 연합 집회 “호산나 전도대회”의 강사로 초청되어 말씀을 전했습니다. 성결교단 연합집회는 예전에 LA 지역에서 열린 적이 있으나 오래 지속되지 못하다가, 현재 미주에서는 애틀랜타가 처음입니다. 이번 집회를 통해 애틀랜타 성결교회 목회자들이 연합 집회의 필요성을 절실히 느끼고 있다는 것을 알게 되었어요.


애틀랜타 성결교단 연합집회가 계속될 예정인가요?
그렇게 되기를 희망합니다. 애틀랜타에 있는 성결인 연합집회가 정기적으로 열려 하나님의 기쁨이 되고 애틀랜타의 다른 교파 교회에도 도전이 되기를 바랍니다.


목회자로서 보람을 느끼는 순간은 언제인가요?
성도들이 신앙 안에서 안정을 찾고, 영혼의 고요함을 얻어 평정을 느낄 때, 모든 세대가 함께 부흥할 때, 훈련된 그리스도인들이 흩어져 사회에서 영향력을 발휘할 때 큰 보람을 느낍니다.


구체적으로 어떤 영향력을 말씀하시죠?
자동차가 주요소에 가는 이유는 기름을 채우기 위해서입니다. 기름을 채운 후에는 흩어져, 가야할 방향으로 떠납니다. 교회 역시 주유소와 같아요. 교회로 사람들이 몰려드는 이유는 채우기 위해서입니다. 예배를 통해 공허한 마음을 말씀과 영성으로 내 영혼의 그릇을 채워 세상으로 나아가는 것입니다. 성도는 흩어져 예수 그리스도의 삶을 살아 주일이면 채워지기 위해 다시 교회로 모입니다. 교회는 매주 성도를 파송해야 하며 이것이 하나님의 뜻이고 신앙인의 삶이라 생각합니다.


목사님의 목회 철학이 궁금합니다.
저는 평생 상식 중심의 목회를 추구했습니다. 교회에 상식이 결여되면 문제가 일어납니다. 재정문제, 인간관계 모두 상식이 결여되어 나타나는 현상입니다. 오늘날 교회가 사회적 물의를 빚는 것은 상식의 선을 벗어났기 때문입니다. 교회운영, 경영, 목회, 인사, 재정 등 모든 면에서 상식만 벗어나지 않는다면 목회의 탈선은 일어나지 않습니다.


상식의 법을 벗어났다는 뜻은 세상의 법을 지키지 않았다는 뜻인가요?
세상의 법, 교회의 법, 신앙의 법 모두 해당합니다. 신앙의 법에서 상식의 선을 넘으면 이단으로 빠지거나 급 보수로 빠지게 됩니다. 세상의 법도 마찬가지입니다. 세상의 범죄, 탈선 횡령이 발생하는 것은 상식의 기준을 무시했기 때문입니다. 특히 목회자는 반드시 영수증을 첨부하여 재정적인 부정이 일어나지 않도록 유의하고 규모가 큰 지출은 반드시 당회를 거쳐야 합니다. 이 절차만 지켜도 재정적으로 얼굴 붉히는 일은 일어나지 않습니다. 믿음의 공동체 안에서 말씀을 따르며 서로 양보하는 덕을 세우는 결정을 해야 합니다. 인사 관련 문제도 마찬가지입니다. 목사 청빙, 장로, 권사를 세울 때도 상식이 기준이 되면 잡음은 일어나지 않습니다. 상식의 기준을 넘어 편향된 것에 초첨을 맞출 때 문제가 발생합니다.


전 47년간 그 상식에 초점을 맞춘 목회를 했습니다. 그러기에 47년 동안 당회에서 한 번도 얼굴 붉혀본 적이 없습니다. 이 상식의 목회를 지금도 강조하고 있습니다.


상식에 관해 새로운 깨달음을 가지게 되네요. 후배 목사님들에게 권면의 말씀 부탁드립니다.
젊은 후배 목사님들에게 권하고 싶은 한 가지는 영성의 강화입니다. 학교는 지성만 요구하지만, 목회자는 지성, 영성, 덕성이 겸비된 인격자가 되어야 합니다. 요즘 젊은 목회자는 지성을 추구합니다. 그 결과 학력이 높고 정보에 익숙하죠. 책을 많이 읽어 지식도 많고, 설교도 탁월합니다. 그런데 왠지 예배를 마치면 설교 내용도 잘 생각나지 않고 공허함이 큽니다. 그 이유는 지성으로 채웠는데 가슴으로는 채워지지 않아서입니다. 현대의 젊은 목회자들에게 영성이 깊어지기를 권하고 싶습니다.

또 다른 한 가지는 덕성을 강조하고 싶습니다. 장기목회는 영성과 더불어 덕성이 겸비되어야 합니다. 성도들이 담임 목사님과 일 년만 같이 지내도 담임 목사님 인격 수준을 모두 파악합니다. 한 교회에서 오래 목회하려면 영성, 지성, 덕성이 반드시 필요합니다. 이 세 가지가 갖추어져야 장기적인 목회가 가능합니다. 지식, 학위, 영성이 겸비되고 설교를 잘해도 인성이 부족하면 은혜가 되지 않습니다.

목회자는 교인들에게 신뢰를 주어야 합니다. 설교, 학위, 지성이 부족해도 덕성이 인정되면 롱런합니다. 그 이유는 사람들에게 신뢰를 주기 때문이죠. 덕성은 목회자의 큰 자질이며 현대 젊은 목회자들에게 이 점을 강조하고 싶습니다.


목사님은 어떤 찬송을 즐겨 부르시나요?
구원의 찬송입니다. 구원의 찬송은 신앙의 간증입니다. 마태복음 7장 7절 “구하라, 찾으라, 두드려라”는 그리스도인의 지표라고 생각합니다. 하나님은 우리가 찾고 구하고 두드리기를 원하십니다. 부모는 아이들이 조르지 않아도 모든 것을 주고 싶어 합니다. 그러나 아이들이 달라고 조를 때 큰 보람과 기쁨을 느낍니다. 아이는 아이다울 때 가장 사랑스럽습니다. 주실 줄 믿고 아무 행동도 취하지 않는 것은 아이들의 모습이 아닙니다. 하나님께 매달려 매일 일용한 양식을 구하고, 찾고, 두드리는 삶이 하나님이 기뻐하시는 자녀 된 삶입니다.


관여하고 계신 희망 나눔재단 소개 부탁드립니다.
“희망 나눔재단”을 통해 목회하며 아쉬웠던 부분을 행동으로 옮기는 제2의 목회를 하고 있습니다.
도움이 필요한 목회자의 기를 살리고 옛 소명의 회복을 돕기위해 세미나, 합숙훈련, 영성훈련을 벌이고 돕고 있습니다. 작은 교회 목회자를 격려하는 '목회자 세움 프로젝트'로 옛 소명감을 되찾도록 노력하고 있으며 경제적으로 힘든 고학력 목회자에게 저서와 논문을 쓸 수 있도록 지원하는 '국내외 신학자 지원 사업'을 벌이고 있습니다. '국내외 신학자 지원 사업'의 후원 대상은 교파를 초월합니다. 일반 학계나 대기업은 우수 학자를 지원하는 프로그램을 운영하지만, 신학계는 이런 제도가 없기에 신진 신학도를 격려하는 이 일을 시작했습니다.


또한, 북한과 동남아 어린이 구제 및 교육지원 사업을 펼치고 있습니다. 북한 아이들에게 21가지 영양소를 넣어 푹 쩌낸 영양 쌀을 보내고 있습니다. 영양 쌀 한 컨테이너로 30만 끼가 해결되며 비용은 1000만 원이 필요합니다. 미국 선교단체에 후원금을 전달하여 영양 쌀을 만들어 북한에 보내고 있습니다.


이민 사회 기독교인들에게 권면의 말씀을 부탁드립니다.
이민 사회의 삶은 가만히 앉아 있어도 정신이 혼란스럽고 분주합니다. 현대인에게 가장 필요한 것은 생각하는 시간, 묵상의 시간, 되돌아보는 시간, 성찰의 시간이 아닐까 생각합니다. 고향과 고국을 떠나 살아가는 이민자의 삶은 영혼의 갈급함과 공허함이 더욱 큽니다. 이분들께 조국과 하나님의 연결 끈을 놓지 말라고 권하고 싶습니다. 이것이 이민자로 살아가는 힘든 시간의 공허한 부분을 회복시켜주는 열쇠가 될 것입니다.


기독교 언론지인 크리스찬 타임스에 바람이 있다면?
세상 뉴스는 사건, 사고가 대부분입니다. 누군가의 성공담 역시 자괴감만 커집니다. 기독교 언론사인 크리스찬 타임스는 크게 성공한 사람의 성공담보다는 신앙 안에서 잔잔하게 성공한 분들의 삶, 평소에 느낀 소감, 수필, 시 등 세상의 사건 사고가 아닌 잔잔한 희망과 기쁨을 안겨주는 제2의 성서, 설교의 역할을 감당해 주시기를 바랍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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