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랑하는 동역자님께, 부활의 첫 열매가 되신 예수 그리스도의 이름으로 문안드립니다.

이전에 말씀드린 대로 2018년 9월부터 동양 의학 Ph.D 박사 과정 공부가 정식으로 시작되었습니다. 2개월여 논의와 준비 과정을 거쳐 11월부터 논문 제목이 정해지고 실험 방향도 윤곽을 잡았습니다. 동양 의학 실험 논문을 위해 현재 3명의 현지 지도 교수들과 240명의 학생과 환자 100명을 합하여 총 340명이 실험에 참여할 예정입니다. 이 실험을 통하여 각 경락의 침 치료 효과를 입증하기도 하겠지만 참가자들이 가지고 있는 실제 병이나 증상들에 대하여 실제로 침 치료를 하게 됩니다. 일정 기간 실험을 통하여 교제를 시작했던 학생들과는 벌써 꽤 친해져서 다양한 주제로 대화도 하고 서로에게 좋은 배움을 제공하고 있습니다. 박사 과정 담당자 중에 외과 전문의가 있는데 저에게 정식으로 제자가 될 터이니 침을 가르쳐 달라고 하는 교수도 있습니다. 시간 관계상 아직 한의학을 전수하는 것을 적극적으로 할 수는 없지만, 주님께서 주실 기회를 기다리고 있습니다.


학교는 주 5일 매일 등교하고 하루 9시간씩 실험 논문을 위하여 시간을 보내고 있습니다. 한 사람을 연구하는 데 드는 시간은 약 1시간이고 평균 일주일에 35명~40명씩 감당할 수 있지만, 공휴일, 시험 기간, 주말 등을 제외하면 20명 정도를 감당해 내는 것 같습니다. 학교 수업 후 가끔은 왕진도 합니다. 토요일에는 평일에 도저히 갈 수 없는 환자들을 찾아다니며 치료하고 있습니다. 주일에는 현지 교회 예배 참여 후에 아픈 사람들을 치료해 주고 있습니다. 전체 실험 대상은 340명이지만 치료해 주고 있는 실제 환자를 포함하면 그 숫자는 배가 넘어갑니다. 현지인들이 전도하는 환자들을 데리고도 옵니다. 일주일에 치료와 연구에 보내는 시간이 50시간 정도 되는 것 같습니다.


현재까지는 침놓기 전에 건강한 사람들의 심전도와 스트레스 지수를 측정하고 침을 놓고 난 이후에 침을 놓기 전과 후의 차이를 연구해 왔습니다. 건강한 사람 240명은 실험을 끝낸 상태입니다. 4월 말이나 5월 초부터는 트라우마 환자들 100명을 중심으로 같은 실험을 하게 됩니다. 이 두 가지 실험을 6월까지 마쳐야 하므로 험난한 작업이 기다리고 있습니다. 실험뿐만 아니라 교양 과목과 필수 과목 또한 이수해야 하므로 행복한 비명이 절로 나옵니다. 현재까지의 실험 결과는 예상 이상으로 침 효과를 증명하는 실험 결과라서 지도 교수들과 참가하는 학생들과 자료들을 통계화하는 도우미들도 모두 관심을 가지고 그 결과를 주목하고 있습니다.


논문지도 교수 중 한 분이 현지 의과대 내에 한의과 개설에 대한 계획안을 작성해 보라고 제안하고 있어서 고민 중입니다. 거절할 수도 없고 쉽게 시작할 수도 없는 일이라서 기도 가운데 주님의 뜻을 묻고 있습니다. 본인이 무릎 수술 후에 어떤 치료로도 효과가 없던 차에, 침 치료를 받으시면서 많이 호전되셨고 불같은 성격도 누그러지시면서 침 치료에 무엇인가 설명할 수 없는 효과와 원리가 숨어 있다고 느끼시는 것 같습니다. 아마도 이러한 개인적 경험을 통하여 한의학의 새로운 가능성에 대하여 눈을 뜨시면서 세우신 뜻인 듯합니다. 결코 쉬운 일은 아니지만 만약 한의과가 의대 내에서 정식으로 세워지면 여러 가지로 유익이 있을 듯합니다.


생각지도 못했던 현지 의대에서의 동양의학 Ph. D 과정을 시작하면서 또다시 밤늦게까지 만학을 시작하게 하신 그분의 섭리를 또 다른 소명에 또 다른 사명으로 받아들이면서 공부에 최선을 다하고 있습니다. 학생으로서는 워낙 고령(?)인지라 모두 존경해 주고 교수 대접(?)을 해 주고 있어서 사람을 만나는 것이 너무 즐겁고 행복한 것에 감사하고 있습니다. 실험 논문을 통하여 만나게 될 사람들과 계속 ㅂㅇ 안에서 교제할 꿈을 꾸면서 벅찬 기대감에 부풀어 있습니다.


비록 여러 교양 과목들과 러시아 의학 전문 용어가 넘어가기 힘든 산이기는 하지만 한의학을 섭렵했던 한의사로서 양의학을 깊이 있게 접하고 있는 것이 또 다른 기쁨입니다. 앞으로의 더 나은 만남, 더 효율적인 만남을 위하여 아내도 음식과 간식들을 마련하여 학교 직원들과 교수들, 그리고 학생들을 섬기고 있습니다. 매주 다양한 음식과 간식들을 준비하면서 함께 행복해하고 있습니다. 저의 실험 논문 진행에 힘을 실어 주고 있습니다.


아내는 타지크어를 배우고 버스와 대중교통 타고 다니면서 길에서 시장에서 차 안에서 그들의 아픈 사정들 들어주고 위로도 하면서 전도도 합니다. 가끔 그렇게 만난 사람들 가운데 아픈 사람들을 보면 저에게 보내어 치료를 받게도 합니다. 이렇게 바쁜 가운데 짬을 내어 타직의 후배 선생님 가정들 초청하여 식사를 대접하고 위로하고 격려하는 일도 합니다.


정말 이 길을 잘 택한 것인가? 의구심이 전혀 일어나지 않는 것은 아닙니다. 복도에 있는 의자에 앉아 고민하고 있을 때 10년 후에 있을 일들이 환상처럼 눈앞에 펼쳐졌습니다. 뭐라고 구체적으로 말할 수는 없지만, 그때 저의 눈 앞에 펼쳐진 일들은 매우 감격스럽고 아름다운 열매처럼 보였습니다. 이러한 주님의 위로가 있었음에도 불구하고 여전히 현재 가는 길이 쉬운 길은 아닌 것 같습니다.
제가 하는 일이 아주 보잘것없고 미약하지만 무슬림 민족들이 구원받는 그 아름다운 비전에는 아름다운 순종과 인내와 기다림이 요구되는 것 같습니다. 저희는 아름다운 사람들로서 아름다운 이 길을 이 땅 백성을 사랑하시는 아버지의 맘을 갖고 순종하며 감사하며 기도하며 인내하면서 가기를 원합니다.


이 모든 일은 하나님께서 하신 일들입니다. 일일이 다 나눌 수 없지만 여러 간증 중에 몇 가지 기억나는 일들을 나누려 합니다.
최근에 현지 교회 교인 중에 몇 사람이 자신들이 전도하는 사람들을 저에게 보내왔습니다. 그중에는 신장 투석을 하는 여자분이 있었습니다. 이분은 신장 투석을 일주일에 2번 이상하고 늑막염으로 폐에 물이 고여 일주일이 멀다고 몇 리터씩 물을 빼내야 하는 중환자였습니다. 기침 소리는 곧 숨이 넘어갈 듯한 그런 환자였습니다. 과연 이 환자를 치료해야 하는가! 하는 당황스러움이 순간 일어났지만 늘 그랬듯이 그 대답은 “예”였습니다. 지혜를 주시는 대로 기도하면서 치료를 시작했습니다. 일주일도 안 되어 폐에 고였던 물은 다 말라 버렸고 손과 발의 부기도 다 빠져 버렸습니다. 그리고 몇 주일 동안 치료한 결과 이제는 일주일에 한 번 정도만 투석하고 있습니다. 죽을 날만 기다리며 두문불출하던 환자가 이웃을 찾아다니며 교제를 하고 있다고 합니다. 프레이즈 더 로드!


이 외에도 원인 모를 통증으로 X-Ray 결과를 뭉치로 들고 찾아오는 환자들도 부지기수입니다. 불면증 환자들, 어지럼증 환자들, 분노 조절 장애자들 등등 왜 이렇게 병이 많습니까? 기도 가운데 치료하다 보면 모두 치료가 됩니다. 그들의 아픔 마음 사정 들어주면 눈물을 흘리고 속의 얘기들을 합니다. 위로의 말이 그들의 치료를 더 호전되게 함을 인정하지 않을 수 없습니다.. 아버지께서 그들을 만져주시고 고쳐주심을 느낍니다. 모두 호전되어 살 만하면 또 다른 환자들, 가족들을 데리고 옵니다. 이곳은 병원이 아니고 실험실이니 제발 환자를 데리고 오지 말라고 해도 계속 환자들을 데리고 옵니다. 제발 공부 좀 하도록 내버려 두라고 해도 그들은 제가 하는 공부나 실험에는 관심이 전혀 없습니다. 실험실에서 동료들과 지도 교수 눈치를 보면서 치료를 하고 있지만, 병이 나아서 실험실 문을 나서는 사람들의 뒷모습을 보면 감사가 절로 나옵니다. 앞으로 2년을 더 이런 생활을 해야 한다고 생각하면 막막한 면이 없지 않지만, 어차피 우리의 삶은 오늘 하루의 삶이 아닙니까! 하루하루 충성하다 보면 달려갈 길이 끝나는 날이 올 것입니다.


어렵고 힘든 가운데서도 기도와 후원으로 도와주셔서 큰 힘을 얻습니다. 늘 깊은 감사를 올립니다. 여전히 부족한 점이 많이 있습니다. 많은 기도와 응원 부탁드립니다. 함께 하나님 나라 세워감이 큰 행복입니다. 깊은 감사를 드리며 사랑하고 축복합니다.

기도제목
1. 의대 공부를 잘해 나갈 수 있도록 지혜와 믿음과 인내를 주시고, 만나는 사람들과 환자들 사랑으로 잘 치료할 수 있도록
2. 만남이 연결되어 복음을 전하고 제자 삼는 일로 잘 이어지도록
3. 저희 부부 영육 강건과 자녀들 믿음 가운데 든든히 서 가도록 두손 부탁드립니다.

2019년 4월 두샨베에서, 이상웅, 권향미 올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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