집시들이 발 붙이고 사는 동유럽 나라 정부는 그들을 자국민 취급을 해주지만, 정작 그들과 함께 섞여 살고 있는 자국민들은 그들을 자기들과 동등한 국민으로, 이웃으로 인정하지 않아왔습니다. 심지어 교회까지도 바로 이웃인 그들을 차별하고, 우리 구주 예수 그리스도의 생명의 복음을 전하는 구원 사역에 관심을 기울이지 않았습니다.


한가지 예로, 본 선교회 본부가 있는 헝가리의 경우, 헝가리 천만 인구중 10%인 100만 명 정도가 집시들입니다. 그러나 집시 교회는 열 손가락으로 세어도 남을 정도로 그 숫자가 미미합니다. 정식으로 신학 교육을 받은 집시 목회자는 극소수에 불과 합니다. 이런 집시 교회는 헝가리 어느 교단에서 세워준 것이 아니고, 복음을 전해들은 집시들이 자발적으로 세운 교회라고 봐야 합니다.


본 선교회 부근에 자리한 헝가리 샤로스파탁 개혁 교단 신학교가 1531년에, 유럽 최초로 마틴 루터 종교 개혁 운동이 진행될 때 세워진 개신교 신학교이지만, 최근까지 집시 졸업생이나 재학생이 한 명도 없었다고 합니다 헝가리 개혁교단 신학교가 이곳 말고도 세 군데에 있는데도 그곳 사정도 마찬가지 입니다. 유럽의 장자 교단인 헝가리 개혁교단 신학교에 집시 졸업생이 없으니 헝가리에 집시 교회가 있을리 만무합니다.


예수님께서 교회는 모든 족속에게 복음을 전파해서 제자 삼으라고 명령하시는 데도 말입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헝가리 개혁교단이 집시 선교에 관심을 전혀 두지 않은 것은 나름대로 이유가 있다고 합니다. 10세기 경에 건국된 헝가리는 지정학상 외세로부터 침략을 수없이 당해왔는데, 국가가 어려운 일을 당할 때마다 용맹스러운 마쟈르 족을 중심으로 스스로 뭉쳐서 굳세게 외세에 대항해왔다고 합니다. 헝가리 정식 국가 명칭은 마쟈르 공화국입니다.


그런 연유로 헝가리는 유럽에서 단결력과 민족주의가 강하다고 정평이 나 있습니다. 헝가리 교계는 아무리 교회 개혁을 한다 하더라도, 그 개혁이 헝가리 국민만을 위한 것이라는 철저한 민족주의 의식이 저변에 깔려 있었다고 합니다. 그러니 헝가리 국민들 사이에 얹혀사는 집시같은 이방인들은 아예 구원의 대열에 포함시키지 않았다고 합니다. 헝가리뿐만이 아니라 주변 동유럽 국가들의 교계 상황도 헝가리와 마찬가지입니다.


그러나 정치적 상황이 아무리 그렇다 하더라도 주님의 몸된 교회는 모든 것을 뛰어넘어 누구에게나 복음을 전해서 영혼 구원 사역에 힘써야 합니다만 헝가리 개혁 교회는 집시들을 철저히 외면했습니다. 전통적으로 집시같이 비천한 자들을 멸시하는 그런 교회들이 있고 동시에 집시들을 외면하는 사람들이 있는 나라에 정착해서 집시 사역을 하는 것이 그리 쉬운 일만은 아닙니다. 초창기에는 본 선교회 선교사들도 집시들과 비슷한 대접을 받은 일이 수도 없이 많이 있었습니다.

본 선교회는 지난 16년 동안 헝가리에 터를 잡고 동유럽 집시 선교를 해오면서 헝가리 개혁 교단 사람들에게 집시에 대한 편견을 깨도록 많은 영적 도전을 주었습니다. 그런 영적 도전은 집시들의 영혼을 귀하게 여기고 사역에 충실한 것을 헝가리 개혁 교단 사람들이 계속 지켜본 것입니다. 그런 가운데 하나님의 도우심으로 샤로스파탁 개혁 교단 신학교가 집시에 대한 편견을 허물고 4년 전에 본 선교회가 추천한 집시 학생들을 받아들여 평신도 지도자 3년 과정을 이수하도록 배려했습니다. 벌써 집시 교회 지도자 17명이 이 과정을 마쳤습니다. 집시학생들을 받아들인 것은 헝가리 개혁 교회 처음 있는 역사적인 사건입니다.


앞으로도 이 신학교에서 계속 집시 학생들을 보내 달라고 합니다. 헝가리 개혁 교단에서 집시 학생들을 정식으로 받아들이겠다는 좋은 징조입니다. 다른 좋은 징조도 있습니다. 지금 본 선교회 선교사들이 헝가리 개혁 교단 소속 몇몇 젋은 목회자들과 연합으로 집시 선교 사역을 하고 있습니다. 예를 들어 헝가리 개혁 교회 목사가 주일 오전에 자기 교회에서 예배를 드리고, 오후에는 그 교회 교인들과 함께 집시 교회에 참석해서 메세지도 전하고 집시들과 어울려서 친교 시간을 갖습니다. 이러니 자연히 집시에 대한 인식이 점차 달라지고 있습니다. 막상 집시들과 어울리다 보니 집시들에 대한 신실한 진면목을 알게 된다고 말합니다. 그러나 아직도 헝가리는 집시에 대한 편견이 심한 곳입니다. 앞으로 이런 일들이 많아지면 자연히 집시에 대한 편견이 사라질 것입니다. 머지않아 “불가촉 천민들(untouchables)”이 생명을 살리는 복음을 통해서 “가촉 선민들(touchables)”로 변화될 것입니다.

동유럽 집시 선교회 최정진 목사


동유럽 집시 선교에 관심이 있으신 분은 교회 678)557-6559
또는 이메일 cmcusa@naver.com으로 연락 바랍니다.

저작권자 © 크리스찬타임스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