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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터뷰 | 이용규 선교사, 자카르타 국제대학교 설립자·내려놓음 저자

부흥을 경험한 세대에게는 특별한 추진력이 생긴다!

노승빈 교수 | 등록일 2020년02월29일 02시57분 트위터로 보내기 싸이월드 공감 네이버 밴드 공유

선교사님께서 예수님을 믿게 된 계기와 신앙생활을 하면서 겪으신 간증을 말씀해 주세요.
저는 신앙을 가진 어머니 밑에서 양육을 받으며 자연스럽게 하나님에 대해서 배웠습니다. 하지만 저희 가문은 대대로 유교와 불교의 강한 전통을 가지고 있었습니다. 저는 전주 이씨 가문의 한 일파의 종손이었기 때문에 교회 다니는 것에 대한 강한 핍박이 있었습니다. 그래서 어려서부터 신앙에 대해 남다른 질문이 많았습니다. 중학교 시절부터 확실하지 않는 것에 제 인생을 걸 수 없다고 생각하면서 성경이 말하는 것이 진실인지, 하나님은 현존하는 분이신지에 대해 고민하고 씨름하는 시간이 있었지요. 고등학교 시절부터는 어느덧 하나님이 믿어지기 시작했습니다. 그렇게 확신이 생기자 담대히 친척들의 핍박을 무릅쓰고 제사를 거부하고 신앙을 지킬 수 있었습니다. 어찌 보면 지금 기독교인이 소수자인 환경에서 사역하는 훈련을 그 때부터 받게 되었던 것 같습니다.

제가 다닌 고등학교는 아펜젤러 목사님이 세운 배재 고등학교입니다. 특히 저는 백일회 졸업생이었는데 졸업하면서 백일회라는 숫자가 가지는 의미에 대해 궁금했던 적이 있었습니다. 이제 와서 생각해 보니 아펜젤러 목사님께서 조선 땅에서 하셨던 일을 제가 몽골과 인도네시아 등지에서 해왔다는 자각이 있습니다.

저는 달동네에서 초등학교와 중학교를 다녔습니다. 학교 다니던 시절 어두운 경험의 그림자가 짙었습니다. 동급생들로부터 구타당한 적도 있었고 부모님이 학교에 기여하지 않는다며 선생님으로부터 따귀를 맞은 적도 있었습니다. 돌아보면 이 모든 아픈 경험들까지도 내가 새로운 학교 교육을 추구하는 과정에서 자산으로 사용되었다는 생각을 하게 됩니다. 돌아보면 이 모든 것들이 하나님의 예비하심 가운데 오늘의 나를 이루기 위한 복선이었다는 생각을 하게 되지요.

한국과 미국에서 최고의 학위를 받고 세상에서 인정하는 교수의 길을 걷지 않고 선교사로 헌신하게 되신 계기는 무엇인가요?
저는 한국에서 대학교와 대학원 석사 과정을 하는 동안에 한 번도 제가 선교사가 되겠다는 생각을 가져본 적이 없었습니다. 미국에 박사과정으로 유학갈 때 하나님의 강권적인 개입 가운데 제 원래 전공이었던 중국사를 버리고 중동 지역사를 공부하게 되었습니다. 전혀 새로운 공부를 새로운 환경에서 하게 되면서 두렵고 힘든 시간을 보냈지요. 첫 일년을 은혜 가운데 마치고 여름 방학 때 미국 시카고에서 열린 유학생들을 위한 코스타 집회에 참석했습니다. 마지막 밤 집회 때 이동원 목사님께서 자신의 삶 가운데 이년을 헌신해서 선교지에서 섬길 자원자를 콜링하는 시간이 있었습니다. 그 때 아내와 제가 함께 헌신하기로 서원하게 되었지요. 이 서원을 지킬 수 있는 가장 좋은 타이밍을 놓고 고민하던 중 박사과정 졸업 직후가 좋겠다고 생각했습니다. 졸업 후 일을 시작하고 나면 서원을 지키기 더 어렵겠다고 보았지요.

박사 과정 중에 몽골 선교사님과 연결되면서 몽골 땅을 놓고 기도하고, 또 방학 때 아내와 함께 인턴십을 몽골에서 가지며 그 땅에서의 부르심을 확인했습니다. 그리고 2004년 졸업 후 바로 몽골로 떠났습니다. 그 때는 이년만 헌신한 상태였기 때문에 정식 선교사 훈련을 받을 생각을 하지 못했고 후원을 위한 준비도 하지 못했습니다.
몽골에서 일년이 지난 어느 시점에 다음 행보를 놓고 기도하던 중에 하나님께서 제가 몽골 땅에 더 오래 남아 있기를 원하신다는 감동을 받았습니다. 그래서 다시 헌신하면서 평생 하나님이 원하시는 곳에 머물겠다고 다짐했지요. 그렇게 그 때 이후로 계속 선교지에 머무는 삶을 살았습니다.

인도네시아 자카르타 국제 대학교(JIU)에서 사역을 시작하게 된 계기와 현재의 상황, 그리고 앞으로의 비전에 대해 간단하게 나누어 주실 수 있으실까요?
몽골에서 즐겁게 사역한지 7년을 지나는 어느 시점부터 몽골 땅에서 나가야 한다는 부담이 오기 시작했습니다. 실은 사역을 잘 하고 있었고 몽골 땅과 몽골 사람들을 좋아했어요. “내려놓음” 책으로 저는 몽골과 뗄래야 뗄 수 없는 관계로 맺어졌다고 생각했습니다. 하지만 계속해서 떠남에 대한 부담이 왔습니다. 그럼에도 가야할 곳은 보이지 않았구요. 어느 날 기도 가운데 떠나는 것이 맞다는 확증을 받았고 그 학기를 끝으로 잠시 미국으로 떠나서 일년 안식년을 갖게 되었습니다.

안식년으로 가기 전에 인도네시아 자카르타에서 집회 초청이 있어서 그곳을 방문하게 되었습니다. 우리를 초청한 교회는 오랫 동안 그곳에 대학교를 세우기 위해서 땅을 준비하고 기도하고 있었습니다. 그 인도네시아로의 초청을 두고 몇 달 기도하던 중 하나님께서 보내신다는 확증을 받고 2012년 가을에 가족과 함께 인도네시아로 들어갔습니다.

인도네시아에 들어가서 언어를 배우고 그곳 상황에 대해서 공부하면서 제가 깨닫게 된 사실은 인도네시아에서 대학을 세우는 것은 불가능에 가깝다는 것이었습니다. 비자를 해결하는 것조차 쉽지 않았던 상황에서 세계에서 가장 많은 무슬림을 보유한 인도네시아 땅에서 외국인이 선교를 지향하는 대학을 세우는 것은 누가 봐도 가능한 일이 아니었습니다.
불가능한 현실 앞에서 기도하며 걸어가는 도중에 함께 하는 많은 사역자들을 얻게 되었고 재정 후원자들을 만났습니다. 현재 우리 캠퍼스 안에는 영어 유치원과 기독 초중고등 학교가 기적적으로 허가를 받아서 세워지게 되었고 두 개의 단과 대학이 허가를 받았습니다.

 
한 때 책 인세로 십억 원이 넘는 재정이 제 계좌로 들어왔었는데 하나님께서는 그 모두를 몽골 사역을 위해 사용하게 하시고 저는 빈 손으로 인도네시아에 들어가게 하셨습니다. 그곳에서 하나님만 바라보는 나날들 가운데 특별한 은혜를 입어서 두 개의 건물을 캠퍼스에 짓게 되었습니다. 그리고 계속해서 추가 건축을 위해서 기도하며 준비하고 있습니다.
이제 단과대학을 합쳐서 종합대학을 세우고 인도네시아와 주변 지역의 학생들을 양육해서 그 땅을 섬기는 인재로 세우고자 노력하고 있습니다.
자카르타 국제대학
 
해외 선교지에서 (몽골, 자카르타) 오랫동안 사역을 하시고 있는데 어려움(육체적, 재정적, 감정적) 들이 찾아올 때 어떻게 극복을 하셨나요?

이와 관련해서 한 가지 예를 들어 드리겠습니다. 2018년 초를 맞으면서 마음에 부담이 많았습니다. 건축 허가를 기다리고 있었습니다. 일년이 넘도록 그 프로세스를 밟아왔는데 마지막 책임자 싸인을 받는 과정이 매우 길고 지난했습니다. 아무리 일주일이 멀다하고 찾아가도 계속 기다리라는 답을 받았습니다. 우리는 이 과정을 단축시키기 위해서 돈을 쓰는 방법을 쓸 수는 없었고, 마냥 기다려야 하는 시간을 지내고 있었습니다. 언제 허가가 나오는지 모르는 상황에서 건축을 위한 준비과정을 진행해야 했습니다. 더 기다릴 수 없어서 일단 공사 시작을 결정했는데 공사를 시작하고 열흘만에 기적적으로 전체 캠퍼스 마스터플랜에 대한 건축허가가 나왔습니다. 하나님께서 은혜를 주셔서 결정권 자들의 마음을 움직여 주신 것입니다.


이 일 가운데 가장 큰 마음의 부담은 재정 문제였습니다. 건축으로 35억원 정도가 소요될 것으로 보고 건축 시작을 결정했는데 세금과 허가 작업, 단지에 내야 할 분납금과 전기, 수도, 인테리어와 건물 외부 환경 정리 등 공사비용이 첨가되어 실제 건축에 들어가는 총 경비가 50억원에 이른다는 사실을 알게 되었습니다. 거기에 재단과 학교를 운영하는데 필요한 경비도 추가로 필요한 상황이었습니다.


건축을 시작하기 전 기도 가운데 1년 반을 조용히 기다리던 가운데 하나님께서 우리에게 모아주신 재정 가운데 사용하고 남은 액수가 약 10억여원이었습니다. 일년 안에 나머지 재정을 기금을 마련하는 것은 제 힘으로는 불가능했습니다. 더군다나 인도네시아의 한인 경기가 매우 안 좋고 또 한국 교회도 위축되어 가는데 벌이는 큰 사역이다 보니 외부로 도울 사람들이 보이지 않았습니다.

그래서 그 해 초에 기도하면서 ‘올해가 오는 것이 기쁘지 않아요’라는 넉두리를 하나님께 한 적이 있었습니다. 하나님께서 주신 마음은 제가 가진 부담을 즐길 수 있겠냐는 도전이었습니다. 그 때 그렇게 하겠다고 고백했습니다. 그리고 나서는 재정 걱정 없이 즐겁게 지내보려고 내적으로 믿음의 싸움을 싸웠습니다. 그 믿음의 싸움은 어렵지만 불가능하지 않음을 배웠습니다.

그리고 나니 그 해 말에 일어날 일에 대해 기대감이 생겼습니다. 빚 없이 건축 대금을 지급하면서 우리 사역자들과 함께 기뻐하며 하나님께 감사하게 될 것이라는 사실이 믿어졌습니다. 생각해 보니 제 남은 인생 가운데 부담은 계속 있을 것이라는 생각이 들었습니다. 한 번의 건축이 잘 마무리되어도 다음에 또 다른 부담이 올 것이고 그것과 씨름하게 될 것이기 때문입니다. 그렇다면 부담 안에서도 그것을 누리고 즐기는 자세로 받아들이는 것이 믿음이라는 사실을 고백했습니다.

그 후 특별한 사연이 있는 헌금들이 때를 맞춰서 들어오게 되었고 연말까지 일원 한 장 빚지지 않고 공사를 마무리할 수 있었습니다.
돌아보면 이 헌금은 제가 만들 수 없었던 것을 저도 하나님도 우리 사역자들도 알고 있습니다. 제가 교회 네트워크가 있을 것으로 보는 분들도 있었지만 정작 교회 차원에서 우리를 후원해 준 경우는 아주 미미했습니다.
이 과정이 함께 하는 우리 사역자 가정 모두에게 믿음의 스토리가 되고 있습니다. 이러한 믿음의 돌파를 경험한 사람들은 다가올 또 다른 어려움을 쉽게 돌파하는 기질을 선물로 얻게 됩니다. 부흥을 경험한 세대는 그것을 경험하지 못한 세대와 다른 추진력을 가집니다. 한국 교회 현 세대들이 잃어버린 부분이지요.

저도 이 과정을 통과하면서 하나님께서 있으라 하시는 곳에 있을 때 하나님이 주시는 그림을 받게 되고 그 그림을 붙잡고 기다릴 때 하나님께서 그 그림을 직접 이루시기 위해서 일하시는 것을 다시 한 번 경험하고 고백하게 됩니다. 하나님께서 어떤 사람들에게는 일정 기간 동안 특정 부담을 지속적으로 안겨주시는 경우가 있습니다. 그 이유는 그 사람을 어렵게 하기 위해서가 아니라 그 부담을 통해서 하나님을 깊이 찾도록 부르시는 것이지요. 그런 류의 어려움은 기도해도 사라지지 않고 오래 남아있는 경우가 많습니다. 설령 그렇다 하더라도 없어지지 않는 부담 때문에 절망할 필요가 없습니다. 왜냐하면 자세히 들여다보면 하나님께서 딱 그 하나 기도를 듣지 않으실 뿐 다른 부분들은 풀어주고 계신 것을 깨닫게 되니까요. 그 하나 힘든 부담만을 안겨주고 계시다는 것은 하나님의 배려가 그 부담 안에 담겨있음을 알게 됩니다. 그 때 필요한 것은 그 부담을 친구 삼아서 당분간 같이 지내는 법을 배우는 것입니다. 그 어려움이 내 마음의 평안과 기쁨까지 앗아가지 않도록...
큰 어려움이 주어지는 것은 그만큼 하나님이 그 분을 향해 기대하는 부분이 크기 때문일 수 있습니다. 그 과정에서 만난 하나님의 성품, 자신의 다듬어진 성품, 그리고 하나님과의 관계와 그 분에 대한 경험 이것을 가지고 마지막 때 주님 앞에 가게 됩니다.

1년간 미국에서 안식년을 보내시고 계십니다. 바쁜 삶과 사역의 일정을 지내다보면 진정한 안식을 이루기가 쉽지 않은데 삶과 사역에서 안식함의 중요성에 대해서 나누어 주실 수 있으실까요?
저희 가정이 인도네시아에 들어온 지 어언 8년차를 지났습니다. 지난 해말부터 안식년을 다녀와야 한다는 부담을 가지기 시작했습니다. 제가 사역하면서 늘 고민하는 것이 엑시트 플랜(출구전략)입니다. 제가 없어도 되는 사역을 만드는 것이 저의 지속적인 도전이지요. 모든 사역이 저의 결정을 기다리는 방식으로 굳어지는 것을 막고 각자가 자율적으로 일할 수 있는 기반을 만들기 위해서는 제가 잠시 떠나 있는 시간이 필요할 것이라고 생각했습니다. 그리고 저 자신도 사역의 방향성에 대해서 돌아보는 시간을 가지고 쉬어 가는 것이 필요하다고 생각되었습니다. 제가 비는 동안이라야 제가 고쳐야 할 부분이 더 잘 보일 수 있겠지요.
그래서 무리해서 가족과 함께 올해 1월에 미국으로 나왔습니다. 현재 텍사스의 타일러에 있는 와이엠 베이스로 와서 이곳에서 하나님과의 교제의 시간을 회복하고 있습니다.

마지막으로 재미교포들에게 하시고 싶은 격려의 말씀해주세요.
저는 여러 나라를 떠돌아다니는 삶 가운데 하나님 안에서 누리는 안정감이 우리 인생의 기초가 되어야 우리가 어떤 환경에서든지 견고히 설 수 있음을 배웠습니다.
이 땅에서의 이민 생활을 종착역으로 보기 보다는 하늘 나라로 가는 삶을 준비하는 나그네 삶의 과정으로 보시기를 권합니다. 우리 안에 있는 불안감과 외로움이 오히려 하나님 안에서의 궁극적인 안정감을 찾아가는 연료가 될 수 있기를 바랍니다.

 

대담 노승빈 (크리스찬타임스 한국후원회장, 백석대교수)·정리 권혁정 (극동방송 서울본사 선교협력팀, 목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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