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진: 유튜브 South China Morning Post 캡처


최근 중국 허난(河南)성 정저우(鄭州)에 닥친 대홍수로 인명 피해가 겉잡을 수 없이 커진 가운데, 중국 정부가 피해상황을 가리고 있어 논란이 되고 있다.

29일 에포크타임스에 따르면, 7월 17일 이후 허난성에 기록적인 폭우가 내려 여러 명이 사망했다. 7월 20일 정저우시 지하철 5호선이 물에 잠겨 승객들이 여러 시간 갇혀 있었고 일부는 실종됐다.

이날 저녁 정저우시 징광(京廣)터널도 폭우로 5분 만에 침수돼 차량 수백 대가 물에 잠기고 많은 차량과 사람이 터널에 갇혔다. 터널에 차 있던 물은 22일에야 빠졌다. 물이 빠지자 뒤집히고 뒤엉킨 차량들의 처참한 모습이 드러났다.

하지만 중국 공산당 당국은 서둘러 댓글을 지우고 피해 지역을 봉쇄한 후 당 매체를 통해 중국의 안전을 자랑기에 바빴다고 에포크타임스가 지적했다.

허난일보는 정저우에 1년치 비가 3일 만에 내렸다며 '천년 만의 홍수'라고 보도했다. 허난성 수리청(水利廳)은 21일, 한술 더 떠 '5천 년에 한 번 있을 폭우'라고 보도했다. 이번 재난은 인재가 아니라 천재라는 것을 강조한 것이다.

당국은 24일 정저우에서 폭우로 50여 명이 희생됐다고 발표했다. 하지만 중국 SNS에는 실종자를 찾는 글이 수없이 올라왔고, 그중 한 사이트에 올라온 글만 130여 개에 달했다. 직접 실종자를 찾는 가족도 많았다. 상하이에서 달려온 한 부인은 지하철 5호선에서 남편을 찾았고, 한 어머니는 터널 입구에서 실종된 아들을 밤새워 기다리기도 했다.

사전 통보 없이 댐 방류한 것이 원인, 피해보상 줄이려는 당국의 속셈

중국 시민들은 이번 물난리가 사전 통보 없이 댐 방류를 한 데서 비롯된 인재라고 주장하고 있다. 정저우 방재센터가 21일 새벽 1시에 내린 통보에 따르면 창좡(常莊)댐에서는 이미 7월 20일 오전 10시 30분부터 하류로 방류하기 시작했다. 하지만 당국은 이 사실을 미리 알려야 함에도 방류한 지 14시간이 지난 후에야 발표했다. 중국의 댐은 위험하기 때문에 공무원들은 홍수가 나면 몰래 방류하기도 하는 것으로 알려졌다.

독일에 거주하는 수리전문가 왕웨이뤄(王維洛) 박사는 에포크타임스와의 인터뷰에서 중국의 홍수는 대부분 댐이나 하천의 유량 조절을 잘못해서 생기는 것이지 자연적으로 형성되는 게 아니라고 했다.

그는 정저우는 황허(黃河) 하류에 위치하는데 황허로 들어오는 모든 수계는 싼먼샤(三門峽) 갑문을 통과하고 이 갑문은 수동으로 통제된다고 했다. 즉 홍수가 날 때 물을 언제 얼마나 방류할지는 모두 인위적으로 조절되고 있다는 뜻이다. 정저우시 방재센터가 내린 '내부 통지'에서도 창좡댐에 물이 새는 위험한 상황이 발생해 긴급히 방류했다고 했다.

이렇게 정부가 물을 방류하면서도 사전에 주민들에게 알리거나 경고하지 않는 것은 중국공산당의 고질병이다. 중국공산당이 이렇게 하는 이유는 보상 문제 때문인 것으로 전해졌다.

작년 7월 인터넷 영상에서 한 관리가 댐 방류를 사전에 알려줄 수 없는 것은 미리 알려주면 보상 문제가 따르기 때문이라고 했다. 그들이 집이나 논밭, 농작물, 가축 등에 입는 피해를 보상하라고 요구하면 그 금액이 몇 백억을 쉽게 넘어가지만, 천재라고 하면 라면 두 봉지를 나눠줘도 오히려 감지덕지하다는 것이다.

중국 댐의 상당수가 위험, 노후 보수 하지 않아 철거 필요

중국의 댐들은 비장마철은 물론 장마철에도 종종 사전 경보 없이 방류하는데, 이는 국민의 재산 피해는 물론 인명 피해를 대수롭지 않게 여기기 때문이라고 매체는 지적했다. 지난 2015년 왕이(網易) 뉴스는 중국 댐에서 무단 방류를 함으로 인해 사고가 나거나 심지어 인명 피해가 발생한다는 보도를 종종 볼 수 있다고 전했다.

또한 '홍수방지법'은 물론이고 다른 관련 법률에도 비장마철 무단 방류를 법으로 규정하지 않고 있어, 무단 방류를 해 사고가 날지라도 공무원들에게 법적인 책임을 물을 수 없다.

왕이는 2013년 8월 22일 '위험한 중국 댐, 연평균 68개 붕괴'라는 제목의 기사에서, 중국의 댐은 기본적으로 오랫동안 보수를 하지 않아 절반가량이 문제가 있는 상태로 가동되고 있고 심지어 관리하는 사람 없이 버려진 댐도 있는데, 이들 댐은 붕괴할 확률이 높다고 전했다. 또한 댐 붕괴 위험이 있는 현시(縣市, 한국의 군과 군급 시에 해당)가 4분의 1이나 된다. 지금은 상황이 더 악화했을 것으로 예상된다.

중국에너지망(中國能源網)은 지난 3월 17일 예일환경연구기구 보고서를 인용해 세계적으로 이미 1만 9000개의 댐이 노후돼 보수하거나 철거할 필요가 있다고 전했다.

특히 중국에는 2만 3841개의 댐이 있는데, 이는 전 세계 댐의 40%를 차지한다. 그만큼 중국에는 붕괴 위험이 높은 댐이 많다는 것이다. 하지만 댐을 보수해서 치적을 쌓기는 어렵기 때문에 관료들은 댐에 문제가 있어도 방치하고 있는 것으로 전해졌다.

정저우 시민들, 지하철 참수 희상자 추모 이어져

한편, 정저우 지하철 침수 사고 발생 첫 7일째인 지난 26일 정저우 지하철 5호선 입구에 헌화 행렬이 이어지면서 현장이 꽃으로 가득 채워졌다. 현장에 놓인 한 카드에는 “너의 용감함을 기억할게. 잘 가라. 홍수가 없는 하늘에서 편히 쉬어라”는 글이 적혀 있었다.


사진: 유튜브채널 연합뉴스TV 캡처


그러나 중국 당국이 지하철 승객들을 기리는 추모공간에 가림막을 설치해 비판이 제기됐다고 홍콩 명보가 28일 보도했다.<복음기도신문=크리스찬타임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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