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울어진 윈먼추이디 빌딩
“지진 당시 마치 영화의 한 장면처럼 순식간에 집안의 모든 것들이 엎어지고 건물이 고꾸라지듯 확 기울어졌습니다.”
대만 화롄(花蓮)에서 지난 6일 밤 일어난 규모 6.0의 지진으로 40도가량 기울어진 윈먼추이디 빌딩에 갇혀있다 10여 시간 만에 구조된 한국 여성 김 모(58) 씨는 8일 사고 당시를 이같이 떠올렸다. 지진은 그가 이 빌딩 9층의 자신의 집에서 책상에 앉아 인터넷을 할 때 찾아왔다. 그는“이번 지진은 여느 지진과는 달랐다. 영화의 한 장면처럼 '두두둑' 소리와 함께 집안의 모든 것들이 엎어졌다. 그리고는 베란다 방향으로 집 전체가 40도가량 휙 기울었다”고 말했다. 3초도 안 되는 사이에 이런 일이 벌어져 피할 겨를도 없었다. 그는 이튿날 구조대가 장비를 이용해 문을 부수고 구조되었다.
1986년부터 타이베이에서 살다 지난 2013년 화롄 대학의 강사로, 김 씨는 “살아나올 수 있게 된 것에 감사하고 있다. 그리고 살아나오게 된 이유와 삶의 의미, 앞으로의 삶의 목적이 무엇인가에 대해 깊이 고민 중”이라고 말했다. 그러면서 그는 대만을 여행하는 한국인들에게 “만약을 위해 비상준비물을 챙기고, 안전이 의심되는 너무 값싼 숙박업소만 고집하지 말라”고 당부했다.
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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