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이 20일, 불법 입국자와 미성년 자녀를 격리 수용한 정책을 결국 철회한 데는 부인 멜라니아 트럼프 여사와 장녀인 이방카 백악관 보좌관의 압력이 크게 작용했다고 언론이 전했다.


트럼프 대통령은 격리 수용이 '비인도적'이라는 안팎의 비난에 시달린 끝에 이날 밀입국을 시도하다 적발된 외국인과 그들의 자녀를 함께 수용하는(사진) 내용의 행정명령에 전격 서명했다. 들끓던 비판여론에 아랑곳없이 이민 문제에 초강경 태도를 보여왔던 트럼프 대통령이 이처럼 입장을 바꾼 데는 슬로베니아(옛 유고슬라비아) 이민자 출신인 부인의 막후 압박이 상당히 영향을 미쳤다고 한다.

백악관의 한 관리는 CNN에 멜라니아가 지난 며칠간 막후에서 격리 정책이 철회되도록 노력했다고 전했다. 이 관리에 따르면 멜라니아는 트럼프 대통령과 이 문제를 놓고 여러 차례 사적인 대화를 나눴고, 격리를 막기 위해 대통령이 할 수 있는 모든 것을 다하도록 압박했다는 것이다.


지난 17일에는 멜라니아의 대변인인 스테파니 그리셤 공보 담당관이 “멜라니아 여사는 아이들을 그들의 부모와 격리하는 것을 싫어한다”며 “멜라니아 여사는 이 나라가 모든 법률을 준수하는 것이 필요하다고 믿지만, 또한 가슴으로 다스리는 것도 필요하다고 믿는다”는 입장을 냈다. 당초 멜라니아는 트럼프 대통령의 신속한 입법적 해결을 권고했으나 격리를 즉각 막기 위해 행정명령에 서명하는 방안도 지지했다고 CNN은 전했다. 실제 트럼프 대통령은 이날 행정명령 서명 방안을 택했다. 트럼프 대통령은 서명 직후 “내 아내가 그것(격리 철회)에 관해 매우 확고한 생각을 가졌다”고 말했다.


멜라니아는 모델로 활동하던 1996년 방문비자로 미국에 왔으며 2001년 영주권을 받고 2005년 트럼프와 결혼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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