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하나님의 넘치는 축복 속에 걸어온 나의 삶

Ⅰ. 나의 신앙과 신학 - 나의 신앙과 신학의 위치

크리스찬타임스 | 등록일 2018년08월10일 16시05분 트위터로 보내기 싸이월드 공감 네이버 밴드 공유

나의 신앙과 신학의 위치

 

조선신학교를 떠나 박형룡 박사를 따라서 고려신학교로 전학을 하여 몇 달 동안 공부를 하면서도 그냥 내가 옳고, 우리들이 옳고, 오히려 수난을 하면서도 정로를 가고 있다는 자부심까지 가지고 학업에 열중하고 있었다.  고려신학교의 신앙적인 열정과 한상동 목사 등의 순교적인 정신, 그리고 박윤선 교수의 결사적인 설교와 강의에 매료되고 감격하고 있었다. 

 

그러다가 1948년 6월에 장로회신학교를 서울에 신설하는 운동이 벌어졌을 때, 나는 그 내막이나 영문을 알지 못하고, 동지들을 따라서 서울로 올라왔고, 제1회 졸업생이 되었고, 이어서 모교의 전임 강사가 되는 행운을 얻었다.  그저 남들이 말하는 소위 정통보수 신앙과 신학을 옹호하고 견지해야 한다는 구호를 무정견하게 따르는 것뿐이었다.


그 후에 1952-3년 미국 뉴욕 Biblical 신학교에 유학을 하는 동안에도 그 학교의 성격상 나의 사상을 자극하거나 변동시킬 만한 것이 없었다.  그 학교의 신학 노선이 보수적이고, 성경을 역사적으로 비평하는 과목은 전혀 없었고, 단지 성경 낱 책의 대 소 지(旨)를 잡아 가며 그 표면적 내용을 파악하는 정도의 성경공부가 고작이었다.  그리고는 기독교 고전 인물사라든가, 기독교 교육 등에 치중하고 있었다.  여러 나라로 선교사로 갔다가 돌아와 안식년을 지내는 사람들, 그리고 나 같이 피선교지에서 온 유학생들이 여러 명 섞여서 지내는 정도였다. 결국 그 때까지도 나의 마음은 변화가 없었다.


일 년 후에 Princeton 신학교로 옮기고, 거기서 구약학과 신약학의 다양한 강의를 들으면서 본격적인 성경학의 면모를 접하기 시작한 것이다.  즉 성경을 학문적으로 공부하는 것이 어떤 것인가를 알기 시작했다.  일년간 여러 과목을 공부하면서 하나님의 말씀에 대한 올바른 이해와 그 방법을 조금씩 체득할 수 있었다.  나의 근본적인 보수 신앙이 흔들린 것이 아니라, 학문이 가산된 성경 이해는 나로 하여금 더 깊은 신앙, 더 바른 신앙에로 진입시키는 것을 느꼈다.  그러니까 박형룡 박사의 지론인 하등비평만 하고 고등비평을 하지 않아야 한다는 것은 잘못이라는 것을 자연히 깨닫게 되었고, 그 생각은 자연히 나에게서 사라지고 말았다. 

 

나는 Bruce Metzger 박사의 본문비평학 과목을 택하여 공부하면서, 그것이 얼마나 어려운 학문이고, 얼마나 재력을 요하는 학문이라는 것을 실감하면서, 나 같은 가난한 나라 사람은 해 낼 수 없는 과목이라는 생각을 하기도 했다.  학문적 성경 연구는 하나님의 말씀의 진의를 더 깊이, 더 많이 깨닫게 하는 것으로서, 참된 신앙을 가지기 위해서는 필수적인 것이라는 사실을 알기에 이르렀다.


귀국하여 서울 남산 장신대 교단에서 계속하여 가르칠 때, 이미 말한 대로, 박 박사는 미국 유학을 하고 돌아온 젊은 교수들을 하나씩 불러서, 새로운 학설, 솔직히 말해서 고등비평적인 내용을 가르치면 안 된다고 침을 놓았다.  그래서 내가 배우고 깨달은 것을 노골적으로 주장하거나 표현하지는 않았지만, 그것이 완전히 숨겨질 수는 없었다. 암암리에 강의 내용가운데 배어나올 수밖에 없었다.

 

 

Princeton 신학교
 


나는 그 때부터 나의 새로운 사명을 느꼈다.  우리 교단이 아직 눈을 뜨지 않은 강아지처럼 앞뒤를 가리지 못하고 있는 형편이고, 무조건 정통보수를 부르짖으며, 자기와 다른 것은 다 정죄하고, 이단으로 취급하는 상황이기에, 나는 학문의 필요성을 느끼는 사람으로서, 우리 교단의 폐쇄적 생각과 행동을 점진적으로 변화시켜야 한다는 사명의식을 가지기 시작했다.  꺾으면 부러지게 마련이다.  그래서 아주 서서히, 그리고 씹고 또 씹어서, 하나님의 진리를 학문적으로 가르치고 소개하는 작업을 해야 하겠다는 생각을 하였다.  

 

그런 느림보 정책에도 불구하고, 그 때부터의 나의 생활에는 여러 번에 걸친 제지(制止) 명령과 타격을 받아야만 했다.  그 때마다 나는 조금 후퇴하였고, 그래도 다시 나의 그 화해와 교화(敎化)의 작업을 계속했다.   나는 새로운 학문을 글로 책으로 발표하는 활동을 계속하는 가운데, 우리 교단은 그런대로 서서히 새 학문에 익숙해가고 있다. 예컨대 내가 쓴 “성경형성사”라는 책은 완전히 고등비평을 토대로 한 것인데, 장신대는 물론 장로회 총회 산하 많은 교회가 그 책을 애독하며, 저자인 나를 공격하거나 배척하지 않는 것은 격세지감을 주는 놀라운 변화와 발전이라고 생각된다.


결론적으로 나의 신앙과 신학을 뭉뚱그려본다. 나는 우리 교단의 일반적 신앙인 정통보수주의 사상 테두리 안에 있다고 생각한다. 그러면서도 나는 하나님의 말씀인 성경을 학문적으로 연구해야 하고, 언제나 성경으로 돌아와 하나님의 음성을 들으며, 거기에 입각하여 생각과 행동을 실시해야 한다고 주장한다. 즉 경건에 학문은 반듯이 따라야 한다는 입장이다.  <계속>

 

 

박창환목사 (전 장신대학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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