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박창환목사 | 하나님의 넘치는 축복 속에 걸어온 나의 삶 58

II. 기억에 남은 나의 생애의 편모(片貌)들 - 진남포 득신학교 그리고 오산(五山) 고등보통학교 ②

크리스찬타임스 | 등록일 2018년09월28일 21시16분 트위터로 보내기 싸이월드 공감 네이버 밴드 공유

▲ 1907년 오산학교

 

진남포 득신학교 그리고 오산(五山)고등보통학교

엄진승씨 댁에서 하숙을 할 때 경험한 이상한 일이 하나 있다. 동급생 유찬주가 졸업반 박종서라는 상급생과 한 방을 쓰고 있었는데, 박종서 선배가 다른 방에 살고 있는 나에게 손목시계와 털 스웨터를 선물로 주는 것이었다. 그 당시에 손목시계를 차고 있는 학생은 거의 없는 형편이었고, 모직 스웨터도 입는 사람이 별로 없는 때였기에, 그것들은 나에게는 매우 놀라운 선물들이었다. 그 때 그 선물을 받고 변변히 고맙다는 말도 하지 못한 것으로 기억되는데, 아직도 그 선배가 어째서 나에게 그런 파격적인 선물을 주었는지 짐작이 가지 않는다. 박 선배는 그 때 물론 결혼을 한 사람이었을 것이고, 아마도 부잣집 아들이었던 것 같다. 그는 후에 고려대학교 독문과 교수가 되었고, 독일어 교과서도 저술하신 분이다. 나는 상상해 본다. 내가 비록 다른 방에 살고 있었지만, 가난해 보이고, 혹은 얌전해 보여서, 나에게 어떤 연민의 감을 가지고 있었던 것이 아닐까 생각된다. 아니면 어떤 변태적 심리를 가지고 동성애의 감정을 그 선물로 표출한 것이 아닐까 하는 생각도 든다. 어쨌든 하나님은 가난해서 시계도 없고, 추운 겨울을 떨면서 지내는 나에게 그를 통하여 채워주신 것이 분명하다. 그저 고마울 뿐이다.

 

오산학교 제2학년 때에는 노성호라는 동급생의 아버지가 경영하는 하숙으로 자리를 옮겼다. 영변 숭덕학교에서 전학온 이수근이라는 학생의 가정교사격으로 한 방을 쓰면서 지도하는 책임을 맡았다. 결국 중학 2년생이 동급생을 가르치는 격이었고, 아르바이트를 하는 학생으로, 가난한 전도사 아버지에게 약간이나마 부담을 덜어드리게 되었다.

 

일본 정부는 한국인을 탄압하고 한국문화를 말살하기 위해서, 한글과 한문을 가르치지 못하게 하였다. 그러나 오산학교는 애국 애족의 학교로서, 순순히 국가시책을 묵종하지는 않았다. 함석헌 선생님은 수신 시간에 일본어로 된 교과서를 들고 들어오시지만, 우리말로 가르치시면서, 한국인이 한문자를 모르면 쓰겠느냐고 하시며, 교과서에 있는 한문자를 전부 토 달아 오게 하고, 시간마다 한자를 익히는 교육을 시키셨다. 우리는 그 시간에 한자를 배울 수 있었다. 나는 2학년 때부터는 약간 과외활동을 시작하였다. 방과 후에는 음악실에서 혼자 풍금도 배우고, 밴드 멤버가 되어 여러가지 악기를 익히기도 했다. 먼저 소고(小鼓)를 치기 시작했고 후에는, 바리톤 그리고 트럼펫을 불었다. 주일마다 동네 변두리에 있는 장로교회에 출석하였고, 아무 것도 모르는 중학교 2학년 학생이 주일학교 교사노릇을 했으니 참으로 가관이었다. 3학년 때에는 학교가 직영하는 운산장(雲山莊)이라는 학사에서 지냈고, 4학년에 올라가면서는 이석화(李碩和) 음악선생님 댁의 가정교사가 되어 그 집에서 살았다. 교회 성가대 멤버가 되어 교장 사모님(남강 이승훈 선생의 따님)과 이근칠 선생님의 사모님 등과 함께 찬양대원으로 봉사하기도 했다.

 

일본제국 점령 시대에 한국인은 어떤 방면으로도 출세의 길이 막혀 있었다. 그래서 나는 생각다 못해 공과나 의과 계통으로 공부를 해야 밥벌이가 될 것 같아서, 서울 공업전문학교(오늘날 서울대 공대)를 목표로 하고 시험 준비를 시작했다. 그러던 중 어느 날 아버지가 보내신 편지를 받았다. 내용인즉 “우리는 목사의 집안이니, 너는 대를 이어 목사가 되어야 한다. 가족회의의 결정이다.”라는 내용이었다. 그러나 나는 나 자신을 너무나 잘 알고, 도저히 목사가 될만한 재능이나 기질이 아니라고 느꼈다. 수줍어하고, 사람 앞에 나서기가 무섭고, 말이 서툴고, 어느 모로 보나 목사가 될 소질이 없다는 판단 아래, 답신을 보내며 목사가 될 자신이 없다는 뜻을 전했다.  <계속>

 


박창환 목사(전 장신대 학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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