옛 '달동네' 봉천동 교회 담임목사시절 사랑의 학교를 시작으로 글로벌 인재육성을 위해 학교를 세우고 20여년이 흘러 2000여명의 졸업생을 배출한 '무모한 도전'에 함께하신 하나님의 계획을 말씀해주세요 

저는 군목생활을 약11년 했습니다. 당시에 군대에서 조금 인정받는 입장되니 끝까지 평생을 한번 군목을 해야겠다고 생각을 했습니다. 하지만 어떤 계기로 전역을 하게 됐고 첫 부임지가 봉천동 달동네였습니다. 관악산에는 서울대학교가 있고 봉천고개를 넘어가면 숭실대학교와 중앙대학교, 총신대학교가 있습니다. 이런 좋은 학교들이 가까이 있는데 막상 달동네에 있는 아이들에게는 다 그림의 떡이에요. 지금도 그렇지만 대개 일용직으로 하루하루 부모님들이 나가시고 아이들이 방치되어 있습니다. 그래서 제가 이 아이들에게 어떤 도움을 줄 수 있을지 고민하다가 아이들에게 공부하고자 하는 동기부여를 심어줘야겠다는 생각이 들었습니다. 그래서 교회 앞에 있는 가정집 하나를 통째로 렌트하고 수리해서 아가페 스쿨을 만들었습니다. 삼성전자 대리점에서 컴퓨터를 얻어 가르쳐주기도 하고 주변 대학교에서 자원봉사자를 구해 공부를 가르쳤습니다.

그렇게 약 2년 정도 하다가 IMF가 터졌습니다. 당시에 저는 미국 제8군에서 2년 넘게 근무를 하고 전역한 상태였습니다. 미국 제8군에 근무하면서 ‘우리가 영어가 참 안된다’라고 느꼈었습니다. 저도 중고등학교때 했던 영어만 가지고 가서 고생을 많이 했거든요. 그래서 어떻게 하면 더 실제적인 교육을 할 수 있을지 고민했습니다. 제가 생각해 낸 방법은 제8군에서 사귄 군목, 장교, 하사관 등 그 분들에게 부탁해서 원어민식으로 교육을 해주시길 부탁드렸습니다. 전도 목적도 당연히 있었습니다. 일주일에 두 시간씩 와서 가르쳐주셨더니 복음 전도에 굉장히 큰 도움이 되었습니다. 그리고 1998년에 제 8군에서 지원되는 분들과 미국 ‘벱티스트 뉴스’를 운영하시는 목사님께 부탁을 드려서 미국의 대학생들과 함께 영어여름 성경학를 하고자 하니, 학생들을 보내주실 수 있는지 요청드렸습니다.

당시에 ‘영어 여름 성경학교’라는 것을 공개적으로 하는 것은 저희가 최초였습니다. 그래서 국민일보 기자님이 오셔서 취재해 가기도했습니다. 원래는 저희 학교에서 진행하려고 했었는데 하루에 문의 전화가 4천통씩 오더라고요. 그래서 용인에 있는 강남대학교에 연락을 해서 4주동안 학교와 기숙사를 통째로 빌렸습니다. 당시 IMF 였는데 참가비가 40만원이 책정이 되더라고요. 교사들은 다 자원봉사고 학생들이 먹고 자는 것만 했는데 40만원이었습니다. 이 것을 조심스럽게 말씀드렸더니 우리 교회 중직자분들은 당연히 반대하셨습니다. 그런데 정말 놀라운 것은 250명을 모집하였는데 반나절만에 모집이 마감됐어요. 당시 박세직 여의도 교회 안수집사님께서 대회장을 하셨는데 ‘2002 월드컵에서 아이들을 영어 자원봉사시키자’를 목표로 함께 추진했습니다. 박세직 안수집사님께서 적극적으로 나서주시니 서울 시내에 유명한 목사님들께서도 다 도와주셨습니다. 4주 뒤에 캠프가 끝날 때 쯤에는 새로 믿는 아이들도 생기고 세례도 주고 했습니다. 그렇게 제가 이런 교육 선교에 뛰어들게 되었습니다.

음성과 문경 캠퍼스 및 세종창의캠퍼스에 이어 미국 메릴랜드 캠퍼스까지 확장하셨는데 각각의 인재양성 특성과 계획이 무엇인지요? 기독교 영성훈련 과정도 함께 소개해주세요.

우리 학교는 100억의 지구촌을 섬기는 인재양성의 기치아래 각 캠퍼스별 특징적인 교육이 이루어지고 있습니다. 음성캠퍼스는 하나님께서 주신 각자의 은사와 재능을 따라 학생들의 꿈을 찾아주는 교육과정을, 문경캠퍼스는 IT-AI, 바이오 생명과학, 디자인, 스포츠 등 트랙별 특성화 교육과정을, 미국캠퍼스는 미국형 프랩스쿨로 대입 전문화 교육과정을, 세종창의캠퍼스는 통학형 초중고 창의 융합교육 과정으로 운영하고 있습니다.

특별히 각 캠퍼스별 영성교육부의 목회자들을 주축으로 학교의 전 교직원과 함께 학생들의 영성교육에 중점을 두고 있습니다. 모든 학생이 재학하는 동안 예수 그리스도를 인격적으로 만나는 과정을 통해 창조주 하나님 안에서 자아를 새롭게 발견하도록 돕고 있습니다. 전통적 형식으로 드려지는 예배로 새벽예배와 주중채플, 개학 부흥회와 학생들이 자발적으로 드리는 금요찬양예배가 있고, 이 외에도 제자훈련, 말씀 암송, 1:1신앙상담, 봉사 프로그램 등 다양한 영적 프로그램을 제공하고 있습니다. 

이사장님의 기도 제목과 앞으로의 계획을 말씀해주세요.

현재 저출산 기조가 너무 심합니다. 지난 20년동안 공립학교는 4천개가 없어졌어요. 앞으로 10년 내로 2천 개 없어집니다. 왜냐하면 현재 교직원보다 학생이 적은 학교가 2천 개가 넘거든요. 지역사회에서 동창회가 못 없애게 한다거나 정치적인 이유 때문에 못 없애는 학교들이 많습니다. 하지만 이 학교들도 결국은 없어질 것입니다. 특히 공립학교는 무료인 반면에 우리 기독교학교는 학비를 내고 다니는 학교이기 때문에 더 버티기 어려울 것입니다. 이것은 우리가 노력한다고 해서 해결될 문제가 아닌거죠.

그래서 몇 가지 반드시 해결해야 될 일이 있는데 첫째는 학생이 줄어드는 것에 따른 재정적 보충을 어떻게 해결해야 하는것입니다. 독지가가 나타나서 돕는다는 것이 쉽지 않으니 국가가 일부 재정 보존을 해야된다고 생각합니다. 우리 교육을 인정하면서도 부끄러운 게 이제 그런 걸 추진하고 있고요. 두 번째는 일반 사회에서 비성경적 세계관을 학교에서 가르치니 학생을 믿고 공립학교에 보내기 불편해지는 것입니다. 특히 크리스천 학부모일 수록 이러한 생각을 하지요. 그러다보니, 교회마다 아이들을 공립학교에 보내지 말고 교회가 학교를 만들어서 하자는 생각을 합니다. 그런데 우리가 직접 교육을 해보니까 이 중고등학교 교육이 교회 평신도들이 모여서 할 수 있는 교육이 아닙니다. 중고등학교에서는 아이들에게 단순히 지식만 제공해 주는 것이 아니라 그 나이 때에 경험해야 될 것들을 잘 준비된 체계 속에서 제공해주어야 하는데 단순한 성경 암송이나 성경 공부 식으로 하면 사회에서 루저(Loser)가 됩니다.

더군다나 아이들이 더 줄어드는데 각 교회에서 아이들을 다 가져가버려요. 각 교회가 학교를 만들려면 수십억 수백억을 써야합니다. 그것보다는 교육 선교사를 잘 정비된 학교에 보내면 더 효율적이라는 것입니다. 예를 들어 100개의 학교에서 100명의 교사를 보내면, 그 교사들의 봉급을 안줘도 됩니다. 그 분들은 교회에서 받으면 되니까요. 학교에서 인건비가 차지하는 비중이 전체 학교 운영비의 약 70%인데, 이 70%만큼 학비를 안받아도 된다는 뜻이죠. 그러면 학생들은 아주 싼 학비로 최고의 양질의 교육을 받을 수 있는 것이죠. 여기에 더해 기업이나 교회의 추천을 받은 학생은 장학생으로 선발되어 더 적은 학비를 지불하고 글로벌 선진학교에 다닐 수 있을 것입니다. 출산을 회피하는 큰 이유 중에 하나가 교육 문제입니다. 그 큰 돈을 들여서 아이를 키울 자신이 없다는 뜻입니다. 그런데 만약 내 아이가 교회 추천 장학생으로 글로벌 선진학교에 우선 입학할 수 있다고 생각하면 장기적으로 보았을 때 이야기가 달라지겠죠.

세 번째로 가장 아쉬운 것은 대부분 미국의 2세, 3세 아이들은 한국 말이 굉장히 어눌하고 이방인 같습니다. 그래서 저는 반대로 접근해 봤습니다. 제가 한국에서 학생들을 키우면서 겪은 어려움은 영주권자나 시민권자가 아니면 미국에서 장학금을 받는 것이 힘들다는 점입니다. 영주권이나 시민권이 있었다면 장학금을 받고 갈 실력의 학생인데 한국 사람이기 때문에 그런 기회가 너무 적더라고요, 그런데 반대로 미국에 있는 교포 아이들은 우리 학교에서 3-4년 다니며 교육을 받으면 명문대학교에 얼마든지 장학금을 받고 갈 수 있습니다. 이미 영어가 유창하니까요. 문제는 미국에 계신 분들이 ‘아직은 미국이 낫지’라고 생각하신다는 것입니다. 하지지만 더 큰 틀에서 보면 미국 교포 자녀들이 제대로 교육을 받으면 얼마나 큰 파워를 갖겠습니까? 미국을 등에 업을 뿐만 아니라 한국 정서를 가지고 있으면서 이 곳에서 받는 중국어, 일본어, 스페인어 등의 제 2외국어까지 생각하면 교포 자녀들은 엄청난 파워를 가질 수 밖에 없습니다.

그래서 정책적으로 미국에서 오는 아이들은 학비를 줄여주자는 이야기까지 오가기 시작했습니다. 조심스럽게 저희가 기대하는 바는 미국 동포들에게 ‘오히려 한국의 글로벌 선진학교에서 아이를 공부시켰더니 한국인 정체성이 확실해지고 신앙도 확실해지네? 미국에서 키우는 것보다 더 좋은 대학에 장학금을 받고 가네?’라는 케이스를 제공해주는 것입니다. 그래서 한국에서 잘하는 아이들을 상대로 할 것이 아니라 오히려 우리 교육의 장점을 미국 동포들에게도 나눌 수 있는 방향으로 가야되겠다고 생각하고 있습니다.  

글로벌선진학교 음성 캠퍼스
글로벌선진학교 음성 캠퍼스

좋아하시는 성경구절과 재미교포 크리스찬들에게 신앙의 격려메시지 부탁드립니다.

저는 마태복음 6장 33절 (그런즉 너희는 먼저 그 나라와 그의 의를 구하라 그리하면 이 모든 것을 너희에게 더하시리라) 말씀을 가장 이제 좋아하는데요. 어떤 경영 일선에 있거나 섭생을 하기 위해서 뭔가 돈을 벌어야 되고 특히 미국사회에서 생존을 위해 열심히 살아가는 우리 동포들이 그것에 함몰되어 먼저 그 나라가 그 일을 구하기가 어려워질 때가 있을 것입니다. 사실 저도 목회자이지만 학교를 경영해야 한다는 이 큰 과제가 우선시될 때가 너무 많습니다. 하지만 눈앞에 주어진 어떤 과제를 해결해 가는 것을 우선하기보다 하나님의 의가 무엇이고 하나님의 뜻이 무엇인지를 먼저 사모하는 마음이 있을 때 이런 문제들이 하나님의 섭리 가운데 해결되는 걸 많이 경험합니다. 그래서 미국사회에서 고군분투하는 우리 사랑하는 미국 동포들이 이 말씀을 가지고 꼭 하나님 원하시는 모습으로 멋지게 살아가셨으면 하는 바람입니다. 

대담. 노승빈 (크리스찬타임스 한국후원회 회장, 백석대 교수), 정리. 이해나(크리스찬타임스 편집간사, 숭실대 기독교학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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