혼탁한 이 시대에 70년이 넘은 목회자로서 충현교회가 해야 할 사명이 있다면 무엇이 있을까요?

‘혼탁’이라는 모호한 용어보다는 ‘탈종교적 세대’라고 표현하는 것이 맞다고 생각합니다. ‘탈 기독교’라는 표현이 있는데 이미 지나간 시대를 표현하는 단어라 생각하고 유럽 문화에서부터 기독교가 중심이 돼서 기독교의 가치관과 성경의 교훈의 따르려던 사회를 지금의 세상이 뒤엎었습니다. 자유롭게 살고 싶은데 기독교의 도덕이 자유롭게 살지 못하게 하니까 , 말하자면 이혼도 하고 동성애도 하고, 자유로운 성생활을 하고 싶었던 것을 기독교의 윤리가 누르니까 탈 기독교화 되는 현상은 오래 되었습니다.

그런데 앞으로 맞이할 교회는 더 진보한 탈 종교적 교회가 될 듯합니다. 사람들이 종교에 대해 무관심하고 적대적인 탈 종교적인 시대가 2030~40년까지 갈 경우 우리나라 사회도 종교가 없는 그런 사회가 될 것 같습니다. 선교적으로 볼 때 이슬람, 선교적인 경쟁 구도보다는 탈종교적이며 무신론적인 이론을 갖춘 세상과의 경쟁 구도가 될 것으로 전망됩니다.
탈 종교적이라는 것이 믿지 않겠다는 것이라면 무신론은 이론을 갖고 믿지 않겠다는 이야기인데 안 믿는것도 쉽지 않은 일인데 이제는 이론으로 무장하여 믿지 않는 세상이 다가올 것이라는 말입니다.

그래서 이런 시대 안에서 앞으로 맞이하게 될 교회를 어떻게 준비할 것인가가 우리가 풀어나가야 할 과제라고 봅니다. 저희 교회의 색깔을 정의해본다면 교회마다 여러 스펙트럼이 있겠지만 복음적이고 개혁주의적인 교단 안에서도 가장 정통성이 강한 교회라고 보는 것이 맞다고 할 것 같습니다. 이러한 층현교회가 해야 할 작은 사명은 이런 정통적인 교회 성향을 무시하고 바꾸는 것이 아니라 전통적인 교회도 매력적이라는 사실을 중심으로 나가야 할 것이라 생각하고 있습니다.

다음 세대가 급감하고 있는 이 시대에 어떻게 대처하고 기도해야 할까요?

질문에 대답하기 위해서는 지금의 한국 교회에 근간이 되는 이슈가 다뤄져야 하는데 앞으로 교회가 맞이할 사회의 모습은 ‘축소사회’입니다. 70년대 큰 부흥을 맞이하면서 지금까지도 교회의 핵심 키워드는 ‘부흥’이었습니다. 교회는 수적으로 부흥해야 생명력 있다고 등식화 되어있는 것이죠. 지금의 한국 교회는 이러한 생각에서 벗어나지 못하고 있는 모습을 보이는데 이 생각에 관한 성경적이고 교회론적인 바른 전환이 일어나지 않으면 매우 힘들 것으로 보입니다.

초창기 한국 교회의 키워드는 ‘순교’였습니다. 일제 강점기를 맞이하고 한국 전쟁을 지날 때까지의 시대는 그랬는데 70년대 이후 그 가치체계가 ‘부흥’으로 바뀌게 된 것입니다. 물론 성경적인 주제일 수 있지만 이러한 키워드가 갖는 사회 모델이 ‘팽창사회’라는 것이 문제입니다. ‘축소사회’의 모델에는 ‘부흥’이라는 개념이 본질화되고 이 시대에 맞게 유연성 있는 적용이 이루어지지 않는다면 목회자와 교회 리더들은 힘들 수밖에 없는 것입니다.
다음 세대는 이미 줄었습니다. 늘리는 방법은 없고요. 이미 일어난 상황을 어떻게 대응하느냐가 문제인데 우리가 팽창사회의 모델에서의 한국 교회의 인식을 전환하지 않는다면 교회는 살아남을 수 없을 것입니다. 이러한 문제에 대한 대책으로 젊은 세대가 실질적으로 자신들의 생각이 받아들여지고 실질적인 리더십을 갖는 교회가 되어야 한다고 생각합니다.

가면 갈수록 인구가 줄고 있다는 것은 기성세대의 수가 젊은 세대보다 많다는 것인데 이는 자연스럽게 기성세대들이 모든 부분에서 기득권을 가질 수밖에 없다는 이야기가 됩니다. 교회도 마찬가지의 상황인데 젊은 세대가 자신들의 생각을 교회에서 구현할 수 있도록 마련해야 한다는 것입니다.
현재의 다음 세대에게 교회의 중심이 되고있는 현 세대들이 어떻게 이양할 것인가 했을 때 과거에는 그것이 자연스럽게 이루어졌다면 축소사회인 지금 시대에는 그러한 방법은 불가능합니다.

 장인 김의환 목사님의 성경책
 장인 김의환 목사님의 성경책

장인어른 되시는 김의환 목사님에 대한 기억은? 또 기억나는 에피소드가 있다면?

특별한 리더십을 가지셨던 분으로 기억합니다. 잘 어우르시는 리더십을 갖고 계셨습니다. 신학적인 명료성, 지적인 탁월함, 이런 것도 볼 수 있지만 결론적으로는 많은 사람들을 연결하고 설득해서 이끌어가시는 그런 리더십을 갖고 계셨던 분이었습니다.
김의환 목사님께서 사용하시던 성경책이 나름의 에피소드가 담겨 있는 물건입니다. 이 성경책을 지금도 사용하고 있는데요. 목사님께서 이 성경책 뒷 부분에 ‘욥기 23장 10절’이라고 적어 놓으셨었는데 이 구절을 곰곰히 묵상하는데 “‘내가’ 가는 길을 ‘그가’ 아시나니, ‘그가’ 나를 단련하신 후에는 ‘내가’ 순금 같이 되어 나오리라”를 보며 ‘나’와 ‘그’가 교차하는데 ‘나’ 사이에 ‘그’이신 하나님께서 계신다는 재밌는 구조를 발견하면서, 이 구절을 붙들고 계셨던 것이 하나님 중심의 사역에 내가 참여하려 하셨던 마음이 분명 담겨 있었다 생각하며 저도 이 말씀을 붙들고 있습니다.

충현교회 전경

목사님께서 좋아하시는 성경구절과 기도제목은?

저희 교회의 본당 양 편에 두 개의 휘장이 달려 있는데 각각 시편 18편 1절 ‘나의 힘이신 여호와여 내가 주를 사랑하나이다’라는 구절과 빌립보서 1장 20절 ‘나의 간절한 기대와 소망을 따라 아무 일에든지 부끄러워하지 아니하고 지금도 전과 같이 온전히 담대하여 살든지 죽든지 내 몸에서 그리스도가 존귀하게 되게 하려 하나니’로 되어있는데 지금은 로마서 12장 2절 ‘너희는 이 세대를 본받지 말고 오직 마음을 새롭게 함으로 변화를 받아 하나님의 선하시고 기뻐하시고 온전하신 뜻이 무엇인지 분별하도록 하라’는 말씀을 붙들고 있습니다.
이 시대를 성도들이 어떻게 헤쳐나갈까 생각했을 때 지금으로서는 이 방법 외에는 다른 방법이 없다는 생각이 드는 것입니다. 
기도 제목은 교회를 위한 것인데 52주 강단에서 전해지는 모든 설교가 하나님 마음에 합한 설교가 되는 것입니다.

혼란한 미국 사회에서의 재미교포 크리스천들에게 신앙의 격려 메시지를 전달해 준다면? 

디아스포라와 같은 분들이라 생각합니다. 디아스포라의 의미를 이사야서를 중심으로 보면 시온으로부터 땅끝까지 복음이 펼쳐져야 하는 것이고, 땅끝까지 시온이 펼쳐졌을 때는 그 땅끝으로부터 시온이 세워진다는 구조인 것입니다. 그래서 성경적으로 볼 때 디아스포라가 중요한 것입니다. 시온을 보완해주기도 하고, 때로는 시온의 대안이 되기도 하며, 확장되어야 할 마침표이기도 한 것이 디아스포라의 역할입니다.

저도 이민자로서 30년 이상 살았던 경험이 있는데 이민 사회 안에 살면서 배웠던 유익했던 것이 ‘소수성’을 느낄 수 있었다는 점이었습니다. 이민 사회 안에 소수자로 살아가면서 소수성의 유익을 경험할 수 있는데 이는 성경이 요구하는 내용이기도 합니다.
하나님께서 쓰시는 사람은 결국 소수입니다. 아브라함, 모세, 다니엘, 요셉 등 다 그 사회 속에 소수자로 살았던 사람들입니다. 한국으로 돌아와 아쉬웠던 것 중 하나는 과거에는 한국 사회 가운데 소수였는데, 부흥이 이루어지면서 우리 스스로가 이제는 다수라 착각하고 있지 않나 생각해봅니다.

소금과 같은 ‘소수성’이 기독교다운 것이었고 기독교의 정체성이었습니다. 물론 부흥이 있었던 것은 하나님께서 주신 축복과도 같은 것인데 우리는 이 속에서도 항상 ‘소수성’의 정신이 있었어야 했는데 지금의 이민자들이 갖고 있는 소수성이 중요하다고 생각하고 문화적 유연성이 선교적 역동력이 될 수 있다고 생각합니다.

충현교회 웹사이트 www.choonghyunchurch.or.kr

대담 노승빈 (크리스찬타임스 한국후원회 회장, 백석대 교수)·정리 안진성 (크리스찬타임스 한국후원회 편집간사, 총신대학원 신학과 M.Div과정)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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